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마스크, 어린아이부터 단계적으로 벗는 게 좋을 듯”

[이영광의 간(間)보기]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기사승인 2022-10-03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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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마스크, 어린아이부터 단계적으로 벗는 게 좋을 듯”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엄중식 제공)

지난 4월 말 정부는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해제했다. 하지만 실외더라도 50인 이상이 모이는 집회나 콘서트 혹은 축구나 야구 등 스포츠 시설에선 마스크 착용을 하도록 했다. 그러나 지난 9월 24일부터는 50인 이상 모여도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해제했다. 괜찮은 걸까?

실외 마스크 해제 등 코로나19 방역 완화와 함께 현재 상황에 의견을 들어 보고자 지난 9월 30일 가천대 길병원의 엄중식 교수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엄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체, 큰 영향 안 줄 것”

- 실외에서 마스크 벗어도 되는 걸 4월에 결정했어요, 하지만 실외라도 50명 이상이 모이면 마스크 써야 했어요. 그러나 26일부터는 이마저도 해제했잖아요. 이제 야구장이나 실외 콘서트장서도 마스크 벗어도 되죠. 이걸 시행한 지 5일 지났는데 어떻게 보세요?
“지금 전체적인 유행 경과에 큰 영향 미칠 거라고 생각 안 해요. 왜냐하면 지금 BA.5에 감염된 분들도 굉장히 많은 상황에서 정점이 지나갔기 때문에 이 감염된 사람들이 중간중간에서 전파 차단해 주는 역할 할 거예요. 그래서 다시 큰 유행으로 일어나지는 않을 텐데 문제는 콘서트나 프로 경기 같이 사람들이 운집해서 구호 외치거나 소리 지르는 형태의 모임에서는 실외라더라도 일부 감염자들이 집단으로 생길 가능성이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감염이 전체적인 유행에 큰 영향 못 주죠, 게다가 통상적으로 그런 모임에 가는 분들이 대부분 고위험군이 아니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중증으로 진행하는 환자들이 별로 없어요. 또 BA.5의 치명률은 한 0.05% 정도라고 알려진 만큼 치료나 진단과 관련된 시스템도 잘 돌아가는 편이라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가 전체적으로 큰 영향은 안 줄 것 같아요.”

- 일반인이 고위험군에 전파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전문가들은 고위험군들과 밀접하게 접촉하는 형태의 생활 하시는 분들에게 고위험군과 마찬가지로 마스크 착용 강력히 권고하죠. 그리고 스스로 고위험군이 아니지만 나를 통해서 다른 고위험군의 감염이 가능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정도의 경험이 일반 시민들에게 축적이 됐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BA.5의 치명률을 고려하면 그 정도의 치명률 때문에 계속해서 실외 마스크 유지하기에는 실효성이 점점 떨어져 가고 있거든요. 우리가 소소한 어려움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현재 같은 상황에서 거시적으로 실외 마스크 착용을 해제할 때가 된 게 분명한 것 같습니다.”

- 그럼 실내에서 마스크는 어때요?
“실내 마스크 의무를 해제하는 건 여전히 논의 과정에 있는데 생각보다 찬반이 팽팽해요. 실내 마스크 의무 의무를 해제하자고 주장하는 분들 같은 경우 사실상 식당 등 음식 먹고 마시는 곳에서 이미 마스크를 벗는데 계속해서 착용하는 게 의미가 있겠냐는 거죠. 또 실내 마스크 착용은 그래도 유지를 좀 더 해야 한다는 입장은 지금 코로나19가 많이 감소는 하지만 여전히 3~4만 명 단위의 감염자가 확진이 나오는 상황이라 조금 더 규모를 줄어야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한 상황이에요.
게다라 지역의 대형병원 응급실 같은 데는 한 2주 전부터 소아 환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났어요. 소아 환자들의 상당수가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으로 오고 있거든요. 코로나19가 유행하지 않을 때도 12월에서 2월 사이에는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된 중증 소아나 성인들로 중환자실 자리가 모자라는 상황이 생기거든요. 코로나19는 계속 안정적으로 줄고 있지만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의 유행이 예년보다 확실히 빠르고 상당히 큰 규모로 오고 있기 때문에 결국 지금 실내 마스크 착용을 해제했을 때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의 유행이 커지면 병상 체계의 부담은 다시 증가할 것이 너무나 자명해서 이 기간을 넘기고 나서 새로운 학기가 들어올 때쯤 어린이 중심으로 먼저 마스크 착용 해제해 가는 단계적 해제를 해보는 게 어떤가라는 생각하고 있어요.”

“방역 체계, 국가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어”

- 아직은 빠르다고 보세요?
“네. 왜냐하면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한 것도 얼마 안 됐잖아요. 이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고 예측하지만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무리 짧아도 2~4주는 봐야 되고 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런 인플루엔자나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의 유행이 10월 11월에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보고 결정하지 않으면 경우에 따라 실내 마스크 착용을 해제하고 코로나19는 늘지 않는데 다른 호흡기 질환이 크게 돌아서 다시 병원 의료 대응 체계에 엄청난 부담이 될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그거는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을 하는 거죠.”

- 마스크 의무화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인 거로 아는데 우리나라는 왜 유지하는 건가요?
“사실 어떤 방역 체계를 어떻게 운영하느냐는 국가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죠. 예를 들면 저개발국 같은 경우 마스크 공급이 제대로 안 돼요. 당연히 착용을 의무화할 수 없는 나라도 많았고 또 유럽이나 미국 같은 경우는 마스크에 대한 문화적 정서적 반감이 대단히 큰 나라들이거든요. 이런 나라에서 정서적인 저항 극복하면서 마스크 착용을 계속 의무화시키는 건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런 것도 있고요.
또 하나 우리나라 같은 경우 신종 감염병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들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편이에요. 그런데 선진국 중에 일부 국가에서는 신종 감염병으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하는 건 어쩔 수 없다는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많아요. 그러다 보니 그런 정서적인 차이 문화적인 차이가 있죠. 그리고 마스크 착용과 관련돼서 또 중요한 게 사회 환경이거든요. 우리처럼 대도시 중심으로 아주 인구 밀도가 높은 형태의 사회 구성하는 나라는 마스크를 쉽게 벗지 못하죠.”

- 마스크 쓸 때와 벗을 때 장단점이 있을 것 같은데.
“ 아무래도 착용률이 높게 유지가 되면 전체적인 유행이 커지지 않죠. 그다음에 느리게 진행하는 것 때문에 오는 중환자나 사망자 관리에 상당한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죠. 단점은 마스크 착용하다 보니까 불편한 거죠. 숨쉬기도 불편하고 어떤 분들은 운동 같은 거 할 때도 상당히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 하다못해 야구장 가서 소리를 마스크 쓰고 지르면 시원한 느낌도 안 드는 불편함이죠.”

- 아이들은 성장하는 데 안 좋은 영향을 준다는 주장도 있던데.
“일부 교육계에서 언어 발달에 영향을 준다는 걸 계속 지적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린이들 중심으로 마스크 착용을 풀어가는 게 오히려 좋겠다고 생각하는 게 이 연령층의 아이들이 항체 조사를 결과를 보면 거의 80%가 항체 양성이거든요. 백신 접종을 거의 안 한 연령층인데도 불구하고요. 그러다 보니까 이 연령층에서 백신 접종과 관련된 정책 결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만 결정한 다음에 이 연령대부터 마스크를 벗겨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질병청은 내년 봄에 연령에 상관없이 다 벗게 하겠다는 거 아닌가요?
“아니요. 질병관리청이 일괄적으로 다 모든 연령층에서 마스크 착용을 중단하자고 결정한 바가 없습니다. 마스크 착용을 실내에서 해제하는 것도 어떻게 할지에 대해 논의하는데 잠정적인 시점을 내년 3월쯤으로 보고 연령별로 단계적으로 제한을 해제할지 또 병원이나 요양원 그리고 대중교통에서는 마스크 착용 남길지 이런 것들 결정을 다시 하자고 얘기하는 상황이에요.”

“일일 확진자 2~3개월은 계속 감소할 듯”

- 그럼 연령별로 해제한다면 일반인은 언제 즈음 마스크 벗을 수 있을까요?
“사실 젊고 건강한 연령층은 실내 마스크 착용의 시점을 전체적인 의료 대응 체계의 부담과 연동해서 보면 된다고 봐요. 그래서 의료 대응 체계가 코로나19를 포함한 여러 가지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에 대해서 충분히 대응이 가능한 수준으로 의료적인 부담이 줄어든다면 그 시점에 건강한 분들은 마스크 착용 중단해도 될 거로 생각하는데 문제는 그렇게 했다가 만약 유행이 어떤 형태로든 커지면 또 아주 복잡한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연령별로 단계적으로 풀어가는 게 어떻겠냐고 얘기를 하는 거고요. 단계적으로 풀어가는 과정에서는 한 2주 정도 간격을 두고 순차적으로 풀어가면 될 것 같거든요.”

- 현재 일일 코로나 확진자가 감소하는 건 어떻게 보세요?
“일단 이 상태로 한 2, 3개월은 계속 감소할 거로 생각해요. 그런데 지금 정재훈 교수도 그렇고 3개월 넘기는 예상은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고 해요. 그래서 지금 대로라면 한 12월까지는 계속 감소할 거라고 보고 여기에 새로운 변이의 유입만 없다면 1, 2월까지도 막 증가하는 형태로 돌지는 않을 것 같고요. 그 상태에서 중간에 백신 접종 어떻게 드라이브 거느냐와 전체 국민의 면역력이 어떻게 감소하는지에 따라서 3월에 다시 유행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을 정은옥 교수팀이 한 적 있거든요. 그런데 그건 너무 먼 예측이라서 정확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단서는 달려 있어요.”

- 트윈데믹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사실상 트윈데믹이 시작됐다고 봐도 되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인플루엔자 환자가 점점 늘어나기 때문에 지금 1차 의료기관이나 응급실 이런 데서는 상당히 고생하고 있거든요. 왜냐하면 일단은 코로나 검사를 하고 음성이면 다시 인플루엔자 검사하고 이러고 있거든요. 이걸 한 번에 해결을 못 보니까 그만큼 진단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가 있고 그다음에 동시 검사를 못 하는 한계가 있다 보니까 응급실 체류 기간이나 외래에서의 진단 등이 증가하고 있는 경향이죠.”

- 코로나19 출현 이후 작년까지는 인플루엔자가 감소했는데 왜 올해는 늘어나는 건가요?
“결국은 사람들의 접촉이 늘어난 게 가장 중요한 이유인 것 같아요. 그리고 마스크 착용 유지하는 비율도 줄고 전반적으로 한 2년 정도 인플루엔자가 돌지 않으면서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률도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고 또 자연스럽게 감염돼서 인플루엔자를 경험했던 인구도 최근에는 굉장히 줄어들어 있다 보니 인플루엔자 유행의 감수성이 높아져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죠.”

- 지금 코로나 백신 상황은 어떤가요?
“지금 기존 백신은 계속 접종을 진행하는 데 드라이브가 안 걸리는 것 같고요. 계량 백신은 지금 사전 예약을 받고 있는데 생각보다는 꽤 많은 사람이 사전 예약을 신청하고 있어서 계량 백신을 통한 접종이 조금 더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 같아요.”

“입국 후 코로나 검사 중단, 적절해”

- 입국 후 코로나 검사를 폐지하기로 오늘(9월 30일) 결정 났는데 괜찮을 건가요?
“크게 문제는 없을 것 같아요. 지금 입국 후 PCR 검사에서 양성률이 1%가 안 돼요. 게다가 최근 유행을 보면 외국과 우리나라의 유행 양상이 시차가 거의 없어진 상황이라서 이걸 의무적으로 하게 할 이유는 없고 또 비용도 상당히 계속 증가하고 있거든요. 그에 비해 양성률은 떨어지죠. 새로운 변이의 모니터링을 위에서 너무 많은 비용을 지급하는 꼴이 돼버리기 때문에 지금 중단하는 건 적절하다고 봅니다.”

- 확진자 의무 격리 단축은 어떻게 보세요?
“이건 아직 결정이 안 났고 계속해서 지금 논의 중인데요. 격리 의무를 아예 없애지는 못할 것 같고 지금 5일 정도로 단축시키는 얘기를 하고 있어요. 5일 정도로 단축하는 것과 관련해 그럼 5일 이후에 전파력이 없냐는 부분이 검토돼야 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증상 발현 시점으로 5일째면 한 이틀 정도는 전파력이 상당히 남아 있는 상황으로 우리나라 연구 결과가 있어서 이 부분을 증상 발현 시점으로 할 건지 진단 시점으로 할 건지 그런 얘기가 왔다 갔다 하고 있는데 아직 결론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에요.”

- 교수님 생각은 어떠세요?
“감염병과 환자만 생각한다면 저는 7일 격리 유지하는 게 더 좋다고 보는데요. 격리 유지하는 것과 관련해서 보상해주고 있는데 이 보상금의 규모가 적지가 않은 부분이 있어서 그런 실질적인 고민이 정부에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실제로 이렇게 일주일씩 격리를 유지했을 때 오는 여러 가지 불편함을 불편함이 계속 민원으로 오나 봐요. 그런 것들도 있어서 이걸 그냥 진단일 기준으로 5일로 줄이면 어떨까라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아직 이 부분은 자신 있게 얘기하기가 어렵네요.”

- 전망은 어떻게 하세요?
“지금 같은 상황이면 계속 6개월 정도 단위로 유행이 왔다 갔다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새로운 변이가 생기는지 그리고 유입이 되느냐에 따라서 유행의 규모가 바뀔 것 같고요. 만약 오미크론 하위 변이에 의한 반복적인 유행이 된다면 최근에 경험한 유행보다는 작은 규모의 유행이 한 6개월 정도 간격으로 반복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그것도 새로운 백신의 영향이나 효과도 반영돼야 하기 때문에 또 한 1년 정도 지켜봐야 되지 않나 해요. 지금 3년째 들어서잖아요. 그러면서 전체적인 유행 분석이나 또 앞으로의 예측이 점점 가능해지는 영역이 생기는데 아마 내년쯤 지나고 나면 좀 더 확실하게 우리 사회에서 자리 잡을지 알 수 있게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계절성 유행보다 토착화될 가능성이 많은 거 같아요, 그러니까 연중 일정한 환자가 계속 나오는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좀 더 높아 보여요.”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