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신남방정책’ 가동…동남아로 향하는 금융업계

카드업계 적극 진출…은행사 ‘투자’ 통한 시장진입 모색 

기사승인 2022-06-28 0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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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신남방정책’ 가동…동남아로 향하는 금융업계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네트워크인 우리소다라은행 한 지점의 모습.   우리은행 제공

코로나19로 인해 멈췄던 ‘신남방정책’이 2022년 금융업계에서 재가동되고 있다. 그간 디지털 금융이 발전하면서 플랫폼 형태로 진출하는가 하면, 적극적인 M&A(인수합병)를 통해 현지시장에 진입하기도 한다. 금융업계는 엔데믹으로 하늘길이 다시 열리며 동남아 지역 관광경제 활성화가 예상되는 만큼 적극적인 시장공략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카드가 인도네시아 할부금융회사 ‘바타비야 프로스페린도 파이낸스 Tbk’ 인수 승인을 최종 확정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우리카드는 지난 2016년 인수한 미얀마 투투파이낸스에 이어 두 번째 해외 자회사를 갖게 됐다.

앞서 우리카드는 지난 3월 바타비아 프로스페린도 파이낸스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바 있다. 우리카드는 3분기 안에 지분 인수 거래를 마무리하고, 현지 자회사로 공식적으로 편입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국내 할부금융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쟁력있는 금리의 신차 등 신규 할부금융 상품기획 및 판매를 통해 현지 영업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먼저 진출한 우리소다라은행 등 우리금융그룹 그룹사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성장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카드업계는 동남아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카카오페이와 손을 잡고 동남아 등 해외 동반 진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한 국민카드는 지난 2018년 ‘KB대한 특수은행’을 통해 캄보디아 시장에 진출했고 2020년에는 ‘KB 파이낸시아 멀티 파이낸스’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여기에 지난해 태국 여신전문금융회사를 인수했다.

이외에도 롯데카드의 경우 올해 초 ‘롯데 파이낸스 베트남’에 23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롯데카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에 4개의 점포를 두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4월 이사회를 통해 신한 파이낸스 카자흐스탄 법인에 183억원의 지급보증을 지원하기로 했다. 신한 파이낸스는 신한카드의 첫 번째 현지법인으로 자동차 할부금융업을 영위하고 있다.

‘신 신남방정책’ 가동…동남아로 향하는 금융업계
(왼쪽부터)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가 '동남아 및 해외 동반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 기념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KB국민카드 제공

카드업계는 현지 법인을 통한 직접적인 시장 진출에 나섰다면, 은행업계는 디지털 금융기술 및 간접투자 방식을 통해 동남아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앞서 문재인 정권 당시 동남아 시장에 법인 형태로 진출한 만큼 추가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것. 

신한은행은 신한카드와 함께 지난달 베트남 플랫폼기업인 티키의 지분 10%를 인수했으며 KB금융도 KB인베스트먼트를 앞세워 인슈어테크 업체인 코알라, 물류 스타트업 팍셀, 싱가포르의 최대 소셜커머스 플랫폼기업인 위바이 등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동남아에서 국민 메신저 지위를 갖고 있는 라인과 손잡고 지난해 7월 모바일 기반의 해외 디지털 은행인 라인뱅크를 열고 영업에 나선 상황이다.

이처럼 금융업계가 동남아시장에 다시 적극적인 투자를 벌이는 것은 현재 동남아 경제 전망이 ‘맑음’을 보이고 있기 때문. 코로나19 이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이지만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이같은 경기침체 흐름을 빗겨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주요 정부국 자료를 분석한 결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 중앙은행(Fed) 등의 긴축 드라이브로 인해 세계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들 것이란 경고음이 곳곳에서 울리고 있지만, 동남아 국가들은 이 사이클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고 분석했다. 동남아의 경제성장 요인으로는 ▲역내 관광산업 부활 ▲개전 이후 식료품·원자재 등의 가격 상승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탈 중국으로 인한 반사이익 등이 꼽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그간 국내 카드 시장은 지속된 수수료 인하와 간편결제시장의 약진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동남아 시장은 디지털 인프라가 점점 커지고 있는 신흥시장”이라며 “수익성 강화 측면을 위해 금융업권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동남아 시장 공략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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