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오줌과 성(性)] 착각하기 쉬운 오줌의 비밀

오줌 관찰로 건강상태 확인할 수 있어

기사승인 2021-03-01 0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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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오줌과 성(性)] 착각하기 쉬운 오줌의 비밀

글 ⋅ 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80년대까지 2편의 영화를 동시상영하는 영화관이 있었다. 개봉관과 재개봉관을 거치면서 낡아진 아날로그 필름으로 화면에 비도 오고 소리도 지직거렸지만 괜찮은 영화를 두 편이나 볼 수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았다. 그렇지 않아도 화장실 가는 것이 번거로운데 간 김에 똥과 오줌을 한꺼번에 해결하면 편하기 때문에 동시상영이란 용어가 배설에도 사용되곤 한다.

암만 동시배설이지만 좌변기에 앉았을 때 반드시 똥과 오줌이 동시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순차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고, 둘  중 어느 것을 먼저 보던지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남성들의 경우에는 좌변기에 앉아서는 오줌을 시원하게 보지 못 하거나 마무리가 깔끔하게 되지 않아, 일어나서 소변기에 오줌을 누기도 하지만 병적인 상태는 아니고 습관의 차이일 뿐이다.

정상횟수 이상으로 오줌을 눠서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 경우는 빈뇨, 밤에 깨서 한번 이상 오줌을 보는 경우는 야간빈뇨이다. 밤에 자기도 모르게 이불에다가 싸는 현상은 야뇨증이다. 이렇게 빈뇨가 있는 경우 오줌양은 정상보다 작고, 양이 작으면 오줌 누기가 더 힘들어 진다. 빵빵하게 공기가 찬 풍선에서 바람에 더 세차게 빠지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건강한 오줌은 냄새가 거의 없는데, 먹은 음식이나 물에 따라 약한 냄새가 나기도 한다. 특유의 지린내는 오줌의 요소나 요산이 세균에 의해 암모니아로 변형되어 나는 냄새이다. 탈수가 심하거나 염증이나 세균이 있어도 지린내가 심하게 난다. 당이 섞이면 달콤한 냄새가, 단백질이 섞이면 고소한 냄새를 풍긴다. 남성건강 및 전립선에 도움이 되는 카레의 커큐민과 마늘과 양파의 알리신 성분은 오줌의 냄새를 독하게 만든다.

물이 담겨진 수세식 변기에 오줌을 누면 거품이 생겨 단백뇨라고 생각한다. 남녀 모두 나타날 수 있는데, 오줌줄기의 각도나 변기에 부딪히는 세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서서 오줌을 누는 남성에서 흔히 보인다. 거품이 자연스럽게 없어지는 경우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도 거품이 없어지지 않으면, 단백질이 오줌에 함유되었다는 의미로 신장질환의 가능성이 있으니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열성질환은 앓거나 탈수가 심할 경우에도 거품뇨를 보일 수 있고, 고기를 많이 섭취한 후 인산의 배출이 증가되어 거품뇨를 보인다.

감귤, 채소, 유제품을 많이 섭취하면 오줌의 산도가 증가하는 알칼리화가 되고, 육류를 많이 섭취하면 산도가 감소하는 산성화가 된다. 어느 정도 오줌의 산도 변화는 크게 문제가 없지만, 요로결석은 산성 오줌에서 잘 생기고 요로감염은 알칼리성 오줌에서 잘 생긴다.

하루 대여섯번 그냥 버려지는 오줌을 잠깐 관찰하는 것으로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데, 오줌의 양, 색깔, 냄새, 혼탁도와 함께, 오줌 횟수, 급한 정도, 오줌줄기, 시원함 등 배뇨상태를 살펴보면 된다.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