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에 빠진 ‘오늘부터 출근’, 어떻게 풀어야 할까?

기사승인 2014-11-26 18: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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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에 빠진 ‘오늘부터 출근’, 어떻게 풀어야 할까?

tvN ‘오늘부터 출근’ 3기가 시작된다.

26일 서울 광화문은 한 카페에서 오늘부터 출근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3기 출연진 유병재, 봉태규, 김도균, 미노, 사유리가 함께했다. 빅스 멤버 엔은 드라마 촬영 일정으로 불참했다.

오늘부터 출근은 많은 직장인의 공감을 사왔다. 사회생활 경험이 없는 연예인들이 조직 생활에 길들여지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도 새롭게 다가갔다. 리얼리티를 추구하며 조직에 완전히 녹아든 연예인들의 모습은 대중의 관심을 끄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비판도 적지 않았다.

오늘부터 출근 1기는 국내 굴지의 통신업체에서 촬영됐다. 문제는 업무가 아니라 사내 분위기에서 비롯됐다. 팀원들이 다 같이 모여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팀장이 숟가락을 놓으면 놔야 한다”는 발언이나 회식자리에서 “민족의 태양이시며, 마음의 등불이시며, 우리의 소금이시며, 밥줄이시며, 영원불멸할 팀장님을 위하여!”라는 건배사는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해당 장면은 캡처돼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 퍼지며 네티즌들의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권위의식과 아부가 지나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오늘부터 출근의 연출을 맡은 고민구 PD는 이 같은 주장에 “조직의 특성인 것 같다”며 “1기 때는 그런 분위기가 있었지만 2기로 넘어오면서 좀 더 가벼운 직장 문화를 방영하기도 했다. 그건 제작진이 컨트롤 할 수 없는 문제다. ‘저 직장은 저런 면이 있네’라는 식으로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늘부터 출근이 타개해야 하는 과제는 하나 더 있다. ‘왜 직장 생활을 TV에서 복기해야 하나’하는 물음이다. 직장생활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나 취업 준비생들에게 이 프로그램은 좋은 시청각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피곤한 하루를 마치고 퇴근한 직장인에게는 굳이 보고 싶지 않은 불편한 방송이 되기도 한다.

이에 고 PD는 “맞다. 내가 보기에도 오늘부터 출근은 직장을 다니지 않는 사람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같다. 모든 사람들의 공감을 살 수 없다 것을 알고 있다. 욕심부리지 않고 프로그램에 좀 더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에 집중할 생각이다. 조직체험이라던가 초심 찾기에 포커스를 맞춰 다가가다 보면 반감을 가진 시청자들이 마음을 열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가장 공감을 받고 있는 시청 층에 동시에 외면 받는 상황을 오늘부터 출근 제작진이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민수미 기자 min@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