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갈아타기’ 플랫폼, 대출시장 ‘메기’ 될까

신용대출 대환대출 플랫폼 5월 출시 예정
대통령실, 플랫폼 금리인하 견인 기대
관건은 대출 요건, 우대금리·대출한도 걸림돌

기사승인 2023-05-09 06: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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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갈아타기’ 플랫폼, 대출시장 ‘메기’ 될까
쿠키뉴스DB

신용대출 금리 인하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되는 비대면 ‘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플랫폼이 이르면 이달 말 출시된다.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은행과 카드사, 핀테크 업체 등이 출시를 위한 막판 준비에 분주한 상황이다. 

다만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의 기능이 단순 금리 비교와 신청에 그칠 경우 ‘용두사미’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소비자가 손쉽게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대환대출 플랫폼 인프라가 이르면 5월말 구축된다. 일단 신용대출을 대상으로 인프라가 구축되며, 주택담보대출은 올해 말을 목표로 구축이 추진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간 경쟁촉진 지시에 따라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에 본격 나섰다. 대통령실은 대환대출 플랫폼이 국민의 대출 이자부담을 낮출 것으로 상당한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 3월 “오는 5월부터 실시될 대환대출 플랫폼에 총 53개 금융회사와 23개 대출 비교 플랫폼이 참여한다”며 “은행뿐 아니라 플랫폼 간 경쟁까지 가세해 대출 이자는 물론 플랫폼 수수료 역시 상당 부분 인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수요도 상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국내 18개 은행의 3월 취급한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5.34~11.38% 이다. 올해 1월 취급분 평균 금리 6.32~12.11% 보다 하락했지만 지난해 1월 금리(3.67~7.45%)와 비교해 보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금융사별 신용대출 금리 차이가 존재하고 국민이 고금리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만큼 대출금리를 낮추려는 이들이 플랫폼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는 플랫폼 출시와 함께 대규모 고객 이동에 대한 우려도 있다. 특히 비교적 제1금융권보다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우려가 크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우량 고객이 이탈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염두 하고 있다”며 “그에 따라서 건전성 하락이나 제2금융권 간의 경쟁 심화로 사회적 비용 등이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이 신용대출 금리 인하를 견인하기 위한 관건은 대출 요건에 달려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출을 실제 갈아타기 위해서는 단순 제시 금리 외에 우대금리는 물론 대출한도, 다른 금융상품까지 고려해야할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대출을 옮겨 간다는 건 주거래 은행을 바꾼다는 의미랑 같다”며 “은행과 대출만 거래하는 것이 아닌 만큼 여러 요건들을 플랫폼이 얼마나 맞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서 대출금리 비교 플랫폼이 출시되고 대출 시장의 메기가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큰 영향을 미치지 못 했다”며 “단순 비교와 신청만으로 시장의 큰 변화를 도모하기 쉽지 않다”고 부연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