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폭설, 죽어가는 야생동물 구조⋅보호 대책 절실

북설악 1m넘는 폭설, 먹잇감 부족⋅고립으로 탈진 잇따라

입력 2024-02-27 15:4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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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폭설, 죽어가는 야생동물 구조⋅보호 대책 절실
27일 강원 고성군 토성면 북설악 일대에서 천연기념물인 산양이 탈진한 채 마을주민들에게 발견돼 트랙터로 구조돼고 있다. 조병수 기자
이달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에 잦은 폭설로 인해 야생동물들이 고립과 먹이부족으로 죽어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강원 고성군 지역은 이달 산간지역의 경우 1m가 넘는 눈이 쌓인데다 일주일 가까이 눈이 녹지 않아 산속 야생동물들이 먹이부족과 깊은 눈속에 빠지면서 탈진으로 죽어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

27일 토성면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고성군 토성면 북설악 일대는 허리까지 눈이 쌓여 있고 곳곳에서 죽은 노루, 고라니 등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산속 골짜기는 눈이 1.5m를 넘을 정도로 깊이 쌓여 먹이활동을 전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죽어가는 야생동물이 가파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혹독한 폭설, 죽어가는 야생동물 구조⋅보호 대책 절실
27일 강원 고성군 토성면 북설악 일대에 내린 폭설로 인해 노루가 죽어 있다. 조병수기자
이 마을 주민은 "산속 이곳저곳에 야생동물들 사체가 많이 있다"며 "오늘도 탈진한 산양을 발견해 트랙터로 구조했다.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동물 구조를 위한 활동이 이뤄져야한다. 앞으로 야생동물 죽음이 더 가파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주민은 "산양과 같은 천연기념물을 구조해도 막상 도움을 받기 어렵다"며 "지자체는 유관기관에, 유관기관은 사회단체에, 사회단체는 다시 지자체에 떠넘기는 등 야생동물 구조와 보호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대책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민들이 야생동물을 구조해도 치료 또는 보호할 기관과 단체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폭설로 죽어가는 야생동물들의 구조와 보호를 위해서 정부 또는 지자체 차원에서 먹이주기, 보호⋅치료센터 지정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한편 이번 폭설 이후 설악산국립공원 야생생물보전원에는 하루 3건 정도의 야생동물들이 구조돼 들어오고 있다. 

조병수 기자 chobs@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