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옷차림 보고 무시하는 강남 고깃집” 인터넷 분노

기사승인 2012-06-21 14:5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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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서울 강남구 한 고깃집에서 부모님 옷차림이 다소 남루하다는 이유로 무시당했다는 게시물이 인터넷에 올라와 공분을 사고 있다.

21일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따르면 ‘부모님 고기 사 드리러 갔다가 강남 모 고깃집에서 기분 상했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지난 17일 점심 때 있었던 일이라며 “독립을 해서 부모님이 지방에서 집을 구경하러 올라오셨다. 차도 없이 더운데 올라오셔서 고기 사 드리려고 신사동 한 차돌박이 전문 고깃집에 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부모님께서 일만 하시고 꾸미실 줄 모르시는 소박한 분들이신데 그날 낮에 정말 더워서 아버지가 밀짚으로 된 모자를 쓰시고 오셨다”며 “급하게 올라오신 것이라 옷이 좀 초라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장이 다른 테이블 가족 손님들 고기를 구워주고 있는데 우리 가족이 문 열고 들어와 테이블에 앉아 메뉴판을 볼 때까지 아버지 모자 옷차림을 정말 어이없는 표정으로 빤히 쳐다봤다”며 “다른 테이블은 직접 고기를 구워주는데 우리 테이블은 직접 구워야만 했다. 고기 양도 다른 것 같고 일부 반찬도 주지 않았다. 더 달라고 했더니 얼굴 쳐다보지도 않고 툭 놓고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쓴이는 “진짜로 표정관리가 안 돼서 한마디 하려니까 부모님이 무안해 하시면서 배가 부르다고 더 안 드시겠다고 하셨다. 결국 쫓기듯이 그냥 나와 버렸다”며 “그날 한마디 못한 것이 너무 한이 되고 분해서 잠도 잘 못 잤다. 저희 아버지 쳐다보는 눈빛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고급 고깃집에는 꾸며서 와야 하나? 부모님 마음에 상처 나셨을까봐 가슴이 아프고 먹먹하다”고 적었다.

이어 마지막으로 “주위 이야기를 들어보니 강남이나 부촌 동네에서 이런 일이 꽤 있는 것 같다”며 “겉모습으로 손님 판단을 하지 마셨으면 한다. 저 키우시려고 평생 일 열심히 하시고, 그 누구보다 아름답고 소중한 분들이신데 그런 대접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하소연 했다.

이 게시물이 올라오자 해당 포털사이트 게시판은 달아올랐다. 이례적으로 조횟수는 무려 15만 건에 달했고, 수 백 건의 댓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정말 너무 마음이 아프다’, ‘부모님이 서울 올라오셔서 큰 상처 받지 않고 가셨으면 한다’, ‘힘내시길’ 등 격려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네티즌들에 의해 가게 이름이 직접적으로 거론된 한 음식점은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음식점 블로그를 찾아내 ‘대체 얼마나 잘났다고 시골에서 올라온 부모님들을 그렇게 무시하나’, ‘불매운동을 벌이자’ 등 마녀사냥식 성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이 지목한 음식점 관계자는 “손님을 차별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억울해 했다. 현재 해당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