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SNS 댓글 논란, 하연수의 잘못은 무엇일까

기사승인 2016-08-02 16: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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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SNS 댓글 논란, 하연수의 잘못은 무엇일까

지난 1일 배우 하연수가 종일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차지했습니다. 문제는 하연수가 자신의 SNS에 남긴 댓글에서 시작됐습니다. 하연수는 SNS에 각각 사진과 하프에 관련된 게시물을 올렸고 누리꾼은 이에 대해 질문하거나 반문했습니다. 하연수는 질문과 반문에 직접 댓글을 달았습니다. 사진의 작품명을 묻는 말에는 작가와 작품명을 이야기해줬고 하프는 대중화를 하기에 가격이 높다는 반문에는 하프의 가격이 다양하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발언의 내용만을 봐서는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어 보이지만, 하연수는 이 답변으로 큰 곤욕을 겪습니다. 그녀가 누리꾼에게 비난을 받은 이유는 바로 불친절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하연수는 자필의 사과문을 올려 공식적으로 대중에게 사과했습니다.

하연수는 두 개의 댓글에서 ‘질문 전 검색을 해봤으면 좋았을 것’이란 취지의 말을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첨언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그녀의 답변을 불친절하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고, 결국 비난의 도화선이 됐습니다. 하지만 불친절은 말 그대로 불친절일 뿐입니다. 타인에 대한 친절은 미덕의 일종이지 필수적인 것도 강요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자신의 견해를 나긋나긋하지 못한 태도로 말한 것이 수많은 사람의 비난을 받을만한 행위인지는 의문입니다. 그것이 하연수의 인성이나 인격과 곧바로 결부되어 함께 비난받을 일인지는 더더욱 반문해볼 일입니다.

몇몇 누리꾼은 하연수가 같은 내용의 답변을 조금 더 귀엽고 온순하고 친절하게 말했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란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직접 답변 내용의 말투를 교정하기도 했죠. 하지만, 하연수가 자신의 주장을 피력할 때 어떠한 자세를 취할지 결정하고 발언하는 것은 온전히 자신의 선택입니다. 이것은 미덕이 아닌 당연한 권리입니다. 발언 주체가 누구든 마찬가지죠.

이 문제는 하연수의 SNS가 아닌 여성 연예인은 누구에게나 응당 고분고분하고 친절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일부의 강요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연예인에게 가해지는 정서적 검열은 여성 연예인에게 유독 가혹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연수는 여성 연예인에게 허락되지 않은 언어와 자세로 이야기했기 때문에 결국 사과문을 게시해야 했던 것이 아닐까요.

하연수는 사과문에서 “배우로서 모든 발언에 책임감을 갖고 신중한 모습을 보여 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이러한 경솔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리는 일이 결코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태에서 하연수가 배우로서 신중하지 못했던 것은 무엇일까요. 불친절함이 경솔함일까요. 이 사과가 정당한 맥락에서 도출된 것인지 생각해볼 일입니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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