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학생부종합전형 Q&A

글‧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

기사승인 2024-04-09 08:4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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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종합전형은 단순히 성적으로 선발하는 전형이 아니라 최근 몇 년간 변화를 계속해 왔기 때문에 수험생이 이를 막막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주요 대학들이 학생부종합전형에 관한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지만, 수험생들은 여전히 학생부종합전형을 어렵게 여긴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궁금해 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을 Q&A형식으로 정리해보았다.

제 내신 성적으로 어느 대학에 합격할 수 있을까요?

-내신 성적은 학종경쟁력이 아니다. 최근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에서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평가항목의 축소로 인해 내신 성적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학종은 학생부 내의 다양한 항목을 평가하여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으로 단순 내신 성적만으로 학종 경쟁력을 평가할 수는 없다. 물론 내신 성적이 학종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내신 성적, 특히 등급 자체가 학업역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대학은 교과 성적을 등급만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원점수, 과목평균, 표준편차, 석차등급, 수강자수, 이수 단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여기에 창의적체험활동상황이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학업태도, 탐구력 등을 함께 확인하며 학업역량을 충분히 갖추었는지를 평가한다. 따라서 내신 등급이 합불을 결정하는 절대적 요소가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대학들이 발표하는 과거 입시결과는 합격자의 고교 유형이 고려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서울시립대가 2022학년도 교사대상 사례 공유 컨퍼런스에서 밝힌 내용을 보면 학생부종합전형 최종합격자의 고교유형별 성적은 인문계열의 경우 일반고 2.3등급, 자사고 3.61등급, 특목고 4.37등급이었고, 자연계열의 경우 일반고 2.29등급, 자사고 4.47등급, 특목고 5.97등급이었다. 이처럼 출신 고교 유형에 따라서 합격 성적이 매우 다르므로 대학이 발표하는 70% 커트라인과 같은 과거 입시결과는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작년 우리 학교 ○등급 선배가 합격했으니 올해도 비슷하겠죠?

-올해 결과와 작년 결과는 다르다. 대학 입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적, 학생부 기록 등 나의 경쟁력이지만, 그와 별개로 경쟁 학생들이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지도 합불을 결정짓는 요소가 된다. 동일한 학생부를 가지고 과거에 불합격했던 학생이 동일 대학, 동일 학과에 재도전하여 다음해에 합격하는 경우도 있고, 과거에 합격한 학생부라도 올해 더 우수한 경쟁자들이 많다면 불합격할 수 있다.

다만 재학중인 고등학교의 진학 선생님과의 상담 등을 통해서 나의 성적, 학생부 기록과 과거 선배들의 입시 결과와 비교해 보는 것은 대학이 공개한 학종 입시 결과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왜냐하면, 학교의 교과과정이나 탐구활동 보조 과정이 비슷하게 개설될 수 있어 유사한 의미를 가지는 활동이 진행되고, 각 학교별로 누적되어 있는 세특 기록 등에 대한 노하우가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학생부를 거의 전공 관련 내용으로 채웠으니, 경쟁력 있지 않을까요?

-진로역량 ≠ 전공 관련 내용. 수험생들은 학생부에 지원 전공과 연관된 내용이 많아야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서 희망 전공과 크게 관련이 없는 교과목의 세특에서도 억지스럽게 해당 전공과 연결하고자 하는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관련 내용이 많다고 전공적합성이 우수하게 평가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대학들이 전공적합성이 아닌 계열적합성에 초점을 두어 평가하고 있으며, 서울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평가요소에 전공적합성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 건국대, 경희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의 5개 대학은 공동연구를 통해 2024학년도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요소 중 ‘전공적합성’을 ‘진로역량’으로 변경하며 “희망 전공(계열)과 관련이 있든 그렇지 않든 학교 교육에서 자신의 관심 분야나 흥미와 관련한 무슨 활동을 하더라도 경험을 통해 시각을 넓혔는지, 얼마나 성장했는지가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진로 관련 활동을 단지 ‘했다’는 사실보다는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학생의 역량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알쏭달쏭~’ 학생부종합전형 Q&A
지원자의 관심분야만 나와있고 학업역량을 확인할 수 없는 사례 – 중어중문학과. 출처: 2025 동국대학교 학생부위주전형 가이드북

학생부에 한 줄이라도 더 쓰이려면 활동을 많이 하는 게 좋겠죠?

-필요한 활동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부에 기록할 수 있는 글자수는 제한되어 있다. 진로활동만 연간 700자이고 세특(과목당)을 비롯해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모두 500자밖에 되지 않는다. 개인의 역량이 드러나지 않은 단순 참여 사실이 여러 개 나열된 학생부는 결코 좋은 학생부라고 할 수 없다.

자기소개서도 폐지된 상황에서 학생부만으로 자신의 강점을 보여주려면, 하나의 활동이라도 학생의 우수성이 드러나도록 기록되어야 할 것이다. 어떠한 활동을 하겠다고 결정하기 전, 자신이 그 과정에서 의미를 찾고 성장할 수 있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해당 활동을 하겠다는 판단이 섰다면 열의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자. 교사와의 소통, 활동 후 기록 남기기는 필수이다.

학종은 상향으로 지원하는 게 좋지 않나요?

-자신의 경쟁력에 대한 판단이 우선이다. 수험생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성적으로도 학종에 합격하는 사례를 듣다 보니 높은 눈높이를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학종 경쟁률이 결코 낮지 않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특히 자기소개서가 전면 폐지된 2024학년도 수시에서 학종 경쟁률은 과거에 비해 크게 올랐다.

따라서 6장의 수시 카드를 현명하게 사용하려면, 자신의 학생부 경쟁력을 냉정히 판단해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업역량, 진로역량 등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중요시하는 요소들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데도 학종으로 상향 지원한다면, 아까운 원서 카드만 날리게 되는 것임을 명심하자.

많은 수험생들이 여름방학 즈음에 가서야 본인의 학생부를 처음 살펴보고는 아쉽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나름대로 열심히 학교생활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 학생부 내용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늦게 본인의 학생부를 확인하기보다는 지금이라도 2학년까지의 학생부를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3학년 때 채워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며 남은 1학기를 보내야 한다.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