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文정부 ‘신(新)남방정책’에 화색

기사승인 2017-11-1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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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文정부 ‘신(新)남방정책’에 화색문재인 대통령의 ‘신(新)남방정책’에 대한 은행권의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최근 해외진출에 나선 은행권은 문 대통령의 ‘신(新)남방정책’을 통해 동남아시아 진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9일부터 7박8일간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을 대상으로 동남아 순방에 나섰다. 첫 방문 국가로 인도네시아를 선택한 문 대통령은 현지에서 인도네시아와의 경제협력 강화를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아세안 국가와의 경제협력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국과 유사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한국 정부는 아세안과의 협력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신남방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 상품교역 중심이었던 관계에서 기술과 문화예술, 인적 교류로 확대하고 교통과 에너지, 수자원 관리, 스마트 정보통신 등 아세안 국가에 꼭 필요한 분야에서부터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문 대통령의 이러한 구상을 크게 환영하고 있다. 신남방정책으로 인한 교역량 확대 및 한국 기업의 현지진출이 국내 은행의 현지 안착을 가속화하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한국 기업이 아세안 진출 시 금융과 연계하여 복합적으로 진출하는 것이 좋겠다는 부분이 있다”며 “기업이 금융의 지원 없이 단독으로 해외에 진출하기는 어려운 만큼 교역량의 증가와 한국 기업의 아세안 진출 확대는 국내 은행 산업의 동반 지출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은행권의 해외진출이 동남아시아에 몰려 있어 은행들의 기대는 더 크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신한금융(신한인도네시아은행), 하나금융(PT뱅크KEB인도네시아), 우리은행(우리소다라은행)이 현지 은행을 인수해 영업을 하고 있다. KB금융과 농협금융, IBK기업은행은 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해 현지 금융사 인수를 추진 중이다.

베트남 역시 국내 금융사의 주요 진출국 가운데 하나다. 신한베트남은행은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 성공 모델로 평가되고 있으며, 올해는 ANZ은행의 베트남 소매금융 사업부문을 인수해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1월 현지법인을 설립했고, 농협금융과 KB금융은 각각 베트남 우리CBV증권과 매리타임증권을 인수해 현지 증권시장 진출에 나섰다.

필리핀은 상대적으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보다 국내 은행권의 진출이 다소 뒤쳐졌다. 우리은행만 현지 저축은행 웰스디벨롭먼트뱅크의 지분 51%를 사들여 소매금융업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신한금융이 현지 이스트웨스트은행 지분 20%를 인수하는 방안을 두고 협상 중이다. 

A은행 한 임원은 “해외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의 경우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에 치중하는 경향이 높다. 현지인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을 점차 늘려가고 있지만 해외도 외국 은행에 대한 배타적인 성향이 있어 쉽지만은 않다”며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 확대는 국내 은행의 현지 안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이번 문 대통령의 발언이 은행의 해외진출에 얼마나 직접적인 도움이 될지는 말하기 어렵지만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며 “기업과의 동반 진출 차원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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