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의 건강톡톡] 부실 건강검진에 돈 내고 외면 받는 환자들

기사승인 2014-10-17 11: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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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기자의 건강톡톡] 부실 건강검진에 돈 내고 외면 받는 환자들

“의사가 아닌 사람이 검진을 실시, 방사선사 없는 유방암 촬영 등 비전문인력이 검진을 한 경우, 일일 검진 인원 초과, 유방암(맘모)기기 부적합 판정 중 검진, 영상필름 불량, 검체혈액 냉장보관 위반, 고장난 원심분리기 지참 및 냉장고 미구비 등 환자의 검진 결과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유들. 또 임의판독과 거짓 판정을 한 사례도 있었다.”

이러한 사실은 양승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사항입니다. 양 의원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건강검진기관 227곳 중 91% 가량이 행정처분을 받았다며 건보공단이 부실 건강검진을 받은 환자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건강검진기관 행정처분 현황에 따르면 2011년 38곳, 2012년 135곳, 2013년 54개 등 총 227개 기관 중 208곳이 부당 검진행위로 행정처분을 받았으며 19곳이 지정취소 처분을 받았다고 합니다.

행정처분 사유는 위에 쭉 나열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부당 검진행위에 대한 환수 결정액이 3년간 58억원이었지만, 이에 대한 건보공단의 징수금액은 28%인 16억원에 그쳤다는 것이죠. 이 돈도 결국은 우리가 낸 건강보험료인데 말이죠.

양승조 의원은 “건강검진기관의 부실한 검진 행태는 오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환자들의 건강권을 위협하고 있다”며 “건강검진실시기준고시 15조 3항에 따르면 부당한 검진행위로 수검자의 검진결과에 명백히 문제가 발생한 경우에는 재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도록 명시돼 있지만 조항이 신설된 2010년부터 재검진을 실시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고 보건당국은 재검진 대상자를 어떻게 선정할 것인지 기준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다”면서 제도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요즘 이순재씨가 가끔 방송에 나와 얘기합니다 “암환자 100만명 시대.” 한 보험사의 보험 광고이지만 이 대목이 귀에 잘 들어옵니다. 그 이유는 혹 내 몸에 암이, 아니면 다른 병이라도. 마음 조려가며 건강검진을 받습니다. 이런 얘기를 들을 때면 검진 안하는 게 오히려 맘이 더 편한 게 아닌지.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