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세븐의 3연속 해명… 그럼에도 여전히 차가운 대중의 마음

기사승인 2016-10-14 16: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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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세븐의 3연속 해명… 그럼에도 여전히 차가운 대중의 마음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가수 세븐이 5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과거 많은 인기를 누리던 가수의 새 앨범 소식은 언제나 반가운 일이죠. 하지만 세븐의 경우는 다릅니다. 세븐은 2013년 연예병사로 군 복무를 하던 당시 안마시술소에 출입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충격을 준 당사자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의 후폭풍은 컸습니다. 당시 영상에 담긴 세븐과 마이티마우스 상추의 이미지가 바닥으로 추락한 것은 물론, 오랜 기간 유지됐던 연예병사 제도도 폐지됐을 정도입니다. 세븐은 2014년 말 전역해 1인 기획사를 설립했지만, 가요계로의 복귀는 쉽지 않아보였습니다.

세븐의 소식이 오랜만에 전해진 건 지난달 7일이었습니다. 동갑내기 배우 이다해와의 열애설이 방콕에서 찍힌 사진과 함께 퍼진 것이죠.

이틀 후 세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안마시술소 논란에 대한 첫 번째 해명글을 올렸습니다. 이 글에서 세븐은 “사실이 아닌 부분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명하지 않고 안일하게 넘어갔다”며 “목소리를 내는 걸 망설였다. 그렇지만 내 이야기를 들어 주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용기를 내어 진실을 전하고자 한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당시 태국·중국 전통마사지 두 곳에서 영업이 끝났다고 해 마지막에 간 곳이 문제가 됐다”며 “앞서 들렸던 두 곳에 간 모습은 방송에 보이지 않았고, 마치 처음부터 나쁜 의도로 그곳에 간 것처럼 비춰지게 됐다. 그 곳에서 맹인 마사지를 받기 위해 기다리다가, 아무래도 장소 자체가 오해를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취소하고 바로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죠.

또 “많은 이가 말씀하시는 그런 나쁜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았다”며 “이 모든 사실은 3년 전 당시 국방부가 정확한 증거를 가지고 한 달 여 조사한 결과, 안마방 출입 논란에 있어 ‘근무지 이탈 및 군 품위 훼손’ 외에 다른 혐의가 없음을 밝혔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근무지를 무단이탈한 것은 명백한 저의 잘못이다. 그로 인해 여러 파장이 생겼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이 순간까지 깊이 반성하고 사죄하는 마음이다”라고 해명과 사과를 동시에 전했습니다.

이후 세븐은 조금씩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6일 서울 성암로 MBC 광장에서 열린 ‘2016 DMC 페스티벌-뮤콘개막특집 아시아뮤직네트워크(AMN) 빅 콘서트’에 참여해 국내 활동 시작을 알렸습니다. 지난 13일에는 새 앨범 ‘아이 엠 세븐(I AM SE7EN)’의 발표를 하루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세븐은 담담한 태도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습니다. 세븐은 “태어나서 겪어 본 적도 없는 일을 한 번에 겪으면서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내가 저지른 일이 그대로 나에게 돌아온 것이기에 누구를 탓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그래서 더 답답했다”고 과거를 회상했습니다.

이어 “나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는 걸 잘 안다”며 “이 앨범 하나로 사람들의 마음을 얻으려고 하는 게 아니다. 잘못한 일에 대해 반성한 시간을 보냈고,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하면 언젠가 인정받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한다”고 심경을 고백했습니다.

세븐은 같은 날 TV에도 출연해 대중을 만났습니다. 13일 방송된 KBS2 ‘해피투게더3’에 게스트로 출연한 세븐은 “그동안 항상 죄송스러운 마음으로 지내고 반성하고 있었지만, 당시에는 군인신분이라 말할 기회가 없었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습니다.

이어 “해명보다 잘못한 걸 사과드리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 그렇게 지냈다. 사실 3년 전 군 복무 당시 근무지 이탈이라는 큰 잘못을 해서 언제나 말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었고, 방송을 재개하면 말할 기회가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본의 아니게 열애 기사가 나서 많이 혼란스러웠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용기를 내 말할 수 있을까 생각해서 새벽에 글을 쓰게 됐다”고 당시 SNS에 글을 올리게 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MC 전현무가 “노골적으로 말하면, (안마시술소에) 가기만 했죠?”라고 묻자 세븐은 “예”라고 답한 후 “그 부분에 대해서 너무나 반성하고 있고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이 아닌 걸로 인해 오해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 사실 많이 힘들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세븐은 세 번이나 대중을 향해 해명하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직접 쓴 글과 인터뷰, TV 출연까지 그 방식도 다양합니다.

하지만 세븐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습니다. 네티즌들은 “대중이 원하는 건 해명이 아니라 죗값을 받는 것”, “다 변명같이 느껴진다”, “문제 있는 사람이 왜 방송에 나오나” 등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세븐은 계속 진심으로 사과하고 열심히 활동한다면 언젠가 이해해줄 것이라 믿고 있지만, 대중은 대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할 싶은 생각도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관계에 대한 해명이 늦었을 뿐 아니라, 대중이 민감해하는 군대와 성매매 문제가 동시에 얽혀 있는 사건의 특성상 대중의 마음을 돌리기가 쉽지 않은 것이죠.

10년 동안 쌓아온 인기와 신뢰는 한 순간에 날아갔습니다. 사건 전으로 시간을 돌릴 수도 없습니다. 늦은 해명은 변명처럼 들릴 뿐입니다. 잃어버린 신뢰를 다시 처음부터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 외엔 마땅한 방법이 보이지 않습니다. 세븐이 전한 세 번의 사과는 그 시작이 될 수 있을까요.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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