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대중이 송중기의 코미디를 원할까? 확신 없었죠”

인세현 / 기사승인 : 2021-05-11 07: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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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중기. 사진=하이스토리디앤씨

[쿠키뉴스] 인세현 기자=“종영 인터뷰 말고 21부 촬영하고 싶어요.” tvN 토일극 ‘빈센조’ 작업을 모두 끝내고 화상으로 만난 배우 송중기는 독특한 종영 소감을 건넸다. 작품을 보내기 싫은 건 언제나 비슷하지만, 이번엔 유독 깊은 그 마음을 담은 진심어린 농담이다. 그는 시청자의 마음으로 최종회를 시청한 순간을 회상하며 “마지막 ‘끝’이라는 글자에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며 웃었다.

“20부 본방송을 처음엔 넋 놓고 봤는데 시간이 갈 수록 미치겠더라고요. 끝나가는 걸 아니까요. 마지막에 모든 출연진과 제작진의 이름이 나오는 순간 눈물이 날 뻔했어요.”

송중기는 ‘빈센조’에서 주인공 빈센조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그는 피도 눈물도 없는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콘실리에리)로 변신해 색다른 느낌의 캐릭터를 완성했다. 액션과 멜로는 물론 코미디까지 아울러야 하는 역할을 흔들림 없이 수행하며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이 다수다. 그는 타지에서 온 낯선 이방인 빈센조를 처음 만나 어떤 생각을 했을까.

“캐릭터가 마피아라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어요. ‘마피아 캐릭터가 나에게 잘 붙을까?’라는 고민도 했고요. 마피아는 영화에서 본 게 전부니까요. 생각이 싹 바뀐 건 시놉시스를 보고나서죠.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겠다. 오히려 굉장한 소재라고 생각했죠. 시놉시스에서 한국의 부조리한 현실을 비판하고 싶은 작가의 울분을 느꼈어요. 그걸 악으로 처단하는 설정에 공감했고요.”

악은 악으로 처단한다는 ‘빈센조’의 주제에 흥미를 가졌지만, 첫 악역 도전이 쉽지는 않았다. 송중기는 빈센조를 ‘다크 히어로’라고 소개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다. ‘다크’는 맞는데 ‘히어로’는 아닌 것 같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그는 빈센조에 관해 이야기하며 “그런 인물이 히어로가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빈센조에게 따르는 수식어 중 유일하게 동의하지 못하는 게 히어로예요. 히어로는 아닌 것 같아요.(웃음) 해서는 안되는 행동을 하는 인물이 시청자에게 지지를 받았잖아요. 이런 인물이 시청자를 설득하는 게 맞는 건지 연기하면서 혼란스럽기도 했어요. 일단 ‘빈센조’는 상업적인 드라마니까 시청자에게 통쾌함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 했죠. 결말에 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더라고요. 저는 판타지적 성격이 강한 악당 빈센조가 현실의 악당들을 처단하는 엔딩이 마음에 들었어요.”

배우 송중기. 사진=하이스토리디앤씨

송중기가 ‘빈센조’를 준비하며 영감을 받은 작품은 마피아가 나오는 영화가 아니다. 대신 ‘쿵푸허슬’ ‘소림축구’ 등 주성치 영화를 오랜만에 꺼내어 봤다. 송중기는 박재범 작가가 ‘빈센조’에 설정한 인물의 역학관계와 코미디 등이 주성치 영화와 비슷하다고 봤다. 여러 장르가 끊임없이 교차하는 이번 작품에서 송중기에게 가장 큰 고민을 안긴 부분은 코미디다. 그는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여러 캐릭터를 해봤지만 코미디에 관한 부담이 컸다”면서 “스스로 잘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처음부터 코미디를 잘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어요. 자신도 없었고요. 과연 대중이 송중기의 코미디를 기대할지 의문도 있었죠. 시놉시스를 읽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확신은 아니지만 작가님과 김희원 PD님을 믿고 해보자고 마음 먹었어요. 하지만 첫 찰영 직전까지만 해도 괜히 한다고 했나 싶었어요.(웃음) 돌이켜 보면 초반 코미디 장면은 다시 찍고 싶기도 해요.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배우로서 부족한 저를 조금이나마 넓혀준 작품이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게 한 작품이고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한 영화 ‘승리호’와 드라마 복귀작 ‘빈센조’로 2연타를 쳤다. 작품 선택 기준을 묻는 말에 송중기는 “감을 믿는 편”이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제가 끌리지 않는 걸 억지로 할 수는 없어요. 우선 끌리는 걸 선택하고 이후에 다른 요소를 판단해요. 작품을 이야기하면서 상업적 가치를 계속 언급하는 이유는 주연배우로서 책임감을 가져야하기 때문이에요. 제가 힘들게 찍었으니까 작품을 봐달라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관객이 작품을 재미있게 받아들이는 게 상업 예술의 큰 가치죠.”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