천안 두 대학병원의 연말 喜悲...상급병원 ‘충남유일’ 기뻐할 일인가

단국대측 이례적 중복 보도자료 ...경축 분위기
시민 입장선 "순천향대병원 탈락 안타까운 일"

입력 2023-12-29 17:5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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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에는 순천향대·단국대의 두 개 대학종합병원이 있다. 이 두 대학병원이 29일 보건복지부 발표로 희비가 엇갈렸다. 3년 만에 한 번 있는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단국대는 재지정을 받았고, 순천향대는 탈락한 것이다.

이날 오전 단국대병원은 희소식을 전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단국대학 측도 이례적으로 오후에 거의 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송했다. 혹 보도 않는 언론사가 있을까봐 노파심에서 벌인 사족같은 일이었다.

병원 측 제목은 ‘단국대병원,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충남지역 유일’, 대학측 제목은 ‘단국대병원, 충남 유일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으로 똑같이 ‘충남 유일’을 강조했다. 그러나 시민 입장에선 상급병원 지정이 한 곳 사라진 일로 ‘충남 유일’을 속없이 축하할 일은 아니었다.

천안 두 대학병원의 연말 喜悲...상급병원 ‘충남유일’ 기뻐할 일인가
단국대병원(사진)은 상급종합병원 재지정을 받으면서 대학 측까지 똑같은 보도자료를 내는 등 경축분위기이다. 단국대병원·단국대 제공

종래 대전·충남권 상급종합병원은 충남대병원, 순천향대병원, 단국대병원이 있었는데 이번에 순천향대병원이 탈락하고 대전 건양대병원이 새로 진입했다. 그래서 이제 단국대병원이 충남 유일이 된 셈이다. “누군가의 슬픔이 누군가에게는 기쁨이 될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천안 두 병원이 충남 북부지역서 의료서비스 경쟁관계에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지금 순천향대병원은 중부권 최대 규모로 1000병상의 새병원을 짓고 있다. 현재 공정 70%로 내년 준공한다.

단국대병원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상급병원 지정과 관련, 김재일 단국대병원장이 보도자료에서 “지역내 선도적 의료기관으로 인정받는 기회로 전 교직원이 사활을 걸고 준비했다”고 밝힌 것이 섬뜩하게 느껴진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지난 26일 연회장을 빌려 성대한 송년행사를 열었다. 새병원 성공적 완공의 결의를 다짐하는 자리였다. 서교일 이사장, 서유성 의료원장 등 경영진과 진료과장, 교수협의회 관계자에 노동조합 위원장까지 참여했다. 새병원을 위한 교원 초빙, 장비·병동 운영 계획 발표가 있었다. 박상흠 병원장은 “진정한 지역 대들보병원, 넘버원 병원을 이루자”고 말했다.

모쪼록 두 종합병원이 서로를 응원하며 충남을 넘어 전국 최고의 병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천안 두 대학병원의 연말 喜悲...상급병원 ‘충남유일’ 기뻐할 일인가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지난 26일 서교일 이사장, 서유성 의료원장이 참여한 성대한 송년행사를 열어 내년도 새병원 성공적 개원을 다짐했다.  순천향대병원 제공

천안=조한필 기자 chohp1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