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큰 손’들, 의료기기 ‘디지털화’ 속도

존슨앤드존슨메디칼, 사명 바꾸고 영역 확장…혁신 기술 도입↑
글로벌 기업 ‘디지털 제품’ 라인업 강화→국내 벤처기업 협력 기회 확대

기사승인 2022-07-11 18: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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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큰 손’들, 의료기기 ‘디지털화’ 속도
11일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J&J MedTech) 기자간담회 전경.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에서 큰 손으로 여겨지는 대형 기업들이 수술장비 부문 ‘디지털 전환’에 나섰다.

단순 장비 개발을 넘어 소프트웨어, 플랫폼, 3D프린팅 등의 혁신 기술 개발에 적극 뛰어든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J&J MedTech)은 11일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 비전 선포와 함께 올해 주력할 신규 파이프라인을 선보였다. 

사측은 지난 3월 영문 기업명을 기존 ‘Johnson & Johnson Medical Devices’에서 ‘Johnson & Johnson MedTech’으로 변경했다. 이는 장비(device) 개념에서 벗어나 메드테크(Medtech)로 변경함으로써 디지털과 결합된 기술로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이날 오진용 북아시아지역 총괄사장은 “디지털 전환이 급속히 전개되는 최근 상황에 발맞춰 자사도 의료기기 뿐 아니라 디지털 솔루션까지 아우르는 기업으로 도약할 방침”이라며 “AI·머신러닝·데이터사이언스·가상현실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환자를 위해 더 스마트하고 덜 침습적이며 보다 맞춤화된 치료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전환’이란 디지털 기술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 전통적인 산업군의 디지털화를 촉진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수술 분야를 예로 들면 인공지능을 통한 질환 예측, 영상 통한 수술 루트 가이드라인 제공, 레이저 및 3D프린팅 혁신 기술 활용한 수술 재료 제작 및 부작용 최소화 등을 들 수 있다. 

글로벌 ‘큰 손’들, 의료기기 ‘디지털화’ 속도
오진용 북아시아지역 총괄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2022년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

J&J MedTech는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혁신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디지털 전환 문을 열었다. 뉴웨이브社와 합병으로 비수술적 시술 역량을 강화하고, 데퓨 신테스(Depuy synthes)社와 함께 3D 이미지 모델링 서비스로 인공관절 수술 시 정확도를 높여주는 가이드라인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는 티앤알바이오팹과 3D바이오프린팅 의료기기 제품개발을, 휴이노와는 부정맥 환자의 진단·치료 데이터 연구협력을 진행 중이다.

오 총괄사장은 “각각 개발된 디지털 기술과 기존 수술실 하드웨어, 장비, 기기 등을 연결하는 제품 및 서비스 선보여 수술실 디지털 생태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올해 관련 4가지 혁신 기술을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 의료기기 시장은 지속적 성장세와 혁신 기술을 보유한 벤처 등장,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의료진과 인프라에 힘입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혁신 기술 중심지로 부각되고 있다”며 “바이오 헬스케어산업 발전을 위해 윤석열 정부와도 많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새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글로벌 대기업 디지털 라인업 강화…“국내 기업 돋보일 기회”

J&J MedTech 외에도 메드트로닉, GE헬스케어, 보스턴사이언티픽, 지멘스, 올림푸스 등 대기업들은 로봇, AI뿐만 아니라 디지털 트윈, 가상현실, 메타버스까지 반영한 새로운 디지털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심혈관, 신경과학, 의료-외과 포트폴리오, 당뇨병 수술 부문에 중점을 둔 메드트로닉은 수술 사업부에 디지털을 접목하기 위해 M&A(기술이전) 및 파트너십을 결정했다. 이후 수술용 로봇,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 AI 수술 계획 도구와 환자 개인맞춤 3D 프린트 티타늄 임플란트 등 다양한 제품 개발을 이어갔다.

특히 ‘아태지역 혁신 챌린지’ 사업을 통해 전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 기업과 전략적 협력을 진행, 수술 분야 디지털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GE헬스케어는 가상진료 플랫폼, 원격환자 모니터링, 이동형 엑스선 촬영장치 등 수술 뿐만 아니라 병동에도 반영 가능한 디지털 서비스 솔루션을 구축했다. 병원 장비의 효율성을 높이고, 더 많은 환자를 검사할 수 있록 병원의 워크플로우 개선한다. 

최근에는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와 협력해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했다. 이는 의료진이 언제 어디서나 의료 데이터에 빠르고 안전하게 액세스할 수 있어 의료진의 진료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국내에선 메디컬AI, SKT 등과 협력해 생체 신호, 빅데이터 개발까지 접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들은 ‘디지털 솔루션’이라고 불리는 디지털 제품 라인업에 몰두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분포돼 있는 자신들의 장비에 소프트웨어나 플랫폼,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더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업체 하나만 선택하면 장비부터 디지털 신기술까지 한 번에 활용이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오래 전부터 수술을 비롯한 의료 환경은 디지털화됐고, 업계에서도 이는 ‘기본 아이템’이나 다름없다”며 “경쟁력을 위해라기보다는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대형기업들이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본다. 긍정적인 면으로는 국내 기업의 혁신 기술을 돋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 의료기기 대기업들은 자체 개발보다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선호하기 때문에 국내 벤처와의 활발한 교류가 전망된다. 이는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성장시키기 좋은 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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