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 vs 복지부, 공공의대 설립 '대립각'

기사승인 2018-06-22 20:3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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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2년 개교를 목표로 국립공공의료대학(원)을 남원지역에 설립하기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원내 ‘새병원 건립 및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준비지원 본부’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준비과정에 돌입했다. 이에 의학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의학교육협의회 회장을 겸하고 있는 대한의학회 장성구 회장을 비롯해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한국의학교육평가원 김영창 원장, 대한기초의학협의회 최명식 회장은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공공의료대학(원) 설립 추진에 대한 반대성명을 발표했다.

정부가 이야기하는 공공의료 강화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그 방안이 공공의료대학 설립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는 공공의료대학 신설을 통한 의료인력 공급확대가 의료취약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안이 아니며 교육의 목적과도 배치된다는 판단에 기반한다.

이들은 성명에서 천문학적 국가재원을 투입해 공공의대를 성급히 설립하기보다 양질의 의사를 양성할 수 있는 제도를 확립하고, 훌륭히 배출된 의사들에게 공공의료에 대한 소명의식을 심는 것이 우선돼야하는 만큼 교육이라는 원점에서 재검토해야한다는 의사를 전했다.

성명을 낭독한 장성구 의학회장은 “의교협 산하 13개 단체가 공공의료대학 설립추진 반대에 공감해 성명을 발표하게 됐다”며 “설립을 서두르기보다 공공의료가 취약한 원인을 파악하고 교육을 포함해 의료전달체계 등 큰 틀에서 논의하고 방향을 설정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공공의료와 의학교육을 연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공공의료에 종사하는 이들을 별도로 양성해야한다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며 “특정 목적을 두고 의사를 양성할 것이 아니라 훌륭한 의사가 공공의료영역에 종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학계 vs 복지부, 공공의대 설립 '대립각'
최대집 의협회장도 “의사가 배출되는데 11년, 남자의 경우 14년이 소요된다. 49명의 의사들이 14년 후 나와 공공의료에 무슨 역할을 하겠느냐”면서 의대설립은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입장에 동의한 후 “정치권의 선심성 지역정책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국회예산처에서 공공의대 설치 관련 법률개정안에 대한 소요재정 추계를 한 결과 30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발표했다”면서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 학교를 설립하기보다 그 돈으로 공공의료기관을 확충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의학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는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해야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의료서비스 취약지의 의료인력 확보문제나 화상·중증외상 분야와 같은 필수의료영역의 진료인력 부족문제 등을 해결하기 공공의대 설립은 필수라는 것.

이와 관련 복지부 공공의대 설립관련 업무담당자는 “당정협의를 통해 공공의대 설립을 발표했기 때문에 국가 주요정책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남의대 정원을 활용해 정원을 확대하지 않고 공공의료에 종사할 의사인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2022년 개교를 목표로 잡고 남원시 등의 부지를 알아보고 있다. 교육부의 설립타당성 심의도 받아야 한다. 공공의대 설립 기반인 법안도 마련해야한다. 의료계의 의견은 계속 청취하겠다”며 “연내 국회통과를 목표로 법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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