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질문에 답한 김범수…“카카오, 모든 것 재검토·설계”

기사승인 2023-12-11 16: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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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질문에 답한 김범수…“카카오, 모든 것 재검토·설계”
카카오 판교아지트. 사진=박효상 기자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카카오의 모든 것을 재검토하고 새롭게 설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11일 오후 2시 카카오 본사 임직원과 카카오의 향후 방향을 논의하는 간담회 ‘브라이언톡’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 현장에는 임직원 400여명이 참석했다. 임직원들은 20여가지 질문을 쏟아냈다. 이에 김 위원장이 답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행사는 1시간30분가량 진행됐다.

임원기 카카오 부사장은 “쇄신안에 대해 크루(임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카카오의 전면쇄신 의지를 밝힌 자리였다”면서 “앞으로도 소규모 자리를 만들어 대화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질문이 오갔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간담회 내용을 토대로 향후 투쟁 방향에 대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임직원 질문에 답한 김범수…“카카오, 모든 것 재검토·설계”
임원기 카카오 부사장이 임직원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소연 기자 

김 위원장은 같은 날 사내 공지를 통해 “기술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카카오를 설립해 카카오톡을 세상에 내놓은 지 14년이 되어 간다”며 “‘무료로 서비스하고 돈은 어떻게 버냐’는 이야기를 들었던 우리가 불과 몇 년 사이 ‘골목상권까지 탐내며 탐욕스럽게 돈만 벌려 한다’는 비난을 받게 된 지금의 상황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성장 방정식이라고 생각했던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카카오와 계열사는 스타트업이 아니다. 규모가 커지고 위상이 올라가면 기대와 책임이 따르기 마련인데 그동안 우리는 이해관계자와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를 맞춰오지 못했다”고 이야기했다.

구성원을 향한 사과도 있었다. 김 위원장은 “우리를 향한 기대치와 그 간극에서 발생하는 삐그덕대는 조짐을 끓는 물 속의 개구리처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며 “이런 상황까지 이르게 된 데 대해 창업자로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임직원 질문에 답한 김범수…“카카오, 모든 것 재검토·설계”
간담회를 마친 후 이동하는 카카오 임직원들. 사진=이소연 기자 

근본적인 변화도 강조됐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배를 건조하는 마음가짐으로 과거의 관성을 버리고 원점부터 새로 설계해야 한다”며 “계열사마다 성장 속도가 다른 상황에서 일괄적인 자율경영 방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투자와 스톡옵션과 전적인 위임을 통해 계열사의 성장을 이끌어냈던 방식에도 이별을 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분적인 개선과 개편으로는 부족하다. 모든 것을 재검토하고 새롭게 설계해 나가겠다. 회사의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이야기했다.

향후 카카오에는 전면적인 구조 개혁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확장 중심의 경영전략 리셋 및 기술 핵심 사업 집중 △그룹 거버넌스 개편 △기업 문화 변화 △새로운 리더십 등을 언급했다.

카카오는 SM 시세조종 의혹 등 사법리스크에 휩싸였다. 카카오 택시 등도 독과점과 수수료 이슈 등으로 비판을 받았다. 카카오는 경영쇄신위원회와 외부 감시 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를 설립, 뼈를 깎는 쇄신에 돌입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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