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 후 극단선택 이어진 사람, ‘이런 특징’ 보인다

기저질환·장애 등 영향…“차별화된 예방전략 필요”

기사승인 2024-01-22 15:4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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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 후 극단선택 이어진 사람, ‘이런 특징’ 보인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자해 후 자살로 이어지는 위험 요인을 규명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치명적인 자살 도구를 이용한 적이 있거나, 정신과 진단 병력이 있으며, 기저질환자나 경증 장애인인 경우 자살 위험이 더 높았다.

박유랑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교수와 김혜현 박사, 사회복지대학원 송인한 교수, 이진혁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사 연구팀은 자해 환자군이 갖는 특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연구(Psychiatry Research)’에 게재했다고 22일 밝혔다.

2021년 기준 국내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는 24.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2배 이상 높다. 최근 20년간 다른 OECD 회원국 자살률은 줄었지만, 국내 자살률은 46% 상승하기도 했다. 자해 환자는 자살 사망의 고위험군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 연구에선 자해 환자가 일반 인구보다 자살 위험이 30배 이상 높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고위험군의 자살 사망과 관련된 요인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2002~2020년 자해로 병원을 방문한 이력이 있는 6332명을 대상으로 일반 인구와 달리 자해 환자군에서 나타나는 특성을 확인했다. 또 자해 환자군에서 자해 후 자살로 사망한 환자의 사망 위험 요인을 규명했다. 

연구 결과, 일반 인구와 비교해 자해 환자군은 사회경제적 요인에서 차이를 보였다. 자해 환자군에선 흡연자, 의료급여 수급자, 정신질환 병력,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를 가진 경우가 많았다.

자해 이후 사망으로 이어진 환자군은 생존한 환자군과 비교해 임상적 요인에서 차이를 보였다. 정신과 진단 병력이 있고, 치명적인 자살도구를 이용한 경험이 있으며, 경증 장애인인 경우 사망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또 환자가 보유하고 있는 기저질환의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환자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CCI(Charlson Comorbidity Index) 점수가 높을수록 자살 위험이 높았다.

박유랑 교수는 “자해 후 생존한 환자와 달리 자해 후 자살 사망자에서 특징적으로 보이는 위험 요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자살 고위험군인 자해 환자를 대상으로 차별화된 자살 예방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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