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최대어’ HD현대마린…고평가 논란 일축 “해외서 높은 관심”

HD현대 그룹사, 상장 후 시가총액 ‘3조원’ 이상 
사모펀드 ‘오버행 이슈’ 우려 높아…“시장 충격 없도록 소통할 것”

기사승인 2024-04-15 17:5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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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최대어’ HD현대마린…고평가 논란 일축 “해외서 높은 관심”
HD현대마린솔루션 기자간담회 현장. 사진=이창희 기자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주목받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다만 비교기업 적합성 논란에 따른 공모가 고평가 논란은 우려 요인으로 남아있다. 사측은 공모가에 프리미엄이 배제된 상태라며 고평가 우려를 일축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D현대마린솔루션은 내일부터 22일까지 총 5일간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희망 공모가는 7만3300원~8만3400원 선으로 형성됐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3조7071억원에 달한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과 UBS, JP모건이다. 공동 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이 맡았다. 인수단은 삼성증권과 대신증권으로 확인됐다.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는 IPO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해양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며 “상장 이후 회사의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도록 시장과 소통하면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선박 사후서비스 전문 회사다. 선박엔진의 유지와 보수 등 관리와 친환경 개조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최대 주주는 증권신고서 제출일 기준 지분 62%를 보유한 HD현대그룹(前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인 HD현대다. 쉽게 말해 HD현대그룹의 그룹사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2016년 현대중공업의 조선‧엔진‧전기전자 사업부의 애프터마켓(AM) 사업을 양수하는 현물출자를 통해 설립됐다. 이후 2018년 현대힘스로부터 선박 연료유 공급(벙커링 서비스) 사업을 양수해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현재는 자체 개발한 4행정(4-stroke) 엔진인 ‘HiMSEN’에 독점 라이센스를 보유했다. 아울러 최적 운항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쉽 솔루션 ISS 개발을 완료해 사업을 확장하는 추세다.

투자자들이 HD현대마린솔루션에 주목하는 점은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다. 핵심 사업부문이 업황 사이클에 민감한 조선 산업 영향력에서 제한적이라는 장점을 보유한 영향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2017년 매출액 2403억원에서 연평균 35%가량 성장세를 시현해 지난해 1조4305억원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46억원에서 2015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4.1%다. 매년 두 자릿수 이익률을 선보였다.

이 대표는 “당사는 HD현대그룹의 독점적 지위를 통해서 경쟁사가 모방 불가능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고, HD 현대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고마진 사업을 유지할 수 있다”며 “회사의 핵심 사업은 조선 산업의 사이클 역량이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글로벌 신조(DWT 기준 2만5000급 선박 기준)와 비교한 HD현대마린솔루션 핵심산업(AM·선박개조 및 디지털 사업 부문) 회귀분석 모형을 살펴보면, HD현대마린솔루션의 매출 및 이익과 글로벌 신조 금액 상관계수(R2)는 0.24로 집계됐다. 조선 산업과 HD현대마린 KSOE 신규수주액 비교 R2는 0.99로 나타났다. 앞선 매출 및 영업이익 R2가 상대적으로 훨씬 낮게 집계됐기 때문에 조선업 사이클과 연계성이 상당히 낮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고평가 논란은 ‘정면돌파’…2대주주 구주매출 부담은 ‘여전’

그러나 우려 요인도 존재한다. 앞서 시장은 공모가 산출을 위한 피어그룹(비교기업) 선정과정에서의 이종기업 포함 이슈와 높은 주가수익비율(PER) 책정으로 고평가 지적을 내놨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비교기업으로 △HD한국조선해양 △알파라발(ALFA LAVAL AB) △콩스버그(KONGSBERG GRUPPEN ASA) △바르질라(WARTSILA OYJ ABP) 등 국내외 기업 4개사를 선정했다. 이들 기업 중 바르질라의 주력은 에너지 발전 장비 사업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신조 중심의 조선업을 영위한다. 비교기업을 통해 산출된 PER은 31.5배다. 이는 코스피 제조업 평균 PER인 25.12배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성기종 IR담당 상무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사업(AM 서비스)을 하다 보니 적정한 비교기업이 없었다. 유사성을 찾아봤더니 항공 유지·보수·정비(MRO) 업체 뿐인데, 이 기업들은 저희보다 밸류에이션이 굉장히 높아 모두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 상무는 “이 때문에 선박과 해양 플랜트, 부품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을 비교기업으로 산출했다”며 “거래소에서 조선소 관련 기업을 집어넣으라고 했지만, 한국조선해양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이 전부 적자라 비교기업에 포함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회사의 고성장성, 고수익성, 높은 안정성, 경쟁 우위 등을 따지면 실질적으로 비교 기업보다 프리미엄을 받아야 한다”며 “오히려 프리미엄이 배제된 상태로 디스카운트가 들어가는 부분이라 저희 입장에서 고평가라 하기엔 어렵다”고 덧붙였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을 일축한 셈이다.

이 대표는 “지난주 홍콩과 싱가포르를 돌면서 아시아와 미국, 유럽 투자자들과 회의를 진행했다. 국내에서 우려하는 고평가 논란은 없었다”며 “해외 수요 예측은 60개 기관투자자를 만난 상황이다. 굉장히 높은 관심도를 보여주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이 장기 투자에 리스크로 작용해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2대 주주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Global Vessel Solutions이다. 이들은 HD현대마린솔루션 지분 24.2%(상장 후 기준)를 보유했다. 보호예수 기간은 6개월로 설정됐으나, 사모펀드 특성상 기업가치 상승 이후 엑시트(자금회수)에 나서는 점에서 차익실현을 위한 지분 매도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KKR은 프리 IPO 참여 당시 차액보상 및 풋옵션 계약을 설정했다”며 “보유한 지분이 IPO 이후 엑시트 가능성을 낮게 보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사주 등 장기 공모 투자자 청약에는 하반기 오버행 이슈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시장에 충격이 가지 않도록 KKR과 소통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현재 향후 물량 매각에 대해 KKR과 논의 등의 과정은 전혀 없었다”면서도 “오버행 이슈는 시장에 충격이 가지 않는 선에서 KKR측과 커뮤니케이션을 잘 진행해 매끄러운 엑시트를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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