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나 내부가 훤히 보여"… 5성급 '그랜드조선 제주' 투명창 논란

호텔 측 "운영상 실수로 블라인드 차단 못 해" 인정

기사승인 2021-02-16 13:4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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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캡처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지난달 문을 연 제주의 한 5성급 호텔의 사우나와 샤워실 시설 일부가 유리창 밖으로 노출된 채 운영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난 15일 '제주 5성급 호텔 사우나에서 알몸이 노출됐어요'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신혼여행으로 제주를 방문했다고 밝힌 작성자는 제주에 새로 생긴 5성급 호텔 스위트룸에 투숙했다가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작성자 A씨는 "스위트룸 전용 수영장과 샤워시설을 이용했다"면서 "해당 호텔 사우나 유리창은 미러코팅이 돼 있다고 들었다. 외부에서는 (내부 모습이) 안보이지만 내부에선 경치를 보며 사우나를 할 수 있는 줄 알았고 이틀 동안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해당 사우나를 이용하는 동안 미성년자를 포함한 다수의 여성 고객이 이용했다고 알려졌다.

이어 A씨는 "마지막날 산책을 하다가 사우나쪽 창문을 보니외부에서 사우나 내부가 다 보인다는 점을 알게 됐다"면서 "사우나 내부의 온도계 글씨까지 보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놀라서 호텔 측에 문의하니 호텔은 외부에 미러코팅이 돼 있어 낮에는 안 보이고 저녁에는 블라인드를 내린다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씨는 호텔 측의 답변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A씨는 "저희가 이용한 시간에 블라인드는 내려간 적이 없었다"면서 "제가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호텔 측에 항의하자 저녁시간에는 블라인드를 내리지만 우리가 이용한 시간에만 이틀 연속 '실수로' 블라인드를 올렸다는 말도 안되는 변명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리창에) 미러코팅이 돼 있어 낮에는 내부가 안 보인다는 말 역시 거짓으로 확인됐다"면서 "호텔 직원 통행 하에 확인한 결과 호텔 입구, 산책로, 주차장, 심지어 객실 발코니 어느 각도에서도 샤워실과 화장실 내부가 선명하게 보였다"고 강조했다. 호텔 측에서 주장한 미러코팅도 샤워실과 화장실만 제외하고 돼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캡처
호텔 측의 미흡한 사후 대처는 A씨를 포함한 투숙객들을 더 분노케 했다. 

A씨는 "지배인은 설 연휴라 휴가를 갔다. 설 연휴가 끝날 때까지 전화 사과도 없었다. 투숙객들이 항의하자 호텔 측에서는 영업방해로 경찰을 불렀다"고 황당해했다.

A씨는 "1박에 80만원이 넘는 돈을 내고 저와 아내가 남들이 보는 앞에서 화장실을 이용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알몸으로 샤워하는 수모를 당했다"며 "행복한 신혼을 꿈꾸며 해당 호텔을 이용했던 저희는 최악의 기억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 이 충격에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해당 호텔 사우나를 이용했던 다른 분들은 피해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었다"며 "호텔 측에선 투숙객들에게 해당 내용 공지할 것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된 호텔은 지난달 개관한 조선호텔앤리조트의 그랜드조선 제주다. 

논란이 확산되자 호텔 측은 이날 "신관 사우나에는 유리 차단 코팅과 블라인드가 설치돼 있어 기상 상황과 시간대에 따라 블라인드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운영상의 실수로 사우나 내 일부 공간에서 블라인드를 내리지 못한 부분이 파악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고객과 함께 신관 전 위치에서 전수조사를 실시했으며 경찰 동반 조사를 통해 CCTV 확인을 진행한 결과 (외부에서 내부를 관찰하는 등의)우려했던 피해는 다행히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호텔 측은 "상시 블라인드를 내려 운영하는 것으로 운영 지침을 즉시 변경했다"며 "고객 안전과 편의를 위해 세심한 현장 운영에 더욱 힘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호텔 측의 해명에도 고객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호텔 태도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5성급 호텔이 맞나?" "문제가 된 시설을 이용한 투숙객들에게 해당 사실을 왜 알리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1박에 80만원 내고 알몸까지 노출된건가" "신혼여행을 완전히 망쳤겠다" "호텔은 서비스가 생명인데 투숙객이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영업방해로 경찰을 부르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등 반응을 보였다.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