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리 액세스’ , 국내 게임사 글로벌 진출 교두보

기사승인 2023-05-24 18:3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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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리 액세스’ , 국내 게임사 글로벌 진출 교두보
지난 19일 얼리 액세스 시작한 ‘베일드 엑스퍼트’.   넥슨

지난 2013년 PC 게임 플랫폼 ‘스팀’이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를 도입한 이후, 10년이 지난 현재 얼리 액세스는 국내 게임사들이 선호하는 선택지가 됐다. 이제는 중·소 게임사뿐만 아니라 국내 대형 게임사들도 게임 출시 단계에서 얼리 액세스를 선호하는 모양새다. 최근 넥슨, 크래프톤, 넷마블 등의 대형 게임사들은 신작 게임들을 얼리 액세스로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고 있다. 

넥슨은 지난 19일 ‘베일드 엑스퍼트’의 글로벌 얼리 액세스를 시작했다. 

베일드 엑스퍼트는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닌 요원들이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에서 싸우는 PC 슈팅 게임이다. 지형지물과 물품 구매를 이용해 다른 이용자와 대결할 수 있다. 

24일 기준 스팀DB가 집계한 차트에 따르면 베일드 엑스퍼트의 얼리 액세스 첫 날 최다 동접자 약 9200명을 기록했다. 스팀 평가 기준에서도 64%가 ‘복합적(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넥슨은 지난해 10월엔 ‘데이브 더 다이브’의 얼리 액세스를 통해 큰 수확을 거뒀다. 

데이브 더 다이브는 넥슨의 게임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이 개발한 하이브리드 해양 어드벤처 게임이다. 주인공 ‘데이브’가 2D 픽셀과 3D로 표현된 바다를 탐사하며 해양 생물을 포획하는 어드벤처 요소와 초밥집을 운영하는 타이쿵 요소가 결합된 것이 특징이다.

데이브 더 다이브는 얼리 액세스 이후 판매량과 인기 순위 모두 최상위권에 등극했다. 스팀 이용자 97%로부터 긍정적이란 반응을 이끌었다.

넥슨은 오는 6월 20일부터는 일주일 동안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 참가해 ‘워헤이븐’의 얼리 액세스 체험판을 공개한다. 워헤이븐은 칼, 창 등 냉병기가 존재하는 판타지 세계 ‘헤러스’의 대규모 전장에서 ‘연합’과 ‘마라’ 두 진영이 16대 16으로 나뉘어 맞붙는 대규모 PVP(이용자 간 대결) 게임이다.

‘얼리 액세스’ , 국내 게임사 글로벌 진출 교두보
지난달 27일 얼리 액세스 진행한 ‘디펜스 더비’.   크래프톤

크래프톤은 지난달 27일부터 약 2주간 ‘디펜스 더비’의 얼리 액세스를 한국, 태국, 대만, 인도 등에서 진행한 바 있다. 

크래프톤의 독립 스튜디오 라이징윙스가 개발한 디펜스 더비는 타워 디펜스 장르에 심리전과 시너지 효과를 더한 디펜스 게임이다. 4명의 이용자는 스카우팅을 통해 카드를 획득하고 덱을 구성해 최후의 1인이 될 때까지 몬스터로부터 자신의 ‘캐슬(성)’을 방어해야 한다. 

테스트 기간 동안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게임 만족도 평점은 5점 만점에 4.6점을 기록했다. 강문철 라이징윙스 부사장은 “얼리 액세스 테스트를 통해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며 “테스트 기간 동안 수렴한 이용자 의견을 바탕으로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얼리 액세스’ , 국내 게임사 글로벌 진출 교두보
‘파라곤:디 오버프라임(파라곤)’.   넷마블

넷마블은 지난해 12월 3인칭슈팅(TPS) PC 게임 ‘파라곤:디 오버프라임(파라곤)’을 얼리 액세스로 출시했다. 24일 기준 스팀 게임 이용자 55%에게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파라곤은 각각 독특한 스킬을 가진 영웅 27종 중 하나를 선택해 상대편 기지를 파괴하고 점령하는 게임이다. 영웅과 100여종의 아이템을 조합해 실시간으로 변하는 전황을 3인칭 시점에서 플레이한다는 특징이 있다. 

스팀은 소규모 게임사의 개발비 부담을 덜기 위한 취지로 얼리 억세스를 처음 도입했다. 게임사는 미완성된 게임을 판매해 개발비를 충당할 수 있고, 이용자로부터 장기적인 피드백을 받아 보다 완성도 높은 게임을 제작할 수 있다는 등의 장점이 있다. 이밖에 글로벌 이용자들의 선호도 등을 얼리 억세스를 통해 미리 엿보고, 이를 최종 개발 단계에 반영해 게임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얼리 액세스에 대해 “이전부터 있던 개념이었다”면서도 “게임사가 테스트와 서비스를 섞는 마케팅 기법을 정교하게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제 얼리 액세스는 하나의 통과 의례가 된 추세”라며 “(게임사의 입장에선) 빠르게 변화하는 2030 세대 이용자의 마음을 받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얼리 액세스는 2030 이용자들에게 ‘특별함’이라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첨언했다.

성기훈 기자 misha@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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