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부터 치료까지…한·미 ‘암 정복’ 공조

국립암센터·미국 국립암연구소, 암 공동연구 킥오프 미팅
한국 폭넓은 데이터에 미국 기술력 더해 시너지 기대
암단백유전체 기반 정밀의료 분야 임상시험 진행 계획

기사승인 2023-09-22 06: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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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부터 치료까지…한·미 ‘암 정복’ 공조
21일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과 헨리 로드리게스(Henry Rodriguez) 미국 국립암연구소 암임상단백체연구실장은 암 연구 협력을 위한 킥오프(Kick-Off) 미팅을 암센터에서 가졌다. 국립암센터

한국과 미국이 암 정복을 위해 뭉쳤다. 한국은 방대한 암환자 빅데이터를, 미국은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암 연구에 본격 협력할 계획이다. 한·미 간 공조가 예방부터 진단, 치료, 사후관리까지 암 분야의 획기적 발전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국립암센터의 서홍관 원장과 김영우 연구소장, 헨리 로드리게스(Henry Rodriguez)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암임상단백체연구실장은 암 공동 연구를 위한 킥오프(Kick-Off) 미팅을 암센터에서 가졌다.

그간 한·미는 암 연구와 첨단 암 치료를 위해 교류를 이어왔다. 지난 2011년 암센터와 NCI는 암단백유전체의 포괄적 연구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이후 최근까지 긴밀한 관계를 다지고 있다. 

암단백유전체란 유전체, 전사체, 단백체 데이터를 통합해 생체 내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연구 분야다. 암의 발생과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 단백질의 변화를 알 수 있게 되면 암의 위험인자나 종류, 발생 가능성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고, 암 진행 예후 판별과 개인 맞춤형 치료 등에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진다.

한·미 정상들은 전면에 나서 힘을 실었다.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양국 정상은 공동 선언문을 통해 암 연구·치료 분야 협력 가속화에 합의했다. 올해 4월엔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지난달 18일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선 암 정책 대화를 시작으로 암 정복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암센터와 NCI는 향후 암단백유전체 기반의 정밀의료 분야 공동 임상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암의 본질과 기전을 규명해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이날 킥오프 미팅에서 기자와 만난 서홍관 원장은 “우리나라가 암 5년 생존율이 전 세계 1등이고, 암 치료 실적도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치료에 쓰이는 신약과 의료기기는 모두 외국에서 개발된 것”이라며 “혁신적인 국산 신약과 기술을 만들기 위해 협력을 가져가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암센터는 NCI와 연구 과제를 선정한 뒤 각 과제별로 예산을 분배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다. 서 원장은 “국립암센터는 인체 조직·혈액 샘플 60만 바이알을 포함한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데, 미국 입장에선 이 샘플과 데이터가 필요하다”라며 “한·미 간 공동 연구를 통해 샘플과 데이터를 공유하고,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NCI도 이번 공동 연구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헨리 로드리게스 연구실장은 “암 의료가 큰 발전을 이루면서 환자들에게 많은 이득을 가져다줬지만, 발생 기전은 정립되지 않았다”며 “양 기관은 서로 다른 유전적 배경과 환경적 요인을 가진 환자들의 암단백체를 비교하면서 보다 정확하고 광범위한 암 지식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양 기관 모두 연구에 열정적이고 많은 기대를 갖고 있다”라며 “앞으로 더 많은 만남을 통해 연구 계획을 구체화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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