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아프간 여성들...총구 옆에서도 “기본권을 보장하라”

기사승인 2021-08-19 14:2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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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아프간 여성들...총구 옆에서도 “기본권을 보장하라”
1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거리에서 여성들이 탈레반에 대항해 시위를 벌이는 영상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트위터 Shakeela Ebrahimkhil, HameedMohdShah 영상 캡처

[쿠키뉴스] 정윤영 기자 = 탈레반에 의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이 점령당하자 아프간 여성들이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시위를 벌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카불 거리에서 약 10명의 여성이 여성 권리 보호를 외치며 시위하는 영상이 SNS에 올라왔다. 해당 영상이 퍼지자 그들을 응원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영상 속 여성들은 종이를 한 장씩 들고, “우리는 사회참여 보장과 교육권, 참정권을 원한다. 기본권을 보장하라” 등을 외쳤다. 

하미드 모하마드 샤 중동 매체 특파원이 아프간 여성들의 첫 시위라고 밝힌 영상 속에서도 4명의 여성이 길거리에서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옆에서 총을 멘 탈레반 대원이 지켜보고 있지만, 여성들은 목소리를 굽히지 않았다.

아프간 여성들의 시위 영상은 SNS를 통해 퍼졌고,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용감한 그들을 지지한다”, “용감한 여성들이 아직 살아 있기를 기도한다” 등 각국에서 영상 속 여성들의 응원과 안전을 걱정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용감한 아프간 여성들...총구 옆에서도 “기본권을 보장하라”
17일(현지시간) wazir akbar khan에서 온 여성이 시위를 하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올라온 영상.   트위터 Hamza Dawar 영상 캡처

18일 폭스뉴스는 부르카를 착용하지 않은 한 여성이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타크하르주 주도 탈로칸에서 부모와 주변 사람들에 둘러싸인 채 남색 옷을 입은 한 여성이 피투성이가 된 채 숨져 있는 사진이 보도됐다. 보도에 따르면 이 여성은 전신을 가리는 부르칸을 착용하지 않아 탈레반 대원에게 총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총살 사건이 발생하자 아프간 여성들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카불 장악 후 열린 탈레반의 첫 기자회견에서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슬람법 틀 안에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할 것”이며 “여성 취업과 교육도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머리카락만 가리는 히잡을 쓰면 학업과 취업 모두 허용되며 혼자서 집 밖을 나가는 것도 허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부르카 미착용 여성 총살 사건이 같은 날 보도되자 사람들은 탈레반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탈레반은 지난 1996~2001년 집권기에 이슬람 샤리아법(종교법)을 내세우며 여성을 억압했다. 여성의 고등교육을 반대하고, 취업과 자유로운 외출을 규제했다. 또 여성의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 착용을 의무화했다.

yuniejung@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