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로 다시 쓸 ‘이태원 클라쓰’ [들어봤더니]

드라마로 다시 쓸 ‘이태원 클라쓰’ [들어봤더니]

기사승인 2020-01-30 17: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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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로율 만족도 120%다.”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호텔에서 열린 JTBC 새 금토극 ‘이태원 클라쓰’ 제작발표회에서 작품의 대본을 집필한 조광진 작가는 이처럼 말하며 캐스팅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작품 속 배우들이 원작의 캐릭터와 꼭 닮았다는 것이다. 언뜻 원작이 있는 드라마 제작진이 흔히 하는 칭찬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조 작가는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작가인 동시에 동명의 원작을 그리고 쓴 원작자이기도 하다.

드라마의 원작인 ‘이태원 클라쓰’는 2016년 연재를 시작해 누적조회수 2억2000건을 기록한 인기 웹툰이다. 세계를 축소한 듯한 이태원 거리를 배경으로 치열한 청춘들의 요식업 창업 신화를 그린다. 

△ “처음으로 웹툰을 결제해서 봤어요”

원작과 드라마를 만든 조 작가가 배우들을 극찬했다면, 배우들은 조 작가가 만들어낸 웹툰의 서사와 캐릭터에 매료돼 출연을 결정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태원 클라쓰’를 통해 브라운관에 데뷔하는 김다미는 “원작 웹툰을 3시간 만에 모두 읽었다”면서 “흥미로운 이야기와 전에 보지 못한 캐릭터에 마음이 끌렸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약 2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박서준도 “원작이 워낙 유명하다. 드라마도 원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원작에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추가 됐다”면서 “매력적인 박새로이를 섬세하게 표현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극 중 박새로이와 대립각을 세우는 장대희 역을 맡은 배우 유재명은 “처음으로 웹툰을 결제해서 봤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장대희가 표면적으로는 악역일지라도, 이 사람의 삶에도 외로움이 있다는 것을 그려내고 싶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 “제가 할 땐 오글거렸는데, 박서준이 하니까….”

원작은 독특한 캐릭터와 시원한 서사로 독자를 사로잡았다. 조 작가는 “원작을 작업할 땐, 마감 시간에 쫓겨 서사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며 “드라마 집필을 제안받았을 때 원작의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보완할 수 있어서 수락했다”고 밝혔다. 웹툰에서 소모적으로 쓰인 캐릭터도 드라마에서는 입체감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만화적 감성이 풍부한 대사를 드라마로 옮겨 오는 것에 대한 우려는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씻어냈다. 드라마를 연출한 김성윤 PD는 “웹툰의 명대사들을 배우들이 내뱉었을 때 오글거릴 수 있겠다는 걱정을 했다. 하지만 첫회를 촬영하며 박서준에게 감탄했다. 내가 거울을 보고 연습했을 때는 분명 오글거렸던 대사도 박서준이 하니 자연스러웠다”며 “웹툰의 명대사를 배우들이 어떻게 소화하는지 지켜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드라마로 다시 쓸 ‘이태원 클라쓰’ [들어봤더니]

△ “제가 캐릭터를 만들었지만, 이제 캐릭터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배우들인 것 같아요.”

특히 조 작가는 출연진 중 주인공 박새로이를 연기하는 박서준에 큰 신뢰감을 보였다. “캐릭터를 만든 사람도 나고, 가장 잘 아는 사람 나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 배역에 관해 배우들이 나보다 더 치열하게 생각하고 화면에서 구현하고 있다”면서 “그중 1등은 박새로이”라고 박서준을 치켜세웠다.

박서준은 “웹툰 팬들에겐 저마다의 가상 캐스팅이 있다. 누군가에겐 내가 기대하지 않은 캐스팅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기대에 못지않은 영상과 연기를 보여줄 수 있으리라는 자신이 있다. 웹툰이 영상으로 구현될 때 어떤 매력이 생기는지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31일 오후 10시50분 첫 방송.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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