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제주공항에 이어진 온정…“남는 이불 기부하고 싶어요”

기사승인 2016-01-25 11: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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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제주공항에 이어진 온정…“남는 이불 기부하고 싶어요”

"[쿠키뉴스=정진용 기자] 여행의 들뜬 마음이 순식간에 악몽으로 변했습니다. 제주공항의 상황입니다. 제주공항 활주로는 23일 저녁부터 운항이 중단돼 24일 온종일 폐쇄됐고, 25일 저녁 8시까지 운항 중단이 결정됐습니다. 애초 이날 오전 9시면 재개될 것으로 보였지만 또다시 미뤄진 것입니다.

이번 한파로 인해 결항한 항공편은 23일 296편, 24일 517편에 이어 25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총 390여 편 등 모두 1200여 편에 이릅니다. 눈 때문에 제주도에 발이 묶인 체류객은 모두 8만9000여 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체류객 중에는 일부 항공사에서 안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항공사에서 안내가 없어서 한파로 인한 항공기 결항을 몰랐다는 관광객부터 5시간을 항공기에서 이륙을 기다리다가 결국 내려야 했던 사례도 있었습니다.

숙소 배정 문제로 몸싸움이 일어나는 등 긴장이 감돌기도 했습니다. 출발 시각이 늦은 하얼빈행 승객들이 12시간을 넘게 공항에서 대기한 상하이행 승객보다 먼저 공항을 떠나 숙소로 이동하면서 갈등이 촉발됐다고 합니다. 상하이행 승객 수십 명은 직원용 카운터를 점령하고 한 중국인 남성이 의자를 패대기치기도 했습니다. 경찰이 그 남성을 제압하자 옆에 있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고성을 지르며 집단으로 체포에 항의했으나 사태는 다음날 자정 이들이 다른 숙소를 구하면서 진정됐죠.

숙소를 구하지 못한 승객들은 ‘노숙자 아닌 노숙자’가 돼 공항에서 밤을 지새워야 했습니다. 결항 첫날밤에는 공항 수하물센터에서 대형 종이박스를 1만 원에 판다는 소식이 나오기도 했지만, 곧 이들에게 온정의 손길도 이어졌습니다. 24일 오후 제주 최대 커뮤니티인 ‘제주맘카페’에는 ‘오늘 하루 무료 숙박을 제공한다’는 글이 50여 개나 올라왔습니다. 또 “공항에 가서 봉사하고 싶다” “집에 남는 이불을 기부하고 싶다”는 글도 있었습니다.

제주공항이 개항 이래 겨울철에 장기 폐쇄되는 사태를 맞아 손해를 입은 승객들이 많지만, 이들은 안타깝게도 보상을 받기는 어렵습니다. 폭설과 강풍 등 자연재해로 인한 결항에 대해서는 항공사가 숙박시설 등의 편의를 제공하거나 금전적 배상을 할 의무가 없어서입니다. 비록 보상을 받을 수는 없지만 구체적으로 몇 명까지 숙박이 가능한지, 식사 제공 여부, 침구류 등을 알려주며 기꺼이 자신들의 집을 내어준 제주도민들의 따듯한 마음이 승객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jjy4791@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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