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전북 정치 지형’에 대한 우려와 기대 [편집자시선]

‘민주당 독식’ 중앙정부와 통로 단절, 국가예산 확보 차별 우려
중진 의원들 복귀, 전북 몫 찾고 미래 메가프로젝트 발굴 기대

입력 2024-04-22 11:4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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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전북 정치 지형’에 대한 우려와 기대 [편집자시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지난 10일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고있다. 사진=곽경근대기자

쿠키뉴스 전북본부 데스크칼럼 <편집자시선>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과 현안들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하고 격려할 것은 뜨겁게 격려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 주변의 정치적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전라북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제22대 총선 화합교례회’가 총선에서 당선한 전북지역 국회의원과 비례대표 당선자, 김관영 지사, 시장군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주 열렸다. 윤석정 애향본부장은 “전북특별자치도의 자존심과 대외적인 위상이 바로 설 수 있도록 정파를 떠나 매진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화합교례회는 전라북도가 ‘전북특별자치도’로 출범한 이후 치러진 첫 선거 당선인을 축하하는 자리로 갈등과 질시를 털어내고 ‘전북 발전’을 위한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는 뜻깊은 의미가 있다.
 
전북의 총선 민심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이었다. 민주당은 제17대 총선 이후 20년 만에 전 선거구에서 당선돼 1당 체제를 형성했으나 국민의힘은 16년 만에 전북 전 선거구에 후보를 내고 정부와의 소통을 내세웠지만 단 1석도 얻지 못했다. 

달라진 전북의 정치 구도에 기대와 우려가 나온다. 여당의 서진정책으로 그나마 남아 있던 중앙 정부와의 통로가 단절되고 보수와의 협치 기반이 붕괴되면서 지역 현안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가 과제로 떠올랐다. 

그동안도 정부여당은 전북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올 전북 예산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고 내각 인사나 국가사업 등에서 보이지 않는 차별이 있었다. 정운천 의원이 겨우 여당과의 소통경로였으나 이도 없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당선된 조배숙 의원이 메꿔야 할 텐데 걱정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지난 21대와 비교해 중진들이 다시 국회에 복귀하면서 중량감이 높아졌다는 점이 전북 정치력 강화의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21대에는 지역구 10명 중 재선이 6명, 초선이 4명으로 민주당 내부에서도 존재감이 미약했다. 더구나 소위 당내 계파들이 달라 단합도 안되고 돌파력도 없어 도민들을 실망시켰다.

이번에는 5선 정동영 의원, 4선 이춘석 의원을 비롯해 3선 3명, 재선 3명, 초선 2명 등 고루 당선됐다. 경륜을 지닌 의원들과 패기의 의원들이 조화를 이룬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 

당선자들은 무엇보다 전북 출신 국회의원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 일부에서 정동영 의원의 국회의장 도전설, 김윤덕 의원의 사무총장 임명설, 한병도 의원의 원내대표 도전설 등이 나오고 있다. 전북도민들의 자존감이 크게 높아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 인구 감소와 경제력 최하위 등 사면초가에 몰려 있는 전북을 살리기 위해서는 단합과 투쟁력이 필요하다. 지난해 새만금 잼버리 파행을 놓고 겪었던 전북 홀대와 소외의 아픔을 다시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전북 14개 시군은 모두 소멸주의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어 특단 대책 또한 필요하다. 

특히 수도권 지역구나 비례대표를 통해 당선된 전북 출신 의원들도 22명에 이른다고 한다. 소병훈 의원과 같이 전북에서 출생한 의원이나 일찍이 고향을 떠났지만 전북과 인연이 있는 의원 등 귀중한 인적 자산이다. 이들과도 체계적인 소통·협력체계를 구축해 지역 현안에 함께 대응할 필요가 있다. 

달라진 ‘전북 정치 지형’에 대한 우려와 기대 [편집자시선]
전북지역 22대 국회의원선거 당선인 

이제는 지역발전 전략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사실 이번 선거에서도 전북 발전을 위한 큰 그림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역소멸 위기의 시대, 다른 지역과 차별화한 지역의 미래를 조망하고 이끌 수 있는 거대 담론이 필요하다. 

선거가 치열했던 다른 지역들은 여야에서 경쟁적으로 지역 특성과 시대 흐름에 맞는 메가 프로젝트를 속속 발굴하고 있는데 전북은 수십 년째 새만금에만 집착해 있고 금융도시, 탄소산업, 바이오 등을 외치고 있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실행해 나갈 큰 틀의 발전 전략을 전향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총선서 참패한 정부와 여당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물러나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이 사의를 밝혀 후임 인선 작업이 한창이다. 일부 개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회담도 잡혀 있다. 화합형, 통합형, 정무적인 인사들을 발탁한다는데 전북 출신 인사가 얼마나 중용될지도 관심이다. 

중앙정치권에서 전북의 외연을 확장해 정치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국회와 지자체, 도민의 소통·협력체계가 형성돼야 한다. 당선의 기쁨은 이제 내려놓고 국회의원으로서의 막중한 책임감과 소명 의식을 가지고 도민을 섬기기 바란다. 모두가 원팀으로 뭉쳐 지역 현안 해결, 메가프로젝트 발굴, 전북 몫 찾기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