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디폴트까지 단 9일…부채협상 난항에 속 타는 뉴욕증시 하락

다우 0.69%·S&P500 1.12%·나스닥 1.26%↓

기사승인 2023-05-24 06: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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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디폴트까지 단 9일…부채협상 난항에 속 타는 뉴욕증시 하락
뉴욕증권거래소. EPA, 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부채한도 협상 타결이 지연되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미 재무부가 예측한 채무불이행(디폴트) 시한(6월1일)이 가까워지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1.07p(0.69%) 내린 3만3055.51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7.05p(1.12%) 하락한 4145.58, 나스닥지수는 160.53p(1.26%) 떨어진 1만2560.25로 장을 마감했다.

디폴트 시한을 불과 9일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부채한도 인상 협상을 위해 전날 세 번째 회동에 나섰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다만 매카시 의장은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일부 하원 공화당 의원들은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디폴트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이른바 ‘X-데이트’인 6월1일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일부 하원 의원은 “재무부의 X-데이트 전망이 어떻게 계산된 것인지 좀 더 투명해져야 한다”고 했다. X-데이트에 쫓겨 부채한도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부채한도 협상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6월 초에 만기 도래하는 만기 1년 이하 단기 국채 금리는 5.8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의 5월 미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5.1로 집계됐다. 전달의 53.6을 웃돈 것으로 13개월 만에 최고치다. 반면 5월 제조업 PMI는 48.5로, 3개월래 최저다. PMI가 ‘50’을 밑돌면 업황이 위축됐다는 의미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비제조업지수는 -16을 기록해 전월 -22.8에서 개선됐다. 다만 지수는 3개월 연속 마이너스대로 위축세임을 시사했다. 

종목별로 보면 S&P500지수 내 에너지 관련주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애플과 브로드컴이 수십달러 규모의 5G 무선주파수 부품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브로드컴 주가는 1.20% 올랐다. 반면 애플 주가는 1.52% 내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옐프는 행동주의 투자자 TCS 캐피털 매니티먼트가 이 회사에 대한 지분을 늘리고 매각을 비롯한 전략적 대안을 알아보기를 권고했다는 보도에 주가는 5.72% 뛰었다.

주택용품 판매업체 로우스의 주가는 회사의 실적이 예상을 웃돌았다는 소식에 1.72% 상승했다. 반면 줌비디오 주가는 실적 호조에도 8.07% 떨어졌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부채한도 협상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랙록의 릭 리에더 채권 최고투자책임자는 이날 미디어 행사에서 “미국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면서도 “앞으로 몇 주 동안 정치권이 합의의 결론에 도달해야 하고 아마도 이번 주말까지 최소한 프레임워크에 도달해야 하므로 긴박감이 있다”고 우려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미국 주식 최고 전략가는 미국의 디폴트 가능성은 시장에 반영이 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백악관과 여야 지도부가 협상에서 합의하더라고 미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