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들이 사랑한 화가 호퍼...신간 '호퍼 A-Z'

지난 20일부터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호퍼 회고전

기사승인 2023-04-28 06:4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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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이 사랑한 화가, 유명 유통업체가 오마주한 명화’ 에드워드 호퍼(1882~1967)의 작품은 우리의 일상에서 너무도 익숙하게, 또 변형되어 소비된다. 하지만 그의 작품을 ‘명화의 일상화’로 풀어내기엔, 그의 그림에 담긴 세계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상상하고 싶다.

'호퍼 A-Z'는 알파벳 키워드로 호퍼의 작품과 인생을 담아냈다. 저자 월프 퀴스터가 글을 풀어간 방식은 호퍼의 그림과 닮아있다. 호퍼의 그림을 관통하는 큰 틀은 창이다. 창문을 통해, 등장인물과 그림의 상황을 자연스럽게 상상하게 된다.

이 책 역시 26개의 알파벳으로 호퍼의 ‘삶과 경험 그리고 가족’을 통해 그의 삶을 상상하게 된다. 호퍼의 그림 속 창문을 들여다보듯 호퍼의 세계로 들어간다.

호퍼의 대표작 '나이트호크'는 그의 미학적 철학을 여실히 보여준다. 차가운 채색의 밤거리, 거대한 통 유리창을 통해 바라본 인물의 표정과 자세. 호퍼는 이 장면의 모든 사람들이 이야기와 과거를 관객의 상상에 맡겼다. 자유롭게.

에드워드 호퍼는 “말로 할 수 있다면 그림을 그릴 이유가 없을 것이다. 회화는 일종의 언어적 영점에서 아무 할 말이 없을 때 시작된다”라고 말했다. 호프에겐 그림이란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일기장이었다.

그의 내면을 담은 마법 같은 걸작들이 한국에 왔다. 지난 20일부터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에드워드 호퍼의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저자는 “책을 읽는 사람은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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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세계,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세계에 있다. 호퍼의 작품세계에 두드러진 특징은 이러한 보이지 않는 차원을 재현한 데 있다. 보이지 않는 차원을 설명하는 것은 관객의 일로 남는다.”고 말했다.

호퍼의 삶을 관통하는 26개의 키워드, 호퍼의 내면이 반사된 창문으로 들어갈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한길사 刊⋅2만2000원)

전정희 기자 lakaja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