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동아,미네르바 싸고 ‘맞짱’… 서울대생도 갑론을박

기사승인 2009-01-19 15: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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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동아,미네르바 싸고 ‘맞짱’… 서울대생도 갑론을박


[쿠키 사회] 인터넷 경제 논객 미네르바의 정체를 둘러싼 진위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월간조선’이 18일에 발매된 최신호에서 ‘월간지 기고 미네르바는 가짜’라고 보도한 직후 ‘신동아’가 미네르바는 검찰에 구속된 박대성(31)씨가 아닌 7명으로 구성된 금융계 전문가 그룹이라고 보도하는 등 대표적인 두 월간지가 상반된 보도를 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미네르바 실체, 다시 미궁으로

신동아는 스스로 미네르바라고 밝힌 K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네르바는 과거 금융기관 3곳에서 일했으며 2007년 말부터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에 500여건의 글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K씨는 자신이 주로 글을 썼지만 금융업에 종사한 다른 멤버들이 자신이 제공한 자료를 기반으로 글을 올리기도 했으며 구속된 박씨를 전혀 모른다고 밝혔다.

앞서 월간조선은 역시 이날 발매된 최신호에서 ‘월간지 기고 미네르바는 가짜’라는 제하의 기사를 내보냈다. 월간조선은 미네르바로 알려진 박씨의 변호인 박찬종 전 의원의 인터뷰를 통해 “한 월간지에 미네르바 이름으로 글을 쓴 사람은 미네르바의 이름을 도용해 글을 쓴 제3의 인물”이라고 보도하고 신동아가 가짜 미네르바에 속았다는 사실을 암시했다.

서울대 학생들도 놀란 미네르바 능력

박씨가 진짜가 아니라는 주장의 중심에는 미네르바가 작성한 글이 수준급 경제 전문가가 아니면 쓰기 어려운 내용이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대 경제학부생들조차 미네르바의 글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할 정도다.

서울대 한 경제학부생은 인터넷 게시판에서 “미네르바 글을 처음 읽어봤는데 그가 30세라니 대단하다”며 “사람들이 지금 미네르바가 가짜라고 생각하는 게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다. 우리 경제학부생 중에 저 정도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전체에서 10명도 안될거다”고 혀를 내둘렀다.

또다른 서울대생들도 “전문대를 졸업한 무직인 사람이 배리언 미시경제를 언급하고 있다”거나 “경제학을 정규 교육과정을 통해 배우지 않은 일반인이 단지 독학으로 저런 수준에 올랐다니…”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에는 박씨가 미네르바가 아니라는 글들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다음 회원인 아이디 ‘zungOOO’은 ‘아직도 미네르바가 잡혔다는 것을 믿는 사람이 있는가?’라는 글에서 “미네르바는 산업은행의 리먼 인수과정이나 은행의 자금조달 방법 등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는 등 뉴스만 보고는 절대 알 수 없는 정보를 다루고 있다”며 박씨가 미네르바가 아니라고 확신했다.

글을 읽은 다른 회원들은 “경제 당국자들이 미네르바와 같은 분석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거나 “박씨가 미네르바가 맞다면 잡아 가둘 게 아니라 천재적인 경제 감각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정부를 질타했다.

검찰 수사 믿을 수 있을까?

검찰은 미네르바의 진위 공방에 대해 애써 모른 척하는 눈치다.

애초 검찰은 지난 7일 긴급체포한 박씨가 공고와 지방 전문대 출신 무직자로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았다고 발표하면서 미네르바 진위 공방에 불을 당겼다.

그러나 검찰은 박씨가 검찰 수사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및 구속적부심 과정에서 자신이 미네르바라고 밝힌데다 인터넷에 게시된 글 280여건을 썼다고 인정한 마당에 박씨가 진짜 미네르바인지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즉 박씨가 허위사실을 유포해 심각한 경제위기를 초래한 혐의가 있을 뿐 인터넷 필명 ‘미네르바’의 실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검찰의 수사결과와 신동아의 보도 모두 사실일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아고라에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올라온 글은 모두 500여건인데 박씨가 검찰에서 직접 썼다고 밝힌 글은 280여건 정도다. 나머지는 신동아와 인터뷰를 한 K씨 등이 작성했다면 앞 뒤가 맞게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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