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채상병 의혹’ 국방부 법무관리관 첫 소환

기사승인 2024-04-26 22: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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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채상병 의혹’ 국방부 법무관리관 첫 소환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26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관련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핵심 피의자 첫 소환 조사에 나섰다.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26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피의자 신분으로 공수처가 있는 경기 과천정부청사에 출석했다. 그는 “성실히 답변드릴 것이고, 조사기관에서 충분히 밝힐 것”이라고 짧게 이야기를 했다. 이후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어떤 통화를 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조사기관에서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공수처는 이날 유 관리관을 상대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부당한 외압을 행사했는지,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 자료 회수에 관여했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관리관은 지난해 7~8월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초동 조사한 박 전 단장에게 외압을 행사한 의혹을 받는다. 혐의자와 혐의 내용, 죄명 등을 조사보고서에서 빼라고 압박을 넣었다는 것이다.

같은 해 8월2일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채 상병 사건 수사 자료를 국방부 검찰단이 압수영장 없이 위법하게 회수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유 관리관이 대통령실 등 윗선의 지시를 받고 움직인 게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사건 기록 회수 사실을 사후에 보고받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공수처는 수사자료 회수 당일 유 관리관과 이 비서관이 통화한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가 채 상병 사건 수사외압과 관련해 주요 피의자를 소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후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 이 전 장관 등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7월 폭우로 인해 경북 예천에서 실종자가 발생하자 해병대원들이 수색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채 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박 전 단장이 해당 사건을 수사를 진행, 이 전 장관의 결재를 받은 후 경찰로 이첩을 결정했다. 그러나 이후 이 전 장관이 보류를 지시했다. 관련자 혐의사실을 삭제하라는 등의 압박도 있던 것으로 주장되고 있다. 이후 박 전 단장은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보직해임 되고 입건됐다. 같은 해 8월, 박 전 단장은 유 관리관과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을 공수처에 고발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