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돌 맞은 카러플, 어떻게 스테디셀러가 됐을까

기사승인 2021-05-13 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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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돌 맞은 카러플, 어떻게 스테디셀러가 됐을까
넥슨의 모바일 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넥슨 제공

[쿠키뉴스] 문대찬, 강한결 기자 =넥슨의 레이싱 모바일 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이하 카러플)’는 캐주얼 장르로는 이례적인 성과를 거뒀다. 출시 전부터 사전 예약자만 500만 명을 기록하며 글로벌적인 관심을 받았던 카러플은 정식 서비스 17일 차에 국내외 이용자 누적 1000만 명, 200일 만에 2000만 명을 돌파하면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국내 양대 앱마켓 매출 순위에서도 최상위권을 달렸다.

지난 12일로 정식 서비스 1주년을 맞은 카러플의 인기는 여전하다. 출시 초반의 열기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이용자들에게 꾸준히 사랑 받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어플리케이션 통계 사이트 게볼루션에 따르면 카러플은 12일 기준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구글 플레이 매출 16위를 기록 중이다.

첫 돌 맞은 카러플, 어떻게 스테디셀러가 됐을까
게임 내 재화로 구매할 수 있는 카트 '사이버버스트'


‘가심비’ 겨냥한 수익모델, 이용자 거부감 줄였다

카러플의 장기 흥행 비결 중 하나는 합리적인 수익 모델이다. 

카러플에선 ‘캐쉬’로 구매할 수 있는 신규 차량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된다. 하지만 게임 내 재화로 구매할 수 있는 차량의 성능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편이다. 주행 스킬과 트랙에 대한 숙련도에 따라 성능 차이를 극복할 수 있어  라이트 유저들도 게임을 즐기기에 무리가 없다.

1년 째 카러플을 즐기고 있는 남성 이용자 김 모(28)씨는 “캐쉬 차량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게임 머니 차량을 구매해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어 성능엔 문제가 없다”며 “물론 상위 랭커가 되려면 막대한 돈을 들여야겠지만 가볍게 즐기려고만 하면 돈을 안 써도 된다”고 전했다.

차량을 이용해 상대와 경쟁하는 레이싱 게임 장르의 특성을 빌미로 ‘페이 투 윈(돈을 쓰는 만큼 혜택이 돌아오는 방식)’ 등의 일반적인 수익 모델을 도입할 수도 있었지만, 카러플은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 만족도)’를 겨냥한 전략을 취했다. 개성 넘치는 차량, ‘포르쉐’ 등 유명 자동차 기업들과의 콜라보, 신차 출시에 따른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라이트 유저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30대 여성 이용자 이 모 씨는 “남들과 경쟁하는 게임이다 보니 나도 차량을 구매하긴 한다”면서도 “그렇다고 매번 구매하는 것은 아니다. 유튜브 등을 통해 예쁜 차가 나오거나, 이벤트가 풍부한 차가 나오면 구매를 하는 편이다. 디자인이 예쁘다보니 만족감도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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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12일 출시된 카러플은 현재 시즌6 '동화나라'까지 진행됐다. 넥슨 제공


꾸준한 콘텐츠 업데이트, 매번 새롭게!

꾸준한 콘텐츠 업데이트로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즐길 거리를 제공한 점도 눈길을 끈다. 카러플의 장르적 특성상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신규 트랙이 중요한데, 시즌마다 특색이 다른 테마의 트랙을 추가하며 유저의 만족감을 높였다.

카러플은 출시 후 1년 동안 총 6개의 시즌을 진행했다. 출시 당시 49종이었던 트랙은 12일 기준으로 90종에 달하고, 20여종에 불과했던 카트는 83종에 이른다. 이밖에도 카러플은 시나리오 모드 업데이트, 1:1 배틀로얄 모드 추가 등 신규 콘텐츠를 제공하며 이용자에게 폭 넓은 플레이 경험을 선사했다.

카트라이더 IP의 힘, 모바일 최적화 된 게임성도 한몫

넥슨 전통의 효자 IP(지식재산권)인 ‘카트라이더’가 가진 힘도 장기 흥행을 도왔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카러플로 이동한 충성 고객들이 모바일 게임 환경에 매료돼 정착했다고 보고 있다.

게임 시간이 평균 2분 내외에 불가한 카트라이더는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 된 게임이다. 어디서든지 자투리 시간에 간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이 씨는 “어렸을 때 카트라이더 팬이었다”며 “모바일로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플레이 하다 보니 1년 째 하게 됐다. 모바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어서 오히려 PC버전보다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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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자동차 기업 '포르쉐'와 콜라보를 진행했다. 넥슨 제공


엔터부터 자동차까지 광범위한 콜라보로 눈도장 ‘쾅’

게임 외 다양한 분야와의 콜라보도 효과를 거뒀다.

게임산업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는 이종산업 간의 협업이다. 기성 산업군은 게임에 익숙한 ‘MZ(밀레니얼·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게임업계에게는 산업 저변 확대와 다양한 연령층의 유저를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손을 맞잡고 있다.

카러플 역시 다방면의 콜라보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 자동차, 엔터, IT 등 분야도 광범위하다.

대표적인 파트너는 자동차 업계다. 레이싱 장르라는 아이덴티티를 부각시킨 전략이다. 지난해 카러플에는 명품 자동차 브랜드 포르쉐가 제작한 순수 전기차 ‘타이칸 4S’가 새로운 카트로 등장했다. 포르쉐와의 협업 이전에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콜라보를 진행하기도 했다. 게임 내에 ‘쏘나타 N 라인’이 등장했을 뿐 아니라 양사가 손을 맞잡고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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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블랙핑크의 지수와 함께 진행한 '2021 카림픽'. 넥슨 제공

카러플은 엔터테인먼트 산업과도 지속적으로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2월 YG의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지수와의 협업이 대표적이다. 지난 9일 넥슨은 카러플 이벤트 대회 ‘2021 카림픽’을 진행했는데, 지수가 온라인으로 참여한 방청객과 게임 관련 OX퀴즈를 풀고 모바일 레이싱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효과도 톡톡히 봤다. 넥슨에 따르면 콜라보 콘텐츠가 출시된 주간엔 신규 이용자 수가 전주대비 30%가량 증가하는 등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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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러플 e스포츠 대회인 'KRPL'이 개최된다. 카러플 유튜브 갈무리


멈추지 않는 카러플, e스포츠로 신규 유저 유입 노린다

카러플은 그간 넥슨의 주최로 ‘카러플 학교대항전’ 등 크고 작은 8번의 e스포츠 대회를 열었다. 이를 통해 기존 고객들의 충성도를 강화하고, 신규 이용자들의 유입을 유도했다.

카러플 e스포츠의 상업성을 확인한 넥슨은 이제 정규 리그 개최를 앞두고 있다. 넥슨이 자사 모바일 게임의 e스포츠화를 본격화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9년부터 꾸준히 상승세에 있는 카트라이더에 이어 카러플의 성공적인 e스포츠 안착을 추진한다는 의지다. 넥슨 측은 오는 20일부터 선수 모집을 시작하고, 기업들을 대상으로 팀 창단 사업을 개시한다.

카러플 리그의 공식 명칭은 ‘KRPL(KartRider Rush Plus League)’이다. 신한은행이 후원하며, 올해 총 두 번의 시즌으로 구성돼 열린다. 시즌 당 상금은 2억원 규모다.

넥슨은 기존 카트라이더 리그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김세환 넥슨 e스포츠팀장은 지난 5일 열린 ‘카러플 1주년 페스티벌’에서 KRPL을 소개하며 “PC와 모바일 리그에 동시에 출전하면서 두 대회에서 함께 우승하는 선수가 나온다면 전체 카트라이더 e스포츠 역사상으로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mdc0504@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