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발 맞추자" 서두르는 유통업계

생체 정보 인식, 대화형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 개발 중

기사승인 2017-05-24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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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지금까지의 기술을 뛰어넘는 인공지능(AI)을 통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가 임박했다는 시각이 힘을 얻으며 업계에서는 4차 혁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 위원회가 생기는 가운데 업계도 발을 맞추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오픈한 ‘시그니처 편의점’은 손바닥의 정맥을 읽어 출입과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핸드페이’를 설치했다. 직원 없이도 생체 정보 인증으로 상품을 고르고 결제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실제로 ‘무인 점포’ 실험에 나선 것이다. 글로벌 기업 아마존의 무인점포 '아마존 고'를 벤치마킹했다.

최근 세븐일레븐과 같은 기술의 GS25도 미래형 점포 구축을 위해 KT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미래 편의점의 모습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CU도 경찰청과 협의해 점원과의 소통을 긴밀하게 하며 변화를 주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각 업체마다 상품을 추천해 주는 대화형 인공지능 기술도 발전시키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현재 채팅형 챗봇인 헤이봇을 이용해 상품 검색과 주문, 조회를 처리하고 있다. 5000여개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5만개의 답변이 가능하다. 주문 확인, 배송 조회, 회원등급 조회, 1대 1 문의하기 등의 기능이 갖춰져 있다. 향후에는 답변이 4배 이상 늘어날 예정이다. 오픈마켓 11번가도 챗봇 바로를 론칭해 최적의 답변을 해 주고 원하는 상품을 찾아 주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롯데는 한국IBM과 손잡고 고객의 질문에 대한 의도를 파악한 뒤 고객 성향을 분석해 시장 트렌드에 맞춰 상품을 추천해 주는 엘봇을 올해 12월 상용화할 예정이다. 신세계도 인공지능 분석 시스템을 활용한 S마인드를 개발해 고객 개개인별 맞춤형 마케팅을 전개할 예정이다. 

빅데이터 기술도 4차 혁명 시대의 떠오르는 기술이다. 유통업계는 각 사의 결제사업과 포인트 사업을 키우고 있다. 고객이 어디를 많이 방문하고 어떤 서비스를 선호하는지 빅데이터 형태로 축적, 고객의 입맛에 맞춘 향후의 마케팅 사업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장 관심을 가진 유통업체는 신세계다. 신세계는 통합 SSG닷컴 홈페이지와 SSG페이, 신세계포인트를 일원화하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롯데도 자체 결제 시스템인 엘페이와 엘포인트를 활용한 데이터 확장에 나섰다. 현대백화점도 새로 통합 멤버십 서비스 'H포인트'를 구축하는 등 포인트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들 유통업계들은 인터넷에서 멤버십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한 고객에게 매장에서 매대 앞에서 발급되는 비콘 쿠폰을 발급해 할인 혜택을 주고, 신제품 증정 행사를 하는 등 사물인터넷(IoT)를 이용한 서비스를 해 나가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1월 주요 계열사 대표들에게 4차산업 혁명과 AI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세븐일레븐 무인점포 행사에서도 계열사 대표들이 ‘4차 산업혁명’을 입에 올렸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SSG페이를 강조하며 금융과 유통의 결합에 큰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정부에서도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민·관 협력 방식으로 인공지능, 3D 프린팅, 로봇공학 등 첨단기술 연구를 지원할 방침을 세워놨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가 4차 산업혁명에 관심이 많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며 "앞으로 어떻게 키워 나갈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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