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힘합창단, “광야 메솟에서 노래하다”

- 진심 담은 연주에 학생들 감사와 환호의 열띤 박수
- 단기 선교팀은 많이 다녀갔지만 합창단 방문은 처음

기사승인 2023-09-05 19: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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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힘합창단, “광야 메솟에서 노래하다”
더힘합창단(The HIM Choir) 이 미얀마 난민들을 위한 ‘BLESSING & GRACE’ 연주회를 지난 8월 11일부터 사흘간 태국 메솟 지역을 순회하며 다섯 차례 가졌다. 첫 연주장소인 슈무아키학교 강당에서 7백여 명의 학생들이 모인가운데 더힘합창단이 연주를 하고 있다.

- 그리스도의 눈물 흐르는 곳에 ‘더힘의 노래’ 울려 퍼져
- 단원들 '우리가 더 큰 감동과 은혜 받아'

 더힘합창단(The HIM Choir) 이 미얀마 난민들을 위한 ‘BLESSING & GRACE’ 연주회를 지난 8월 11일부터 사흘간 태국 메솟 지역을 순회하며 다섯 차례 가졌다. 메솟(Maesot)은 방콕에서 북서쪽으로 약 500 여 km 떨어진 미얀마(버마)와의 접근 국경도시이다.
더힘합창단, “광야 메솟에서 노래하다”

더힘합창단을 초청한 KMCC(한국메솟협력선교센터) 허춘중 선교사(예장통합 교단 파송)는 메솟에는 1988년경부터 미얀마의 독재 군부정권에 저항하다 국경을 넘어온 공식, 비공식 미얀마 난민 약 100여 만 명이 30년 넘게 살고 있고 대부분이 카렌족이라 했다. 난민은 전쟁이나 이념 갈등, 폭력,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 발생한 재화(災禍)를 피하기 위하여 목숨을 걸고 자국을 탈출하지만 여전히 생존의 위협을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로 미얀마 난민들 또한 예외는 아니다.

더힘합창단이 메솟에서 연주회를 갖고자 한 것은 난민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2020년에 항공권 구입까지 했다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취소하였던 터라 그 의미가 각별했고 기도로 준비하며 연습에 열정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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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무아키학생들이 카렌족 전통복장을 입고 전통무용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8월 10일 오후 5시 25분. 6호 태풍 카눈이 서울에 가장 근접한 위기 상황이었으나 26명의 단원을 태운 비행기는 활주로를 힘차게 올라 이륙에 성공했다. 그야말로 하나님의 은혜였고 기적같이 하늘 길을 열어 주셨다. 결항이나 연기 출발은 현지 연주 일정에 많은 차질을 가져와 정시 출발을 위해 모두의 절박한 기도에 응답하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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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어려운 환경이지만 난민 학생들의 표정이 해맑다. 

늦은 밤 치앙마이에 도착하여 다음 날 아침 일찍 10인승 밴 세 대에 나눠 타고 약 4백 여 km를 6시간 달려 메솟에 도착했다. 첫 연주장소인 슈무아키학교 강당엔 이미 7백여 명의 학생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차에서 내리자마자 리허설도 제대로 못한 채 무대에 올랐다. 강당이라 해봤자 지붕만 씌워진 노천공간이었고 메솟에 많은 단기 선교팀이 다녀갔지만 합창단 방문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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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처음 듣는 오보에 연주에 학생들이 환호했다.

미얀마 난민을 위한  Blessing & Grace Concert
더힘합창단 노수영 지휘자는 어려움과 절망 가운데 있는 난민들에게 산 소망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알리고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을 전하기 ‘은혜’, ‘The Blessing’, ‘Living Hope’,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등 11곡의 찬양을 선곡하였다. 그야말로 가사 한마디 한마디는 난민들을 위한 간절한 기도문이었다. 얼굴과 눈빛, 가슴을 부딪치며 진심을 담은 연주에 학생들은 감사와 환호와 열띤 박수로 화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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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에게 지휘자가 연주곡을 소개하면 영어로 통역 후 다시 카렌어로 전달했다.

농라라악(슈무아키학교·16세) 학생은 “합창을 듣는 내내 큰 울림이 있어서 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찬양이 이렇게 큰 감동을 줄줄은 몰랐다. 우리가 진정으로 하나가 된 것을 느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연주 중간에 학생들이 카렌족 의상을 입고 전통 공연과 K-POP이 좋아서 준비했다는 재기 발랄한 춤과 노래 솜씨로 우리를 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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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를 마친 후 단원들과 학생들이 따뜻한 포옹을 하고 있다.

난민의 고달픈 삶의 무게가 있겠으나 어린 학생들의 모습은 맑고 밝았다. 단원들을 바라보는 해맑은 어린아이들의 눈동자는 천사의 눈빛 그 자체였다. 연주를 마치고 합창단원들과 학생들은 삼삼오오 부둥켜안고 눈물로, 미소로 뜨거운 스킨십을 나누며 축복하였다. 단원들 모두는 이 시간 이 벅찬 만남을 위해 메솟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 가슴 뭉클한 감사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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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힘합창단은 동암교회(백응석 담임목사 용산구 동자동)에서 매월 1,3,5주 월요일 저녁에 40여 명의 단원이 모여 정기 연습을 한다.  
파송예배와 선교지에서 찬양한 연주곡- Umoja Tunaimba(다 함께 찬양)

다음 일정으로 이번 연주 중 기대가 가장 컸던 멜라난민캠프(UN관할) 방문은 우기철 위생, 안전 문제로 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해 취소되고 대신 러브앤케어학교를 방문하였다. 200여 명의 학생이 다니는 이 학교 그레이스 (여·41세) 교장은 “진흙땅에 허리춤 정도의 블록을 쌓고 비만 피할 정도의 교실 마련도 기적이었다”면서 “학교 부지를 주인이 언제 내놓으라 할지 몰라 지속적인 중보와 후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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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인 목회자를 양성하기 위해 KMCC가 세운 등불신학교 학생들이 휘아이남쿤교회 예배에서 찬양하고 있다.

메솟 외곽 지역으로 갈수록 학생들의 옷과 신발은 측은할 정도로 남루했다. 방문지마다 선교비와 다과를 전달하였지만 별도로 준비해 간 신발과 의류 2백여 점은 학생들에게 제일 요긴하게 사용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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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족은 케렌어로 된 성경책을 가지고 있다. 버마인들은 대부분 불교를 믿으나 카렌족은 기독교인들이 많다. 카렌족은 미얀마 전체 인구의 7%(약 500만명)를 차지하는 소수민족이다. 태국과 경계를 맞댄 미얀마 남동쪽 카렌주에 많이 살고 있다. 카렌족은 1949년부터 미얀마 정부에 맞서 독립운동을 하고 있다.

이렇게 메솟에서 2박 3일 동안 여섯 곳(슈무아키학교ㅡ윈나나교회ㅡ러브앤케어학교ㅡ부에끌라학교ㅡ축복교회ㅡ휘아이남쿤교회)을 순회하며 만남, 연주, 교제의 시간을 가졌다. 습하고 무더위에 아침 9시에 숙소를 나서서 밤 9시에 돌아오는 숨 가쁘고 녹초가 될 정도로 힘든 일정임에도 단원들은 감사했고 즐거워하며 은혜로 충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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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나교회 교인들과 교회 기숙사 학생들이 찬양하고 있다.

 하나님의 시선 머무는 곳, 그리스도의 눈물 흐르는 곳에 ‘더힘의 노래’를
가는 곳마다 학생들과 주민들의 반응은 “태국의 이 구석진 곳에 고립되어 있는 우리들을 찾아주셔서 너무 고맙고 아름다운 찬양은 감동이었다.”라며 연신 손을 모으며 감사했다. 합창단은 이 곳에 도착하기 전 현지 난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11곡의 연주곡 가사를 카렌어로 번역해 프로그램 2천 장을 제작하였다. 포스터는 미리 보내 뜻 깊은 연주회를 소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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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힘합창단 이중배 단장이  축복교회 연주에 참석한 주변 교회 목회자들에게 선교비를 전달하고 있다.

더힘 합창단 이중배 단장(65·사랑의교회 안수집사)은 “이 땅에서 나라를 잃은 난민들에게 찬양으로 하나님의 자녀되는 축복을 누리는 은혜의 위로를 드리려 했지만 오히려 우리 일행이 더 큰 감동과 은혜를 받았다.”고 말했다.
더힘합창단, “광야 메솟에서 노래하다”
학교와 교회에서 운영하는 기숙사는 어려운 재정 형편으로 대부분 시설과 환경이 열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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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앤케어 학교는 벽과 창문도 없이 블럭으로만 교실이 나누어져 있다. 대부분 이지역 학교 형편은 비슷하다.

 더힘합창단은 선교 현지에서의 연주로만 끝나지 않는다. 방문 몇 달 전부터 선교지의 사역과 기도 제목을 공유하며 노래 연습 못지않게 기도에 집중했다. 연주 뿐 아니라 바자회로, 후원으로, 헌금으로 준비한 선교비와 물품을 전달하고 다녀와서는 1~2년간 단원 각자가 받은 은혜와 소명을 기도로 중보하고 재정을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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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나교회 학생들과 저녁식사

이번 더힘합창단이 다녀온 메솟은 한국의 여러 교단, 교회들의 선교 사역이 활발한 곳이다. 그러나 태국은 오랜 역사와 전통의 불교가 뼛속 깊이 자리하고 있는 이들에게 기독교 복음 전도는 쉽지 않은 현실이다. KMCC를 세워 19년째 메솟 선교사역을 활발히 하고 있는 허춘중 선교사는 그동안 15개 교회 개척과 건축, 신학교(HLTS)를 설립, 현지인 목회자 양성과 생활지원, 12개 초중고학교 건축과 기숙사 지원, 마을 병원 운영, 3천여 마리 암소 보급 등 현지 맞춤의 다양한 사역을 활발하게 펼쳐오고 있다.
더힘합창단, “광야 메솟에서 노래하다”
현지 학생들을 위한 축복기도시간

더힘합창단(The HIM CHOIR)은 2014년에 창단하여 나의 힘이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시18:1)의 '힘(HIM)'으로 이름을 짓고 ‘하나님 사랑(Heart in Music), 우리의 믿음(Heaven in Music), 이웃의 행복(Happiness in Music)을 담은 아름다운 연주를 펼쳐오고 있다.
더힘합창단, “광야 메솟에서 노래하다”
축복교회 어린이들 합창

더힘합창단은 그동안 창단 연주회와 교회 초청연주회, 러시아(상트페테르부르그) 일본(동경)을 비롯한 해외선교 연주와 서울평화합창제 출연, 매년 장애우와 쪽방촌 주민들을 위한 연주와 길거리 성탄캐럴연주 등을 이어오고 있다.
더힘합창단, “광야 메솟에서 노래하다”
 연주를 마친 후 슈뮤아키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문화가 달라져도 여전히 변함없는 것은 땅끝까지 이르러 복음의 증인 되는 것이다. 더힘합창단은 그 사명을 위해 오늘도 모이고 기도하고 노래한다.
부에끌라학교 연주 후 학생들이 감사 노래를 카렌어로 불러주었다. 

메솟=글 이중배 더힘합창단 단장/ 사진=더힘합창단 제공. 기사정리=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