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삼성호암상 수상 6명 선정…공학상 첫 여성 수상자 탄생

기사승인 2024-04-03 11:3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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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삼성호암상 수상 6명 선정…공학상 첫 여성 수상자 탄생
2024 삼성호암상 수상자. 삼성호암재단

학술과 예술, 사회봉사 등에서 혁신적 업적을 이룬 이들에게 수여하는 삼성호암상 수상자가 발표됐다. 공학 분야에서 첫 여성 수상자가 나왔다.

호암재단은 3일 ‘2024 삼성호암상 수상자’를 선정, 발표했다. 6명 중 4명이 여성으로 역대 가장 많은 여성 수상자가 선정됐다.

올해 수상자는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혜란 다윈(55) 미국 뉴욕대 교수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고(故) 남세우(54)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 연구원 △공학상 이수인(44) 미국 워싱턴대 교수 △의학상 피터 박(53)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 △예술상 한강(54) 소설가 △사회봉사상 제라딘 라이언 수녀(76) 등 6명이다.

각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다음 달 31일 개최될 예정이다.

국내외 저명 학자 및 전문가 46명이 참여한 심사위원회 및 65명의 외국인 석학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4개월 동안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했다.

학술 부문에서는 전통적 기초 과학 분야 외에도 최근 글로벌 IT 분야에서 혁신을 선도한 연구자들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예술 부문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큰 공감을 얻으며 순수 한국문학의 저력을 증명한 소설가, 사회봉사 부문에서는 국경과 인종을 초월하여 평생을 장애인들의 육체와 영혼의 치유에 헌신한 인사가 선정됐다.

과학상 화학·생명과학 부문 다윈 교수는 미국에서 출생한 한인 이민자의 자녀다. 전 세계에서 매년 100만명 이상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결핵의 발생과 인체 감염 기전을 밝혀온 세계적인 미생물학자다. 인간 등 일반 생물만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분해 시스템이 결핵균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혔다. 이를 통해 결핵을 포함한 다양한 감염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

과학상 물리·수학 부문 고 남 연구원은 ‘양자의 세계를 밝혀온 개척자’로 꼽힌다. 남 연구원은 세계 최고 효율의 단일광자 검출기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양자역학 분야의 오랜 논쟁이었던 ‘벨 부등식’의 실험적 위배 증명을 가능케 하는 등 양자역학과 양자정보과학 분야의 발전에 기여했다. 고 남 연구원의 검출기는 양자컴퓨터와 우주 암흑물질 탐색 등에 활용되고 있다. 그는 심사가 진행되던 지난 1월 작고했다.

삼성호암상 공학상 최초 여성 수상자로 선정된 이 교수는 인공지능(AI) 분야를 이끌고 있는 혁신가다. 그는 AI의 판단 및 예측 과정을 이해하고 결과를 설명하는 ‘설명가능한 AI’ 분야에서의 ‘SHAP’ 방법론을 개발했다. AI의 신뢰성을 향상시킨 세계적인 AI 인재다. 이 교수가 개발한 AI 기술은 각종 질병을 예측, 설명하는 AI 시스템 및 질병 치료법 개발 등 의료 분야에서 큰 파급효과를 보이고 있다.

의학상을 수상한 박 교수는 차세대 유전 정보 분석법으로 암세포를 해석한 세계적 권위자다. 그의 분석 기술은 전 세계 대학과 병원, 제약회사에서 암을 포함한 질병 연구에 활용 중이다. 인간의 암 유전 정보 지도 제작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등 암의 발생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암 치료 분야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예술상을 수상한 한 소설가는 소설 ‘채식주의자’로 한국인 최초로 영국의 부커상을 수상했다.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메디치상을 타는 등 해외에서 큰 호평을 받으며 한국 문학의 위상을 드높였다.

라이언 수녀는 아일랜드 성골롬반외방선교수녀회 소속으로 지난 50여년간 전남 목포 지역 장애인과 가족들을 돌보며 헌신해 왔다. 지난 1975년 한국 입국 후 의료 봉사를 시작, 1985년 목포 지역 최초의 장애인 복지시설 ‘생명의 공동체’를 설립했다. 이후에도 장애인 조기교육, 직업재활, 인식개선 등의 사업을 선도적으로 펼쳐왔다.

호암재단은 지난 1991년부터 삼성호암상을 통해 학술·예술 및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한국계 인사를 현창해왔다. 총 176명의 수상자들에게 343억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