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휘인과 A PD가 에픽하이에게 배워야 하는 것

휘인과 A PD가 에픽하이에게 배워야 하는 것

기사승인 2018-07-05 16: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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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말 한마디에서 비롯됐습니다. 그리 길지도 않은 한마디 말이 이렇게 큰 후폭풍을 불러올 줄은 아마 당사자들도 몰랐겠죠.

지난 4일 벌어진 연예계 이슈들은 모두 짧은 문장에서 시작됐습니다. 먼저 그룹 마마무 휘인이 태풍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휘인은 지난 1일 마마무 공식 팬카페에 “쁘라삐룬과 함께 곁들여 듣는 장마”라는 글과 자신의 사진을 올렸습니다. 발표를 앞둔 마마무의 신곡 제목인 ‘장마’와 당시 한반도로 북상 중이던 태풍 쁘라삐룬을 연결지어 홍보한 것이죠.

재치있는 문구로 보였던 그의 글은 논란이 되어 다시 휘인에게 돌아왔습니다. 인명 피해까지 발생한 태풍 쁘라삐룬을 신곡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 경솔한 일이라는 비판이 나온 것입니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휘인은 “저의 어리석고 경솔했던 글로 인해 상처받고 불편을 느끼신 모든 분께 사과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는 더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문을 팬 카페에 올렸습니다.

4일 오후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선 사생활 폭로 논란이 발생했습니다. 이날 게스트로 출연한 MBC PD가 뜬금없이 배우 고윤의 열애 사실을 언급한 것이죠.

이날 A PD는 ‘김무성의 남자’로 불리게 된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했습니다. 과거 MBN에서 수습 기자로 일하던 당시 ‘옥새 파동’을 일으킨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인터뷰해 화제를 모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에 MC 김구라가 김무성 전 대표의 아들이 배우 고윤이라는 사실을 언급했죠. 언제나 그렇듯 엉뚱한 지식을 자랑해 이야기를 이어가는 김구라 특유의 화법이 등장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A PD는 그 순간 “(고윤이) 내 친구랑 사귀었다”고 발언했습니다. 갑작스러운 폭로에 듣던 MC들도 황당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김구라가 “쓸데없는 얘기를 많이 한다”며 “(고윤과) 친구면 얘기할 수 있는데 이 자리에서 얘기하는 게”라고 지적할 정도였습니다.

고윤은 지난해 그룹 레인보우 출신 배우 고우리와 열애설을 겪었습니다. 같은 소속사인 두 사람의 열애설이 불거지자 당시 소속사 측은 “친한 동료 사이일 뿐 연인 관계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날 A PD의 발언으로 두 사람의 열애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소속사 웰메이드 예당 측은 다시 열애 사실을 부인하며 “소속사로서는 황당하다. 본인의 이야기도 아닌 타인의 열애를 사실인 것처럼 말하는 상황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태풍 쁘라삐룬이 일부 지역에만 영향을 미쳐 인명 피해 사실을 몰랐을 수 있습니다. 첫 출연한 토크쇼 프로그램이 어색해 제작진의 편집을 믿고 무슨 이야기든 꺼낸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굳이 하지 않았어도 될 한마디를 한 것이 원인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친절한 쿡기자] 휘인과 A PD가 에픽하이에게 배워야 하는 것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그룹 에픽하이 타블로는 4일 오후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 스페셜 DJ로 출연했습니다. 문자 메시지를 통해 같은 그룹 멤버인 타블로를 응원하던 투컷은 독특한 공약을 걸었습니다. 한 청취자가 자신을 ‘수컷’이라고 표현한 것과 연관지어 “‘에픽하이 콘서트’가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하면 7월 동안 ‘수컷’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겠다”고 공언한 것이죠. 이에 타블로도 “포털사이트 프로필 이름도 ‘투컷’에서 ‘수컷’으로 수정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에픽하이 콘서트’는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생각보다 빠르게 공약을 이행하게 됐지만 에픽하이는 당황하지 않았습니다. SNS부터 포털사이트 프로필 이름까지 투컷에서 수컷으로 빠르게 바뀌었습니다.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도 홈페이지부터 보도자료 등 모든 홍보 자료에 투컷 대신 수컷이라고 표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에픽하이가 준 교훈은 간단합니다. 책임지지 못할 말은 함부로 꺼내선 안 된다는 것이죠.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연예인이나 방송 출연자들은 자신의 짧은 말 한마디에 엉뚱한 누군가가 상처, 혹은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일입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마마무 팬 카페, MBC, S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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