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오래 잘 써야죠”… 공동주택 장수명화 해법은

기사승인 2022-09-17 06: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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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오래 잘 써야죠”… 공동주택 장수명화 해법은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사진=박효상 기자

“공동주택을 얼마나 안전하고 쾌적하게 관리하느냐,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입니다”

주택의 수명연장(장수명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공동주택 거주비율과 노후주택 증가하면서 쾌적한 거주환경 조성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 이를 위해 장기수선계획 제도 개선과 인센티브제 도입 등의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 “공동주택 관리 따라 삶의 질도 변화”

15일 국회에서 열린 ‘공동주택 장수명화와 관리비의 효율적 운영방안’ 토론회에서 강은택 한국주택관리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수의 국민이 거주하고 있는 공동주택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국민들의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중앙정부의 직·간접적인 관리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동주택은 여러 가구가 한 건축물 안에서 각각의 공간을 갖고 생활할 수 설계된 주택이다. 아파트를 비롯해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등이 공동주택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들어서부터 공동주택 거주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한국주택관리연구원에 따르면 공동주택 거주 비중은 1980년 10.1%에서 2000년 59.3%, 2020년 78.0%로 올랐다. 다가구주택(원룸)과 주거용 오피스텔까지 공동주택의 범주에 포함시키면 이 비중은 더 높아진다. 

공동주택 거주가 장기화 되면서 노후주택 비중도 늘어가고 있다. 통계청 주택총조사 자료(2020년 기준)에 따르면 준공한 지 20년 이상 된 주택(아파트, 단독, 연립, 다세대)은 전국 1831만1973가구 중 896만380가구로 약 48.9%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47%), 제주(43.2%), 경기(38.3%), 세종(13.7%)을 제외한 모든 지역은 노후 주택 비율이 50%를 넘었다.

정부도 문제점을 인지하고 노후지역 재정비를 추진 중이다. 신도시 재정비 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도시 노후화에 따른 주민불편이 늘어가고 있는 만큼 신도시 재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사업 추진 속도는 지지부진하다.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3기 신도시 입주가 1~2년가량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3기 신도시 최초입주 시기를 2025~2026년으로 예측했지만 현재 2027년 하반기까지 밀린 지역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후보지발표 이후 최초입주까지 8~9년 소요, 지난해 시행한 사전청약의 대상자들도 입주까지 5-6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내 집, 오래 잘 써야죠”… 공동주택 장수명화 해법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공동주택 장수명화와 관리비의 효율적 운영방안’ 토론회.   사진=조현지 기자

◇ “공동주택 장수명화 위한 제도적 장치 필요”

이에 공동주택 장수명화 활성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조만현 한국주택관리협회 회장은 “공동주택이 중심이 돼 있는 우리나라의 주택시장에서 준공 후 30~40년 경과한 수준에서 재건축이 일반화됐다. 외국 주택 수명 절반 이하 수준에 그쳐 자원낭비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며 “공동주택의 장수명화와 관리비의 효율적인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합리적인 장기수선계획 및 조정제도 등 제도개선 추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동주택관리법 제29조에 따라 공용부분 주요시설물의 보수·수선공사에 대해 수립하는 계획이다. 남양우 대한주택관리사협회 부회장은 “현재 장기수선계획은 형식적으로 수립되고 있으며, 수립된 장기수선계획서의 조정도 절차의 어려움으로 관리현장의 현실을 적시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최초 사업주체가 수립하는 장기수선계획서부터 적정하게 수립하기 위해 전문기관 등에 의한 자문을 의무화 할 필요가 있다”며 “관리현장에서 매우 어려워하는 장기수선계획 수시조정 절차를 현실에 맞게 조정절차를 완화해야한다. 장기수선계획서 적정 수립 을위해 ‘전문기관 등에 의한 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동주택 장수명화를 위한 인센티브 도입 필요성도 언급됐다. 조 회장은 “신축분야에서는 장수명화를 위한 의무대상 세대수의 확대와 인센티브를 통한 장수명화 촉진 방안과 재건축 단지에 대한 장수명 주택 설계 전제 방안 등이 필요하다”며 “기존 주택에 대해선 유지관리를 잘하는 공동주택에 대한 관리비 절감, 장수명화 단지에 대한 세금감면, 포상, 단지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