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그룹 피프티 피프티와 소속사 어트랙트 간 갈등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법정 제재인 경고를 의결했다.

방심위 방송소위는 5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한재신 ‘그것이 알고 싶다’ CP 의견을 들은 뒤 만장일치로 이같이 결정했다. 법정 제재 처분은 추후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심사 때 감점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해 8월 방송에서 피프티 피프티와 어트랙트, 외주 용역업체 더기버스 사이 분쟁을 다뤘으나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에게 편파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방심위는 해당 방송이 인터뷰 대역을 쓰면서도 자막으로 이를 고지하지 않았고, 방송 내용이 관련자의 명예를 훼손할 여지가 있다며 회의 안건에 올렸다.

한 CP는 “제작진의 지혜와 섬세함이 부족해서 멤버들의 편지를 소개하며 다소 감정적인 스토리텔링을 한 것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면서도 “이해 당사자인 세 측의 의견을 공평히 다루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류희림 위원장은 “제보자가 여성인데 대역을 남성으로 썼다. 성별을 바꾼 건 조작”이라고 질타했다. 이정옥 위원도 “(제보자가) 뒤돌아서 (인터뷰를) 하거나 모자이크 처리를 할 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 CP는 “제보자는 자신의 성별이 여성으로 특정되길 원치 않았다. 다만 인터뷰에 사용된 목소리를 제보자 육성을 변조해서 썼다”며 “방송 이후 제보자 신원이 특정돼 형사고소를 당한 상태다. 우리로선 신원을 보호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논란 이후 후속보도를 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로선 자세한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CP는 “현재 (전속관련 해지를 가리는) 본안 소송이 진행 중이고, 멤버들이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다시 방송하는 것은 상당히 조심할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피프티 피프티는 지난해 노래 ‘큐피드’가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에 진입하는 등 화제를 모을 당시 소속사에 계약해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멤버들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키나가 소속사로 복귀해 피프티 피프티 2기를 준비 중이다. 소속사와 외주업체는 민·형사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