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X, 세계 최강이었던 팀의 몰락 [LCK]

기사승인 2023-02-24 22: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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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X, 세계 최강이었던 팀의 몰락 [LCK]
부상 당한 DRX 원거리 딜러 ‘덕담’ 서대길.   쿠키뉴스DB


세계 최고였던 DRX가 한 시즌 만에 추락했다. 반등도 어려워 보인다.

DRX는 24일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2라운드 젠지e스포츠와의 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0대 2로 패했다. 7연패 늪에 빠진 DRX는 10패(1승, -14)째를 기록하며 10개 게임단 중 9위에 자리했다.

DRX는 이날 결과로 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이 힘들어졌다. 잔여 일정에서 모두 승리하면 8승을 기록하게 되는데, 현재까지 7승 이상을 기록한 팀만 6개라 불가능에 가깝다.

세계를 호령했던 챔피언의 몰락이다.

DRX는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열린 ‘2022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T1과의 결승전에서 3대 2로 승리하며 세계 최강의 팀이 됐다.

새 시즌을 앞둔 DRX는 롤드컵 우승 주역들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코치진과 선수들을 영입했다. 잔류를 택한 ‘베릴’ 조건희를 중심으로 기존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라스칼’ 김광희, ‘크로코’ 김동범, ‘페이트’ 유수혁, ‘덕담’ 서대길이 새롭게 합류했다. 좋은 로스터를 갖추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됐지만, 실상은 예상과 전혀 달랐다.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메인 오더의 부재다. 라인전 이후 선수단의 생각이 단합되지 않는다. 근거 없이 갑작스럽게 교전을 열어 패배하는 모습이 자주 연출된다. 시야 작업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진출하다 쓰러지기도 한다. 

17일 한화생명전 패배 후 기자단과 만난 김목경 DRX 감독은 “동네 축구처럼 우르르 몰려 다닌다”며 “콜이 너무 갈리다 보니 이러한 상황이 계속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낮은 라인전 체급도 문제다. 특히 바텀 지역에서 계속해서 패전보가 울린다. 그나마 탑 라이너인 김광희가 시즌 초반 분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즌이 진행될수록 팀과 함께 가라앉고 있다. 작년 강한 공격성을 보여주던 김동범의 영향력도 미미하다. 김동범은 과거 라이너들의 강한 라인전을 근거로 상대 정글에 과감하게 진입했지만, 현 체제에선 그러한 장점을 발휘하기 힘든 상황이다. 

설상가상 부상자도 나왔다. 23일 주전 원거리 딜러 ‘덕담’ 서대길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다. 2군 소속 ‘플레타’ 손민우를 제지전에 대체 투입했으나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고민을 안겼다. 

앞으로의 여정도 난관이 예상된다. DRX는 26일 브리온을 시작으로 디플러스 기아, 농심 레드포스, T1, 리브 샌드박스, 광동 프릭스, KT 롤스터와의 일전을 앞두고 있다. 10위인 농심을 제외하면 모든 팀이 상대적 강팀이다. 현 경기력으론 농심과의 승리도 장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기훈 기자 misha@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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