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10만원 훌쩍”…레고값 인상에 뿔난 소비자 [가봤더니]

레고 공홈 및 대형마트, 가격인상분 5~25% 반영 
소비자들 불만 “별도의 공지 없이 하루아침에”
온라인 카페에 가격인상 제품 리스트 공유 중
레고 "원자재가격 및 운영비 상승 영향"

기사승인 2022-08-02 17: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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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에 10만원 훌쩍”…레고값 인상에 뿔난 소비자  [가봤더니]
안세진 기자

레고코리아가 8월부터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레고사는 최근 국제 유가 불안으로 인한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그 과정에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제대로 된 공지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레고그룹은 지난 1일부터 전체 상품의 25%에 해당하는 100여개 제품 가격을 최소 5%에서 최대 25% 인상했다. 가격 상승의 주 요인은 국제 유가 불안정에 따른 원자재가격 및 운영비 상승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에 있던 기존 레고 제품들도 가격인상분이 반영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국내 모든 판매처들뿐만 아니라 글로벌 전반적으로 가격 인상이 됐다. 대형마트의 경우 약 100여개 제품이 평균 10% 중반대 수준의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하루아침에 10만원 훌쩍”…레고값 인상에 뿔난 소비자  [가봤더니]
“하루아침에 10만원 훌쩍”…레고값 인상에 뿔난 소비자  [가봤더니]

아이를 둔 부모와 키덜트(Kid+Adult)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거세다. 가격인상을 떠나 레고사가 고객들과 소통의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실제 레고 관련 온라인 카페 등을 살펴보면 많은 소비자가 레고사의 이번 가격 인상 소식을 해외 사이트를 통해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제품에 한해서 얼마나 가격이 올랐는지 파악하는 것도 온전히 소비자 몫이다. 현재 온라인 카페에서는 가격 변동률이 정리된 리스트가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제품은 ‘람보르기니 시안(42115)’으로 기존 48만9900원에서 59만9900원으로 무려 11만원(18.34%)이 올랐다. 이밖에 ‘해리포터 다이애건 앨리(75978)’ 59만9900원(16.67%↑), ‘타자기’ 32만9900원(21.22%) 등이다.

레고스토어에서 만난 A씨(35)는 “세계적인 물가 상승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가격상승은 이해한다”면서도 “인상을 결정한 뒤에 소비자와의 소통이 전혀 없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해당 내용을 해외 루머를 통해 처음 접했고 이는 기정사실화됐다. 홈페이지 등을 통한 공식 입장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센터를 통해 문의를 해도 전화 연결이 어려울뿐더러 상담원 연결이 되더라도 제대로 된 인상 여부에 대해 알려주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20년째 레고 수집을 하고 있다는 B씨(45)는 “우리나라 레고 가격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비싼 편이다. 포인트 제도가 있고 신제품이 비교적 빨리 들어온다는 점 말고는 가격 측면에서 큰 이점이 없다”며 “그나마 저는 레고 VIP 회원이라 포인트 적립이 5~10% 된다. 일반 소비자가 취미나 선물로 레고 가격을 보면 상당히 부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가격을 올리고 나서 품절되어 있던 제품들이 다시 올라온 것도 공분을 사고 있다”며 “앞으로는 레고사에서 이같은 중요한 내용에 한해서 사전 공지를 해줬으면 어떨까 싶다”고 덧붙였다.

“하루아침에 10만원 훌쩍”…레고값 인상에 뿔난 소비자  [가봤더니]
“하루아침에 10만원 훌쩍”…레고값 인상에 뿔난 소비자  [가봤더니]

가격 인상 방식에 대한 불만도 컸다. 8월을 기점으로 신규 생산된 레고 제품에 한해서 가격이 새로 책정되는 것이 아닌 기존 제품들까지도 가격인상이 일괄 적용됐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고거래 또는 리셀시장에서의 레고 가격도 인상될 가능성이 보인다.

레고 관련 온라인 카페 한 소비자는 “최근 스타벅스 캐리백 사건의 경우 대응에 관해서는 스타벅스코리아(신세계)가 잘 대처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레고코리아는 레고 이름만 붙여서 다양한 경로로 판매만할 뿐 그 외 어떠한 서비스도 제공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소비자는 “신규 발매되는 제품은 그렇다 치더라도 발매된 지 2년 이상 되는 제품 가격도 올리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현재 중고거래의 경우에도 가격인상분이 반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레고사 측은 별다른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레고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원자재 및 운영비 상승이 기업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동안 이러한 비용 상승을 자체적으로 부담해 제품 가격을 유지해 왔다”면서 “그러나 지속적인 원자재 및 운영비 급등으로 인해 일부 제품에 한해 가격을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가격 조정은 올해 하반기 및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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