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임 승무원 이윤혜씨 “살려달라 외치는 후배와 마지막에 탈출”

기사승인 2013-07-08 15: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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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임 승무원 이윤혜씨 “살려달라 외치는 후배와 마지막에 탈출”


[쿠키 사회]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 여객기 충돌 사고에서 헌신적인 구조로 세계적인 찬사를 받은 최선임 승무원 이윤혜(40·여)씨. 7일 오후 9시 샌프란시스코 홀리데이 인 시빅센터에서 국내 취재진을 만난 이씨는 꼬리뼈를 다쳐 인터뷰 내내 앉지도 못했다. 사고 비행기 안에 마지막까지 남아 승객들을 대피시킨 이씨는 “항공기 후미가 사라진 사실을 뒤늦게 뉴스 화면을 보고 알았다”며 다급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하 이윤혜씨 인터뷰 전문

- 착륙할 때 느낌이 달랐다는데.

▲ 착륙하기 바로 직전에 이륙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다음 굉장히 큰 충격이 있었고 좌우로 흔들렸다. “어, 이게 뭐지”라고 생각한 순간 굉음을 내며 충돌했다.

- 착륙한 뒤 먼저 한 행동은?

▲ 우선 비행기가 멈춘 뒤 기장의 생사여부를 확인했다. 조종실 문을 두들기니 (기장이) 괜찮다고 했다. 항공기의 꼬리가 날아간 것은 몰랐다

- 사람이 날아갔다는데 몰랐나.

▲ 몰랐다.

- 항공기 착륙 이후 조치는?

▲ 기장의 생사여부를 확인한 뒤 손님들이 안정할 수 있도록 세 차례 방송했다. 그때 비상탈출 신호를 받았다. “비상탈출”을 세 번 외치고 탈출을 진행했다. 애드기장(조종실에 탑승하지 않는 기장)이 도끼를 가져와 슬라이드를 터트렸고 승객의 탈출을 지시했다. (문에) 다리를 낀 승무원이 살려달라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중국 승객들이 상황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중국 승객들에게 소리쳐 대피를 안내했다. 여자 승객 한 명은 다리가 너무 심하게 다쳐 슬라이드로 모시고 갔다. 열 차례의 화재가 발생했다. 더 큰 폭발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카트에서 승객이 사용한 식사용 나이프와 소화기를 부기장에게 줬다. 부기장이 소화하는 동안 후배를 구해 부기장과 탈출하게 했다. 그리고 손님을 구하러 갔다. 기장에게는 “뒤에 손님이 있다”고 말했다. 기장도 승객을 구했다고 들었다. (문에) 끼어있는 승무원을 구해서 바로 탈출했다.

- 비행기를 마지막으로 떠난 시점은?

▲ 비행기를 마지막에 떠난 것은 나와 부상당한 승무원, 부기장이었다. 중국 여자 승객을 구하면서 남은 사람들 구해달라고 기장에게 부탁했다.

- 슬라이드는 어떻게 터트렸나.

▲ 부가장이 식사용 나이프로 터뜨렸다. 기장도 비행기로 올라와 도끼로 터뜨렸다.

- 승객에게 짐을 두고 도망가라고 지시했나.

▲ 그렇다. 처음에는 중국 승객들이 짐을 챙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버리고 탈출하라고) 말했더니 대부분 버리고 나갔다.

- 항공기의 정지 이후 모든 승객이 탈출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 정확한 시간은 알 수 없다.

- 매뉴얼상 슬라이드가 펴지고 탈출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 슬라이드가 펼쳐진 뒤 일반적으로 90초 안에 대피하도록 돼있다.

- 울면서 구조했다는 목격담이 있다.

▲ 후배 승무원이 아이를 안고 탈출했다. 한 승객이 사라진 아이 때문에 울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후배가 안고 탈출한 아이였다. 무사히 탈출한 상황을 보고 함께 울었다.

- 구조작업이 어렵지 않았나.

▲ 비상상황 대비 훈련을 받은 대로 생각이 뚜렷해지고 몸도 자동으로 움직였다. 불이 났을 때는 빨리 꺼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다.

- 착륙 직전 경고 방송 없었나.

▲ 없었다.

- NTSB(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가 기장의 과실로 무게를 두고 있다.

▲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다. 기술적인 부분이어서 잘 모르겠다.

- 비행기 꼬리가 날아간 사실은 몰랐다.

▲ 뒷쪽 천장이 무너져 내려 벽에 막힌 듯 보이지 않았다. 승객이 있는 곳까지만 보였다. 꼬리가 날아간 사실은 뒤늦게 뉴스를 보고 알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사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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