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교역·세계화 경험 토대로 공정한 AI 기능 만들어야”

공정위·OECD ‘생성형 AI와 경쟁정책’ 콘퍼런스 개최
경쟁 이슈와 전략경쟁정책 추진 방향 논의
“시장 공정성 보장 위한 균형 잡힌 규제 필요해”

기사승인 2024-05-27 18: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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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교역·세계화 경험 토대로 공정한 AI 기능 만들어야”
27일 서울 중구 명동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공정위-OECD 공동 AI 컨퍼런스에서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과 프레데릭 제니 OECD 경쟁위원회 의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급변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발생할 수 있는 경쟁 이슈를 짚어보고, 경쟁정책 추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시장 독과점 우려에 따른 소비자 피해 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경쟁당국이 국제기구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27일 서울 중구 명동 포스트타워에서 ‘생성형 AI와 경쟁정책’을 주제로 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각 기관의 고위급, 학계, 민간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AI를 포함한 많은 산업 분야에서 국가 간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 여러 경쟁 이슈에 대한 국제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규율체계의 국제적 정합성을 높이기 위해 OECD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챗GPT를 필두로 한 생성형 AI의 공개 이후 AI를 응용한 다양한 혁신적 서비스가 등장했고, 이는 산업계, 시장뿐 아니라 우리 일상 생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하지만 서비스 창출, 효율성 제고 등 AI의 긍정적 영향 이면에 공정성, 신뢰성, 기술 오·남용과 같은 문제와 함께 시장의 독과점화에 대한 우려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요시키 다케우치 사무차장은 “OECD는 AI와 경쟁에 관한 국제 담론을 선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면서 “OECD는 다양한 회의, 보고서 및 정책 지침을 통해 AI가 시장 역학 및 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으며, 새로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쟁 당국 간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AI와 경쟁 간 상호작용’이 경쟁위원회의 핵심 분야임을 언급하면서 이러한 기술(AI)을 규제 프레임워크에 통합하려는 지속적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프레데릭 제니 OECD 경쟁위원회 의장은 기조연설에서 “디지털 부문의 성장으로 인해 시장 기능과 경쟁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경쟁 우려가 제기됐다”며 “AI 기술 환경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어 혁신을 촉진하면서도 시장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균형 잡힌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제적 교역·세계화 경험 토대로 공정한 AI 기능 만들어야”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컨퍼런스는 세가지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첫 번째 부문에서는 ‘생성형 AI 공급망에서 경쟁정책의 역할’을 주제로 생성형 AI 공급망의 잠재적 위험, 한국 및 일본 경쟁당국의 대응, 정책적 시사점 등에 대한 발표 및 토론이 이어졌다.

사회를 맡은 프레데릭 제니 OECD 경쟁위원회 의장은 전세계 경쟁 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적 교역과 세계화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인공지능의 기능을 원활히 함으로써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며 “AI 혁신에 있어 경쟁당국은 경쟁을 도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표자로 나선 신위뢰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AI와 관련한 알고리즘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다. 신 교수는 “데이터는 AI 공급에 있어 매우 중요한데, 일부 통계를 추론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AI의 데이터간 상호 의존성이 높아 경쟁정책들이 데이터 특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준헌 공정위 시장감시정책과장은 국가 차원의 AI 대응 현황을 짚었다. 그는 “기본적인 AI 법안을 제정하며, AI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AI 신뢰성을 확보함으로써 리스크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AI 시장의 공정 경쟁을 확보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황태희 성신여대 법학부 교수는 한국의 생성형 AI 기업들은 대형 테크기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황 교수는 “AI 가치사슬 특성상 규제사슬 장애가 존재한다. 독점적인 전략을 강화하다보면 규제 복잡성이 증대된다”며 AI 투명성이 부족해 소비자에게 오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진 주제로 ‘AI 모델의 데이터 관련 경쟁 문제와 전략’에 대한 논의도 계속됐다. AI, 특히 기반모델에서 데이터의 중요성, 데이터로 인한 경쟁 우려 해결방안과 경쟁당국의 정책방향 등에 대한 심도 깊은 토론이 이어졌다.
 
마지막 부문에서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및 AI의 경쟁 보장’을 주제로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와 관련한 잠재적 시장 왜곡 가능성, 경쟁 우려와 정책적 함의 등에 대해 프레드릭 제니 OECD 경쟁위원회 의장, 김희천 엔씨소프트 박사, 구성림 OECD 경쟁분과 전문관의 발표와 토론이 이뤄졌다.

공정위는 이번 컨퍼런스 논의를 참고해 앞으로도 전문가·이해관계자 등과 적극 소통하고, 해외 경쟁당국의 법·정책 동향을 주시하면서 생성형 AI 시대에 맞는 경쟁정책 추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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