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모두 기업대출↑…하나·우리 두 자릿수 성장

하나은행, 기업대출 전년比 14.4% 증가…가장 큰 폭
우리 10.4%·신한 9.7%·국민 7.4%·농협 4.5%↑
가계대출 성장세는 -0.1%~4% 그쳐

기사승인 2024-04-29 11: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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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모두 기업대출↑…하나·우리 두 자릿수 성장
쿠키뉴스 자료사진

5대 금융지주의 1분기 기업대출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기업대출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금융그룹의 1분기 이자이익 합산액은 12조5909억원 규모다. 지난해 1분기(11조8216억원)과 비교하면 6.5% 증가했다. 이자이익이 늘어난 것은 고금리 장기화 영향이 크다.

KB금융의 이자이익은 3조원대를 돌파했다. 3조151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2조8239억원 대비 11.6% 늘어난 수치다. 다른 금융지주의 이자이익도 우리금융을 제외하고는 일제히 증가했다. △신한금융 2조8159억원(10.3%↑) △하나금융 2조2206억원(2.1%↑)△농협금융 2조2049억원(8.6%↑)이었다. 우리금융은 2조1980억원으로 지난해(2조2190억원) 대비 0.9%가 감소했다.

은행 여신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5대 은행 모두 1년 전에 비해 기업대출이 늘었다. 국민은행 기업대출은 164조원에서 177조원으로 7.4%가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기업대출은 152조원에서 167조원으로 9.7%, 우리은행은 159조원에서 175조원으로 10.4%, 하나은행은 147조원에서 168조원으로 14.4%, 농협은행은 101조원에서 106조원으로 4.5%가 각각 늘었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상대적으로 적은 -0.1%~4%대에 머물렀다. 농협은행은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가계대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 가계대출은 162조원에서 167조원으로 3.0% 증가했다. 신한은행 가계대출은 129조원에서 131조원으로 1.4%, 우리은행은 130조에서 136조로 4%, 하나은행은 128조4030억원에서 128조9290억원으로 0.4% 늘었다. 농협은행은 130조4307억원에서 130조3012억원으로 0.1%가 감소했다.

한국 기업부채는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국내 기업신용 잔액 규모는 2023년 4분기 말 기준 2780.1조원(추정치)이고, 증가 속도가 코로나19 펜데믹 이전 10년(2010년~2019년) 기간 분기평균 4.8%에서 펜데믹 이후 기간(2020년~2023년) 9.3%로 크게 확대됐다. 특히 기업대출 증가율은 펜데믹 이전 5.3%에서 펜데믹 이후 10.8%로 2배 이상 확대됐다. 금융업권별로 보면 펜데믹 발발 이후 16분기만에 은행권 기업대출은 419.6조원(45.1%)이 늘었고 비은행권 기업대출은 262.2조원(94.7%)이 각각 증가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27일 낸 ‘위기별·산업별 비교 분석을 통한 국내 기업부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산업별 기업대출 추이를 보면 펜데믹 이후 생산성이 낮은 부문으로 인식되는 부동산 관련 업종과 펜데믹 피해가 집중된 서비스 업종 중심으로 기업대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신 연구위원은 “부실위험기업 비중과 부실위험기업 차입금 비중이 모두 외환위기 및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크게 낮고 기업부문 부실 규모도 경제 전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정도로 크지는 않다”면서도 “2023년 하반기 이후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부동산 시장 등 내수시장 침체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측면에서 리스크 평가지표들의 추가 악화 여부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연구위원은 기업부문 부실은 최종적으로 정부 재정 악화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 정책 차원에서 공기업 부채와 금융회사 자산의 활용이 과도하지 않도록 하는 자체 노력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