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하극상 논란에 유통업계 역풍…손절에도 ‘악플 테러’

기업들, 이강인 논란에 ‘손절’ 행보 이어져
SNS 비난 여론 봇물…불매운동 일기도
“소비자 반응 즉각적…타격 클 수 밖에”

기사승인 2024-02-21 10: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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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하극상 논란에 유통업계 역풍…손절에도 ‘악플 테러’
아시안컵 축구대표팀 선수 이강인이 주장 손흥민과 갈등을 빚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강인을 광고모델로 발탁한 기업들이 곤혹을 겪고 있다. 사진은 18일 서울 시내 한 음식점 앞에 설치된 이강인 광고물. 연합뉴스

최근 열린 아시안컵에서 손흥민과 이강인 선수를 둘러싼 불화설이 불거지면서 이강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했던 기업들이 고초를 겪고 있다. 부정적인 여론이 이어지자 관련 프로모션을 수정, 보류하면서 태세 전환에 나서는 분위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아라치 치킨은 이달 말 모델 계약이 만료되는 이강인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 홈페이지에 이강인이 등장하는 광고 영상도 삭제했다. 대신 SNS 광고는 유지하고 있다. 

아라치 치킨은 삼화에프엔씨가 2022년 출시한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로, 이강인을 전속 모델로 발탁하며 ‘이강인 치킨’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강인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면서 계약 연장을 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아라치 치킨은 이강인을 모델로 기용하면서 최근 6개월 기준 5억원이 넘는 마케팅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라치 치킨의 유튜브 채널과 인스타그램에는 악플 테러가 계속되고 있다. 관련 게시글에는 “광고 빼기 전엔 치킨 먹는 일은 없을 것”, “격투기 치킨”, “오늘부터 아라치 불매운동하겠다”, “이런 사람이 모델이면 아무리 맛있어도 안먹을 듯” 등의 비난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해당 논란 이후 기업들의 이강인 ‘손절’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최근 이강인 선수가 소속팀 복귀 후 치른 첫 경기를 국내에 중계하면서 그와 관련한 사진과 그래픽 등을 모두 지웠다. 그간 쿠팡플레이는 이강인 선수의 이미지를 홍보에 적극 활용해왔으나 여론을 의식해 이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도 이강인 소속팀인 파리 생제르맹 FC(PSG)와의 파트너십을 맺고 프로모션을 진행 중인 단계였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일부 점포에서 이강인 사진이 들어간 광고 이미지들을 내렸다. 프랑스 현지에서 활용하려던 홍보용 포스터도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KT 역시 진행 중이던 프로모션을 조기 종료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강인 사태로 인한 여파가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명인이나 인지도가 높은 셀럽을 제품 광고 모델로 활용하면 그만한 효과를 볼 수 있는 건 맞지만 비용 문제나 부정 이슈에 따른 리스크도 크다”면서 “특히 소비자들의 반응이 즉각적으로 드러나는 유통기업들은 타격이 더 클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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