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시내버스 파업 장기전 돌입…경영권 반납 요구 커져

목포고용노동지청, 이한철 대표 고소‧진정 사건 기소의견 송치…처벌 여부 관심

입력 2022-10-27 1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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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시내버스 파업 장기전 돌입…경영권 반납 요구 커져
목포 시내버스 파업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목포 시내버스의 공영제 전환과 이한철 대표의 경영권 반납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또 이한철 태원여객과 유진운수 대표가 체불임금 등으로 여러건 고소‧진정이 제기됐고, 최근 모두 기소의견 송치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돼 처벌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목포시내버스 공공성강화 범시민대책위원회는 27일 오전 목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목포시에 ‘시내버스 완전공영제를 위한 로드맵 제시’를 요구했다.

지난해 시내버스 파업사태 이후 70%가 넘는 목포시민들이 완전 공영제를 지지했었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 기자회견에서 버스 파업사태의 온상인 이한철 일가의 경영권 포기를 요구한 바 있다며, 목포시의 즉각적인 후속대책 마련도 요구했다.

이들은 지역 방송에서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한철 대표의 월급이 1600만 원, 가스 충전소는 배우자 명의, 공업사는 아들 명의, 차고지는 친인척 명의로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의 임금을 포함해 친인척 운영 회사의 대금은 전부 지불하면서도 노동자들의 퇴직금은 적립된 것도 없고, 정년퇴직 노동자들을 임금의 70%만 지급하는 촉탁직으로 재고용하는 것으로 회유하거나 퇴직금 지급을 미루는 등 엽기적 경영실태가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퇴직금 적립만이 문제는 아니다. 현재 태원여객과 유진운수의 체불임금 규모가 2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운전직 341명과 관리직 36명, 정비직 14명, 임원 2명 등 총 393명이 근무하는 사업장이다.

이 같은 상습적 임금체불에도 불구하고 이한철 대표가 처벌을 피한 것은 법망을 교묘하게 악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 목포고용노동지청 관계자는 그동안 임금체불과 관련, 여러 차례 고소‧진정이 있었으나 해당 죄목이 ‘반의사불벌’에 해당 돼 노동자가 임금을 지급 받으면 고소나 진정을 취하하면서 공소권 없음으로 송치해 처벌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소‧진정사건 관계자들이 소를 취하하지 않아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혀, 이번에는 처벌이 이뤄질지 주목되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파업이 장기화 할 경우 시민들은 앞으로도 최소 1달간은 불편을 더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관광업계에 따르면 학교 수학여행 등 현장학습 대부분이 이달 말, 늦는 곳은 11월 초까지 마무리되지만, 일반인 관광 예약이 11월 20일경까지 집중돼 있어 파업 노선에 관광버스를 투입하는 것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목포 시내버스 파업 장기전 돌입…경영권 반납 요구 커져
목포시내버스의 파업 역사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8년 6월에는 시급 7350원을 반영해 1호봉 기준 290만 원으로 13.4%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결의했으나, 파업 전날 노조측의 요구가 수용되면서 파업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2019년 5월, 주 52시간 근무에 따른 임금보전 등을 요구하며 전국 버스노조가 총파업을 결의했지만, 역시 파업 하루 전 기존의 임금수준 유지를 조건으로 타결돼 파업이 철회됐다.

2020년 2월에는 임금 20만 원(9%) 인상을 요구하면서 협상을 진행해 파업 2시간 전 타결 소식을 전했지만, 기습적으로 파업을 감행, 하루동안 파업이 진행됐다.

당시 임금인상에 따른 소요액 13억 3000만 원을 전액 목포시가 지원키로 약속했으나 파업을 강행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 측이 목포시에 임금인상분에 대한 지원확약서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당시 회사측은 목포시에서 13억 3000만 원을 지급받아 소급 지급하되, 예산 미확보시 노조는 회사에 임금인상분을 요구하지 않기로 협상을 마무리했다.

지난해에는 4월, 태원여객과 유진운수 측이 경영난을 이유로 7월부터 올 6월까지 1년간의 휴업 신청서를 목포시에 제출하면서 논란이 됐다.

매년 적자 보전 등의 명목으로 60여억 원을 혈세로 받아가는 기업의 자세로 적절치 않다는 지적과 보조금을 더 받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목포시에 맞는 버스 운영방식을 찾기 위한 공론화위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하면서 회사 측이 휴업 신청을 철회해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9월, 이번에는 노조측이 체불임금 지급과 회사 측의 적극적인 협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결의해 시민들을 놀라게 했으나 실제 파업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당시 체불임금 규모는 11억여 원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목포=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