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부는 ‘나쁜여자’ 열풍… ‘꽉 막힌’ 걸그룹 돌파구 될까?

기사승인 2013-06-07 13:5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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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부는 ‘나쁜여자’ 열풍… ‘꽉 막힌’ 걸그룹 돌파구 될까?


[쿠키 연예] ‘나쁜 여자’ ‘배드 걸’ ‘나쁜기집애’ 올해 상반기에만 쏟아져나온 ‘나쁜 여자들’ 목록이다. 이효리부터 2ne1 씨엘 등 쟁쟁한 라인업의 공통점은 ‘이기적이고’ ‘못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일 음원차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그녀들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미스코리아’로 시작해 ‘배드 걸’로 열풍을 이어나가고 있는 이효리의 경우 패션부터 다르다. 깔끔한 오피스 룩에 허벅지까지 깊게 파인 슬릿 사이로 보이는 각선미, 양 옆이 트인 차이나 풍의 슬림 드레스 등은 그야말로 관록 쌓인 ‘언니’ 이효리만이 뽐낼 수 있는 관능미를 선사한다. 최근 몇 년간 인기를 누리고 있는 소녀적이고 알록달록한 컬러 패션 혹은 액세서리는 무심한 듯 섹시한 ‘이효리형’ 나쁜 여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나쁜 언니’보다 조금은 치기어린 ‘기집애’ 씨엘은 시작부터 화려한 액세서리와 깔끔한 힙합 패션으로 시선을 압도한다. 어린 여자로서 과시할 수 있는 가장 강렬한 매력을 발산하는 씨엘은, 그야말로 남자들도 이길 수 없는 ‘나쁜 기집애’ 그 자체다.

그렇다면 이 나쁜 여자들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어떨까. 한마디로 열광적이다. 사랑스러운 소녀, 혹은 아기자기하고 앙증맞은 걸그룹들이 대부분 사랑받았던 이전의 가요계를 생각한다면 의외지만, 생각해 보면 답은 단순하다. 여태까지 지겹도록 보아 온 착한 여자들보다는 거칠어도 강렬하고 생생한 매력이 주목받고 있는 것.

사회적 분위기도 이에 한몫한다. 단순히 잘난 ‘알파 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남보다 욕심이 조금 더 많고’ 이기적이더라도 ‘자기 몫은 확실하게 챙기고 보는’ ‘진짜’여자들이 더 현실적이고, 나아가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낸 것. 단지 음원이나 가수만을 소비하는 것이 아닌, 스타의 이미지와 콘셉트까지 모두 소비하는 잠정적 여성 팬층에 다분히 어필한 것이 큰 효과를 봤다.

이에 다른 걸그룹들의 발길도 바빠졌다. 여름에 컴백을 예고한 걸그룹들의 노선은 하나같이 강력하다. 씨스타는 링 댄스 등과 함께 건강미를 선보일 것을 약속했고, 이미 한 번 ‘나쁜 여자’ 콘셉트로 재미를 본 걸스데이는 24일 컴백 예고와 동시에 카리스마와 섹시미가 콘셉트임을 귀띔했다.

가요계의 이런 ‘나쁜 여자’ 열풍이 꽉 막힌 걸그룹들의 돌파구가 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일이다. 확실한 것은 이전같은 식상한 이미지만으로는 오래 갈 수 없다는 것이다. 부드럽고 솜사탕같고 유약한 그녀들은 ‘롱 런’하기 힘들다. 이제는 강력하고 질긴, ‘나쁜 여자’의 시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은지 기자 rickonbge@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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