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의 극과 극 시청률… ‘대박 아니면 쪽박’

tvN 드라마의 극과 극 시청률… ‘대박 아니면 쪽박’

기사승인 2017-02-20 17:4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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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의 극과 극 시청률… ‘대박 아니면 쪽박’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그토록 뜨거웠던 열기가 이렇게 빠르게 식을 줄 몰랐다. tvN 드라마는 예상을 뛰어넘는 대박 드라마가 탄생할 수 있는 동시에 예상을 밑도는 쪽박 드라마도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현재 방송 중인 tvN 금토드라마 ‘내일 그대와’가 급격한 하락세를 타고 있다. 첫 방송에서 전국 시청률 3.1%(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출발한 ‘내일 그대와’는 6회 만에 1.6%까지 떨어졌다. tvN 금토드라마가 1%대의 시청률을 기록한 건 2015년 5~6월 방송된 tvN ‘구여친클럽’ 이후 21개월 만이다.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온 tvN 드라마이기에 ‘내일 그대와’의 하락세는 더욱 충격적이다. 최근 2년 동안 tvN 금토드라마는 굵직한 드라마를 쏟아내며 시청자들에게 큰 기대감을 심어줬다. tvN ‘오 나의 귀신님’부터 ‘응답하라 1988’, ‘시그널’, ‘굿 와이프’, ‘디어 마이 프렌즈’, ‘도깨비’까지 시청자들의 호평과 높은 시청률을 동시에 기록한 드라마가 줄줄이 나왔다. 상대적으로 아쉬운 반응을 얻었던 tvN ‘기억’도 시청률 2~3%를 유지하며 마니아층을 만족시켰다.

특히 전작이었던 ‘도깨비’의 엄청난 성공은 tvN 드라마의 저력을 모두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 ‘도깨비’는 지난해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흥행시킨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감독이 다시 뭉쳐 배우 공유, 김고은을 주인공으로 제작한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다. 3회 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로 뛰어올랐고, 마지막회에서 20.5%를 기록하며 역대 케이블 채널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그랬던 tvN 드라마가 3주 만에 1%대 시청률로 하락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

‘내일 그대와’ 외에도 최근 저조한 성적을 거둔 tvN 드라마는 많다. tvN ‘또 오해영’을 연출했던 송현욱 PD가 투입돼 기대를 모았던 tvN 월화드라마 ‘내성적인 보스’는 방송 2주 만에 1%대 시청률로 하락하고 말았다. 이에 한주를 쉬고 5, 6회 대본을 수정해 재촬영하는 결정을 내렸을 정도다. 금, 토요일 오후 11시라는 새로운 시간대를 개척한 tvN ‘안투라지’는 시청자들의 혹평 속에 0%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종영되는 굴욕을 맛봤다.

tvN 드라마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기존 지상파 드라마가 다양한 세대의 시청자들을 의식하며 비슷한 작품들을 편성하는 것과 다른 길을 갔기 때문이다. “지상파였으면 편성될 수 없었을 것”이라는 평가를 들었던 tvN ‘응답하라’ 시리즈, ‘미생’, ‘시그널’ 등의 드라마가 대성공을 거두며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기도 했다. 반 사전제작, 100% 사전제작 시스템을 적극 도입해 배우, 제작진이 안정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도 했다.

콘텐츠의 질이 높으면 예상 밖의 큰 호응을 얻는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엔 냉정하다 싶을 정도로 외면당하고 만다. 아직은 tvN에 무조건 채널을 고정하는 시청자가 많지 않다는 얘기다. 앞으로도 냉정한 시청자들을 상대로 tvN은 과감한 투자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이제 겨우 10년을 지나 온 tvN이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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