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향수 담은 ‘문 브레이커’, 도색 재미까지 더했다

크래프톤 독립개발사 언노운월즈, 신작 문 브레이커 공개
아날로그 감성 담긴 참신한 미니어처 장르
디테일하고 퀄리티 높은 도색 콘텐츠 눈길

기사승인 2022-08-24 08:00:02
- + 인쇄
보드게임 향수 담은 ‘문 브레이커’, 도색 재미까지 더했다
언노운월즈 '문 브레이커'.   크래프톤 

크래프톤의 독립 개발 스튜디오 언노운월즈가 신작게임 ‘문 브레이커’에 대한 정보를 공개했다.

언노운월즈는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의 인기 게임을 개발한 글로벌 게임 개발사다. 2001년 설립된 언노운월즈는 ‘하프라이프’의 모드에서 파생된 ‘내추럴 셀렉션 시리즈’ 등 유명 PC 및 콘솔 게임을 제작했다. 특히 2018년 출시된 해저 어드벤처 생존게임 ‘서브노티카’는 많은 게이머들의 호평을 받으며 전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크래프톤은 12일 온라인으로 문 브레이커 비공개 영상 시연행사와 개발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찰리 클리블랜드 언노운월즈 대표는 “5년 동안 문 브레이커를 개발 중인데, 여러분께 정보를 공개해서 기쁘다”면서 “예전에 즐겼던 테이블탑 미니어처 게임의 감성을 그대로 재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언노운월즈에 따르면 문 브레이커는 광대한 SF 우주 세계관을 배경으로 제작된 턴제 전략 테이블탑 미니어처 시뮬레이션 장르다. 미니어처 게임은 병사 및 병기의 작은 모형을 놓고 벌이는 전쟁 시뮬레이션 장르를 의미한다. 해당 장르의 대표작으로는 ‘워해머 시리즈’가 있다.
보드게임 향수 담은 ‘문 브레이커’, 도색 재미까지 더했다
미니어처를 놓고 진행되는 전투.  크래프톤 

이용자는 각각의 미니어처를 획득해 자신만의 덱을 꾸릴 수 있다. 총 10개의 미니어처를 사용해 상대방 사령관을 제거하는 것이 게임의 핵심이다. 게임 시작 시 진행되는 랜덤한 전함의 효과로 인해 이용자는 매판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여타 턴제 게임과 달리 문 브레이커는 거리 제한 없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또한 테이블탑 미니어처 게임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원거리 공격에 확률요소가 첨가됐다.

여기에 미니어처를 색칠할 수 있는 도색 기능도 추가했다. 클리블랜드 대표는 “미니어처 게임에서 도색 콘텐츠는 매우 중요하다”며 “실제로 도색잡업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용자는 마스킹 테이프, 에어 브러시 등 실제 도색작업에 사용되는 도구를 통해 더욱 정교하게 자신만의 미니어처를 꾸밀 수 있다.

모든 미니어처 캐릭터는 각각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클리블랜드 대표는 “미니어처 게임을 재밌게 플레이하려면 결국 상상력을 자극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디테일한 세계관과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언노운월즈는 문 브레이커 스토리를 위해 미국의 유명 SF·판타지 소설가 브랜든 샌더스와의 함께 협업했다. 개별 미니어처의 스토리는 오디오 드라마 형태로 제공되는데, 클리블랜드 대표는 “미니어처를 도색하면서, 개별 오디오 드라마를 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브레이커는 기본적으로 멀티 플레이어 기반의 턴제 전투로 진행된다. 통상적으로 개별 게임의 플레이타임은 12분 가량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카고 런’은 싱글 플레이를 선호하는 이용자를 위한 콘텐츠인데, 게임을 진행할수록 난이도가 높아진다. 

아래는 찰리 클리블랜드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보드게임 향수 담은 ‘문 브레이커’, 도색 재미까지 더했다
턴제 방식으로 움직임과 전투가 진행.   크래프톤

문 브레이커를 캐릭터가 미니어처로 구현된 하스스톤 같은 게임이라고 이해하면 되나?

어느 정도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차이점도 있다. 하스스톤은 개별 카드의 특성이 중요하다. 반면 문 브레이커는 각각의 미니어처가 지닌 스킬이 핵심요소다. 또한 하스스톤은 카드 덱을 짜는 것이 중요하지만, 문 브레이커는 각각의 미니어처의 움직임과 콤보를 고려해야 한다.

테이블탑 미니어처 게임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주사위 굴림과 확률인데, 확률에 의한 결정 요소가 부족한 것처럼 보인다.

자세히 보면 문 브레이커에도 랜덤 요소를 굉장히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매번 공격할 때 마다 랜덤성이 가미된다. 파이락시스의 ‘엑스컴’과 마찬가지로 주사위를 굴리는 것처럼 전투가 진행된다. 근접공격의 명중률은 100%지만, 모든 원거리 공격은 확률에 기반한다. 만약 중간에 유닛이 있으면 명중률이 떨어진다. 또한 맵에서는 증기가 뿜어져 나오기도 하는데, 이를 무시하고 공격하면 명중률이 낮아진다. 치명타 확률 역시 랜덤이다.

유닛들의 획득 방식이 궁금하다.

게임은 스팀 플랫폼에 출시될 예정인데, 패키지 게임으로 출시되는 만큼 첫 구매 시 모든 유닛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나중에 새로운 유닛이 업데이트되는데, 나중에는 추가로 구매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브레이커에도 지형에 따른 전략적 요소가 도입될 예정인가?

우리도 지형의 고저를 만드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적용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보기에는 멋질 수 있지만, 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있을지 고민 중이다. 다만 앞서 말한 증기가 나오는 구멍이 열리고 닫히는 등의 전략 요소는 추가하려고 검토 중이다. 향후에는 계획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턴제의 전투 흐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하다. 공격과 이동을 동시에 할 수 있는지, 둘 다 가능하다면 공격은 무조건 1회만 할 수 있나? 또한 공격 순서를 앞당길 수 있는 전략적 요소도 있는지?

움직임과 공격 여부는 플레이어 컨트롤에 따라 바뀐다. 어디서 누구를 공격하고, 어떤 결과가 나올지를 고려해야 한다. 공격과 이동의 순서는 플레이어의 마음이다. 개인적인 플레이 소감으로는 한 턴을 끝내면 10번 중 8번은 아쉬움이 생긴다. ‘조금 더 생각해보면 이것보다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최적의 동선이 보일 것이다.
보드게임 향수 담은 ‘문 브레이커’, 도색 재미까지 더했다
문 브레이커에서 돋보이는 도색 시스템.   크래프톤

미니어처 게임을 했던 입장에서 도색 시스템 디테일이 놀랍다. 기술적으로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이렇게까지 디테일하게 구현한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제가 도색작업을 좋아하기에 더 디테일하게 구현됐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 오래된 미니어처 게임은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요소가 많이 포함돼있다. 문 브레이커 역시 이용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한 부분을 신경 썼다. 많은 이용자들이 문 브레이커를 통해 도색에 재미에 빠지고, 상상력을 통해 더 재밌게 게임을 즐겼으면 한다.

도색 기능에서 ‘오토 마스킹’ 외에도, 직접 원하는 부분을 지정해서 마스킹할 수 있는 기능을 넣을 생각은 따로 없는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오프라인에서 직접 하는 페인팅의 느낌을 유지하고 싶었다. 다만 마스킹 테이프를 붙여서 도색하는 과정이 있다면 아날로그 느낌이 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려해보겠다.

보드게임 향수 담은 ‘문 브레이커’, 도색 재미까지 더했다
독창적인 콘셉트의 미니어처 디자인.   크래프톤

미니어처 비주얼 콘셉트는 어디서 영감을 받았는지 궁금하다.

게임을 제작하면서 비주얼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다. 우선 다양한 미니어처를 제작하기 위해 여러 가지 다른 외형을 만들어야 했다. 문 브레이커의 미니어처는 인간, 용병, 밀수인, 로봇, 외계인, 홀로그램 등 형태가 다양하다. 개인적으로는 마블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미니어처 가운데는 감정을 가진 있는 유닛도 있는데, 오디오북 드라마에서 이를 잘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스토리를 강조한 싱글 플레이 모드도 있는지 궁금하다.

처음에는 개별 미니어처의 스토리를 강조한 모드를 제작했는데, 생각보다 재미가 없어서 폐기했다. 스토리 파트는 오디오 드라마로 집중해서 다루기로 했다. ‘카고 런’ 역시 스토리가 아닌 플레이 자체에 집중해서 제작됐다.

오디오 드라마는 영어로 지원될 텐데, 다른 국가의 플레이어가 도색작업을 하며 즐기려면 더빙이 필요해 보인다. 게임이 서비스되는 언어별로 더빙이 제공되는지 궁금하다.

더빙보다는 자막 형태로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오디오 드라마는 팟캐스트 플랫폼을 통해 공개될 예정인데, 팟캐스트에서는 자막을 적용하기 어려워 따로 스크립트를 공개할 예정이다. 물론 인게임 내에서 스토리는 자막이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번역하려면 모든 언어는 어려울 것 같다. 판매량이 늘면 다양한 국가의 언어를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보드게임 향수 담은 ‘문 브레이커’, 도색 재미까지 더했다
광대한 문 브레이커의 세계관.   크래프톤

‘워해머’ 같은 다른 지식재산권(IP)과의 컬래버레이션도 기대할 수 있을까?

문 브레이커에서는 다른 IP 컬래버레이션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문 브레이커 중심의 세계관을 만들고 싶다. 저희만의 IP를 유지하고 싶고, 문 브레이커가 가진 긍정적인 분위기를 많은 이용자에게 보여주고 싶다. 브랜든과 저는 문 브레이커 스토리를 가다듬고, 많은 게이머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

전통적인 미니어처 게임처럼 처음부터 로스터에 소속된 모든 모델을 늘어놓고 시작하는 모드도 기대할 수 있을까?

굉장히 좋은 질문이다. 여타 다른 미니어처 게임을 보면 모든 유닛을 세워놓고 시작한다. 다만 이는 문 브레이커가 추구하는 방향과는 거리가 있다. 모든 유닛을 다 배치하고 시작하면 게임의 재미가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랜덤성과 스킬격차가 있고, 전략을 끊임없이 짜면서 플레이하는 것이 더욱 흥미를 자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 브레이커에서는 원하는 조합을 짜고 순서대로 공격하는 것이 가능하다. 상대방의 유닛을 제거하면 전투의 무작위성에 영향을 미친다. 결론적으로 현재 6~7개의 유닛만으로도 많은 변수가 생기는데, 너무 많은 유닛이 추가되면 이러한 재미 요소가 떨어질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수요가 있다면 다인 모드를 고려할 수도 있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보드게임 향수 담은 ‘문 브레이커’, 도색 재미까지 더했다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