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의 ‘AI몽(夢)’, 실적 반등 기회 될까

국제 학술지에 논문 4편 게재
관건은 “본질은 게임 재미 향상”

기사승인 2024-04-21 06: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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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의 ‘AI몽(夢)’, 실적 반등 기회 될까
엔씨소프트 사옥 전경.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게임 업계 인공지능(AI) 분야 선두주자의 꿈을 실현하려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에 집중해 경영 효율화와 미래 먹거리 영역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것이다. 실적 반등의 결정적 기회가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일 엔씨소프트(엔씨)는 ‘ICASSP(International Conference on Acoustics, Speech and Signal Processing) 2024’에 논문 4편을 게재했다고 밝혔다. ICASSP는 국제 전기전자공학협회가 주최하는 국제 학술대회로, 49회를 맞은 올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열려 주목받았다.

이번에 게재된 논문 4편 모두 게임에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지에 없는 물체를 있다고 답하는 AI의 ‘시각적 환각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방법이나 화질이 낮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얼굴을 인식하는 기술 등을 연구한 내용과 결과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실적 성패는 결국 게임에 달린 만큼, AI 기술이 어떻게 연계될지가 관건이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꾸준히 우하향하고 있다. 19일 오후1시40분에는 전일 대비 4000원이 하락한 16만4800원에 거래됐다. 증권업계에서도 “출시작 성과가 기대보다 부진하다”며 목표 주가를 낮춰 잡고 있다.

엔씨의 ‘AI몽(夢)’, 실적 반등 기회 될까
김택진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지난달 27일(한국 기준) 구글 클라우드 임원진과 만났다. 엔씨소프트와 구글 클라우드는 AI, 클라우드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해 긴밀하게 협업한다고 발표했다. 왼쪽부터 김택진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마크 로메이어 구글 클라우드 부사장. 엔씨소프트

AI를 통해 게임과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찾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지난달 미디어설명회에서 “AI 연구개발은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 뾰족하게 가져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 27일(한국 기준) 구글 클라우드 임원진과 만나 AI, 클라우드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해 긴밀하게 협업한다고 발표했다.

엔씨는 게임특화 인공지능 대형 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s) ‘바르코(VARC)’로 게임 개발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2023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이미지, 오디오, 텍스트 등에서 게임 개발 착수 단계나 검수 작업을 바르코를 활용해 축소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 바르코로 2D 개임캐릭터를 자동생성하고 텍스트 기반 캐릭터 애니메이션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이다. 지난 2021년 출시한 ‘리니지W’에는 실시간 AI 번역 기능을 탑재했다.

‘AI 선두주자’로 엔씨가 거론되는 배경에는 초기부터 기민하게 조직을 꾸려 대응했다는 점이 첫 손 꼽힌다. 엔씨는 지난 2011년 우리나라 게임업계에서는 처음으로 AI 연구 조직을 만들었다.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2017년, 넷마블 AI센터가 2018년에 설립됐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상당히 빠른 시점이다.

연구개발비 비중 역시 꾸준히 늘고 있다. 2022년 약 18% 차지했던 비중은 지난해 26%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2023년 12월31일 기준 연구개발에 종사하는 직원은 3502명이다. 이중 200명 정도가 전문 AI연구개발 인력으로 알려졌다. AI 윤리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올해를 게임업계 AI 성패가 갈리는 분기점으로 내다봤다. 이승훈 안양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는 “데이터 기반 AI에서 챗GPT 발표로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AI 모델이 떠오르고 있다”며 “그간 연구‧개발한 AI를 게임에 본격적으로 적용해볼 수 있는 시기가 올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게임사의 핵심은 ‘즐거움’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개발사의 영원한 숙제가 ‘재미’다. AI로 개발 효율을 높이고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미를 놓쳐선 안 된다”고 했다. “테크 기업과 협업은 물론, 유저와 신뢰 이슈가 뜨거운 만큼 AI를 통한 투명성도 높여야 더욱 경쟁력 있을 것”이라고도 제언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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