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교수의 고도비만수술 바로알기] 고도비만수술, 결국은 삶의 질의 문제다

기사승인 2012-07-03 09:2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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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교수의 고도비만수술 바로알기] 고도비만수술, 결국은 삶의 질의 문제다

김용진 교수·순천향대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 소장(외과)

[쿠키 건강칼럼] 인간이라면 당연히 누릴 수 있어야 하는 사소한 것에서부터 질병, 그리고 생존의 문제까지 비만은 결국 삶의 질에 관한 문제다.

많은 발전이 있기는 했지만, 여전히 비만을 질병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한쪽에서는 비만을 '습관병' 혹은 '비만병'이라는 공익 광고가 나가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수 많은 다이어트 광고가 인터넷 포탈 사이트에 도배되고 있는 것 또한 우리의 현실이다.

비만을 질병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증인 것이다. 여기서 조금만 뒤 돌아 보자. 뚱뚱하다는 사실, 남들의 불편한 시선을 떠나 결국 스스로의 자신감을 떨어뜨리게 되고, 질병에 일찍 노출되고, 점차 사회에서 멀어지면서 일상을 즐기는 것 조차 어려워지게 되는 것이다.

20대의 딸을 데리고 필자의 외래를 찾는 아버지들의 마음을 들여다 보면 이해가 쉬워진다. 안타까운 마음에 이것 저것 고민하다 외래를 찾기는 했지만, 처음 질문은 '다른 방법은 없나요'이다.

어느 부모가 수술까지 해 가면서 살을 빼야 한다는 사실에 동의하겠는가?

1년여 전 선배의사의 따님을 수술 한 적이 있다. 부인과 딸 본인의 강력한 의지로 수술이 결정되었지만, 막상 선배 의사는 내내 못마땅한 표정이었고, 실제 수술 후 3개월 정도는 서로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번에는 함께 외래를 찾았다. 정말 환한 얼굴로 '얘가 내 딸이야” “나도 가끔 보면 놀래” 하시는 것이다.

딸이 뚱뚱하다는 사실에 운동도 같이 해보고 좋은 다이어트 제품이 있다면 큰 돈 내서 사다 주고 할 만큼 아버지로서 노력은 다 해 봤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술 한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1년을 보내면서 본인이 한 가지 잊고 있었던 것이 있다고 한다. 바로 내 아이의 '삶의 질'에 관한 것이다. 그냥 살을 빼야 한다는 것에만 집중을 했지, 이 아이가 살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삶의 제약이 있었는지는 잘 몰랐다는 것이다.

'내 인생이 바뀌었어요' 거의 대부분의 환자가 흔히들 하는 말이다. 남들 시선 신경 쓰지 않고 외출을 할 수 있고, 편안하게 기성복 이것 저것을 골라 볼 수도 있으며,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에도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결국 몸과 마음이 가벼워 진 것이다. 이렇듯 중요한 것은 바로 안정적인 체중관리다. 안정적인 체중관리가 결국 '삶의 질'의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순천향대병원 김용진 교수>

-충남대의과대학 졸업

-서울아산병원 외과 위암분과 전임의

-순천향대서울병원 외과 부교수 및 고도비만수술센터 소장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