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은 40~50대 남성의 대표 질환으로 유명했지만 최근 들어 20~30대 젊은 통풍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는 변화된 식습관과 생활습관으로 젊은 환자가 늘고 있다며 너무 심한 운동은 삼가고, 균형된 식단으로 바꾸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2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022년) 통풍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지난 2018년 43만953명에서 2022년 50만9699명으로 약 18.3% 증가했다. 연령대별 통풍 환자의 증가율은 20대가 48.5%로 가장 많았고, 30대 26.7%, 40대 22.6% 순이었다.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이 우리 몸속에서 신장을 통해 배출되지 못하고 과다하게 쌓이면서 결정이 돼 혈관을 타고 다니다 요산염이 관절과 주위 연부조직에 침착되는 질병이다.

최근 들어 병원을 찾은 통풍 환자 중 20~30대가 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변화된 식습관과 음주, 생활습관, 스트레스 등을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집에서 배달음식과 혼술 등을 즐기면서 신체 활동은 줄고 고지방, 고단백 위주의 음식 섭취는 늘어 비만해진다는 분석이다.

야식으로 많이 찾는 치킨이나 고기류, 술 등에는 ‘퓨린’이라는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있는데, 퓨린이 몸에서 과도하게 쌓이게 되면서 통풍을 유발한다. 과일주스나 과당이 높은 탄산 청량음료도 혈중 요산 농도를 높일 수 있다. 요산 농도가 과다하게 오르면 ‘통풍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최근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하이볼이나 소맥(소주와 맥주), 맥사(맥주와 사이다), 막맥(막걸리와 맥주) 같은 혼합술이 유행하며 위험성이 더 커졌다.

통풍 유발 요인은 과음과 과식으로 인한 비만이기 때문에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오히려 급격한 다이어트나 심한 운동이 통풍 발작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다이어트를 위해 굶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단식으로 체내 요산 농도는 떨어지겠지만 요산이 관절에 달라붙어 심한 관절통이 생기거나, 혈중 요산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고 급격한 변동을 일으키면 오히려 통풍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닭가슴살, 육류, 생선, 고단백질 등을 과잉 섭취하고 과도하게 운동하는 것도 통풍을 부른다.

폐경기 이후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이 나오지 않아 혈중 요산이 높아질 수 있어 60~70대 여성도 통풍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울러 100㎎의 저용량 아스피린은 요산 배출을 감소시켜 혈청 요산 농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 때문에 통풍 환자 중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경우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

송정수 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성인의 경우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의 양은 몸무게 1㎏당 0.8~1g 정도로, 체중이 70㎏인 성인 남자라면 하루에 56~70g 정도만 섭취하면 충분하다”며 “너무 심한 운동은 삼가고, 고단백질 음식 위주로 편식하지 말고 균형 잡힌 식단으로 바꾸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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